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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섬에서의 음주운전, 직접 보고나니

by 광제 2009.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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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속 음주운전, 단속 사각지대?


얼마 전 우도를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이미 피서가 시작되어 천혜의 관광지 우도는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상당히 들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피서객들이 우도를 찾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인 '서빈백사', 산호사 해변을 지나치고 있을 때입니다. 홍조단괴해빈의 눈부시도록 새하얀 백사장위에서는 많은 피서객들이 이국적인 풍경에 젖어 있는 반면, 한쪽 편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여럿이 모여 술판을 벌였습니다.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마신 맥주와 소주의 빈병들이 여러 개 보이는 것으로 봐서 마신지가 한참된 것 같아 보였습니다.


단체로 여행을 온 것처럼 보였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 같지 않게 비교적 얌전(?)하게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니 별일은 없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도 잠시, 한 청년이 어디 심부름을 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길가에 세워진 스쿠터를 몰고 어디론가 달려갑니다. 청년은 이미 많이 취해 있는 상태로 보였으며, 스쿠터를 몰고 가는 모습조차도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길가에는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즐비한데, 행여 접촉사고라고 나는 날에는 어쩌나 싶은 게  걱정이 앞섭니다.


몇 분이 흘렀을까, 잠시 후 스쿠터를 몰고 갔던 청년의 손에는 맥주가 들어 있는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습니다. 술을 마시던 중 술이 모자라 맥주를 사러 다녀 온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우도에는 음주단속을 어떻게 할까?' 이것이 궁금해졌습니다. 우도는 제주도내에 있는 유인도 중에 비교적 큰 섬으로 행정구역상 '면'에 해당합니다. 4개의 행정리가 있으며, 중학교와 초등학교도 1개씩 들어서 있습니다. 물론 치안을 담당하는 파출소도 버젓이 존재합니다.


우도 외에도 가파도와 마라도 그리고 비양도가 대표적인 유인도에 속합니다. 제주도내에 있는 4개의 유인도에는 모두가 차량을 운행하고 있는데, 우도에 가장 많은 차량이 있고, 다음으로 가파도에, 비양도와 마라도에는 마을에서 사용하는 몇 대의 차량들이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차량을 끌고 들어갈 수 있는 섬은 바로 우도이며, 관광객의 차량을 포함하여 비교적 많은 차량들이 우도 안에서 운행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많은 차량이 운행을 하는 만큼, 그에 따르는 음주운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주본섬이나 뭍에서처럼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은 어떻게 이뤄질까요?


가파도의 길가에 방치되어 있는 망가진 차량과 파출소의 모습


우도 안에는 술집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많은 피서객들이 숙박을 하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이고 또한 자칫 술을 마신채로 운전대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결과론 적이지만, 별다른 음주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다행(?)일수 있지만, 만에 하나라도 음주사고를 불러 올 여지도 충분히 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여름 피서철인 경우에는 그 가능성이 더욱 커 보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셀 수 없이 우도를 드나들었지만 음주 단속하는 광경을 본적이 없습니다. 지금은 어떠한지 우도에 살고 있는 지인들, 그리고 관공서의 공무원에게 여쭤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음주단속은 없었습니다. 우도의 천진동에 파출소가 있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은 사실상 이뤄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음주단속 장비는 파출소에 갖춰져 있는지 우도 파출소로 전화문의를 해 봤습니다. 예상한데로 보안사항이라 알려줄 수 없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우도와는 규모면에서 뒤지지만, 마을의 형태가 갖춰져 있는 가파도, 가파초등학교가 있는 엄연히 행정리의 하나의 마을입니다. 이곳에도 물론 운행하는 차량들을 볼 수 있으며 파출소도 존재합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음주단속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물론 마을과 차량의 규모가 워낙에 협소하여 이런 곳에서 음주단속을 하는 것은 행정력의 낭비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차량을 운행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우도에서 만큼은 이제 어느 정도의 '경각심'은 일깨워 줘야 한다고 봅니다. 아직까지는 다행히도 우도에서의 별다른 음주사고를 접한 적 없지만, 실제로 음주 운전하는 모습을 목격하였고, 그리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도에서는 음주단속이 이뤄지고 있다.' 라는 인식만큼이라도 심어 줘서 음주사고를 미연에 방지, 즐거운 제주여행이 자칫 악몽의 여행으로 바뀌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글을 쓰면서 문득, 제주가 아닌 다른 섬 지방에서는 어떻게 음주운전에 대해 대처하는지도 몹시 궁금합니다. 다른 섬에서는 어떻게 하나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한라산과 제주]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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