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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자를 뺏어간 상사, 첫 직장에서의 비애


요즘 직장생활하기 어떠세요? 우리는 '고개 숙인 가장'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많은 부담감이 가중되기 시작하는 40~50대의 가장들에게 있어서 직장은 삶의 도구 또는 일상의 일부분을 떠나 이제는 전쟁터가 되어 버린지 오래전입니다.


십수년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가장들의 회사생활중의 극히 일부분인 한 단면만을 비디오로 촬영하여 아내 또는 가족에게 보여준다면 내 가장의 비애에 대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종종 나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이 지난 지금, 그러한 가장의 고된 생활 못지않게 아내의 가사노동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힌 까닭에 요즘에 와서는 가장들이 직장 생활 중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일상사들을 두고 '직장인의 비애'라고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쉽게 마음에 와 닿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글쓴이도 20년이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과거 지난 세월 동안 직장에서 뼈저리게 느꼈던 업무와 관련된 비애들을 지금에 와서 열거해 봐야 한 낱 쓸데없는 푸념으로 들릴 것 같아, 그런 비애보다는 직장 초년병 시절에 겪은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할까합니다. 아니 에피소드이기 이전에 당시에는 총각이던 직장초년병이 한탄을 했던 '직장인의 비애'니다. 좋아하는 블로거인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 님이 넘겨준 주제에 어울릴지는 모르겠습니다.


글쓴이가 갓 입사한 직장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있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어머니다음으로 이렇게 예쁜 여자는 처음 봤습니다. 한눈에 반한 거였죠. "내가 너를 찍었다!! 지금 이 시간부터 넌 내꺼야~!!" 세상물정 몰랐던 사회초년병의 첫 직장에서 처음 본 이상형의 여자를 본 순간의 기분을 어떻게 말로 표현을 다 할까요?


그때부터 내가 직장을 출근하는 목적도 그녀 때문이요,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도 그녀 때문으로 바뀌어가기 시작 했습니다. 직장에서의 하루 일과는 온통 그녀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나의 식사 시간은 그녀가 식당으로 들어가는 시간이었고, 나의 휴식 시간은 그녀가 쉬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그녀에 의해 움직여졌고 퇴근하면 그녀가 눈에 밟혀 잠을 이루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뿅!!!! 갔습니다. 물론 그녀는 나의 이런 불같은 마음을 알리 없죠.


언젠가는 나의 이런 불같은 마음을 그녀에게 전하는 날이 오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어느 날, 때는 바야흐로 한해를 보내는 연말이라 회사의 망년회가 있어 전체 직원이 회식을 마치고 나이트클럽으로 모두 이동하였습니다. 최소한 여기까지는 그녀는 나에게 있어 천사였습니다. 비록 같은 자리, 가까운 자리에서 같이 하지는 못했지만 한 공간에 같이 앉아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꿈같은 시간이었습니다.


broken social scene by joshc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거의 모든 직원들이 나이트클럽으로 이동하여 맥주를 한잔씩 따르고 건배를 하고 차츰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즈음의 나는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었습니다. 여차하면 그녀에게 대쉬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 왔습니다. 술에 유독 약한 나는 두잔 정도 마신 상태였지만 정신은 말짱한 상태, '아기다리 고기다리' 블루스타임, 두근거리는 새가슴을 억지로 누르고는 그녀에게로 갔습니다. 애로영화에서나 봤던

"사모님! 한곡 추실까요?" 가 아닌,

"숙자(가명)씨 춤 한번 출까요?" 하고 공손하게 춤을 청하는데, 이게 웬걸? 흔쾌히

"좋아요!" 하는 겁니다.

세상에~ 나는 오늘 봉 잡은 겁니다.

그녀와 함께 스테이지로 나가는 그 짧은 시간은 구름 위를 두둥실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장수의 기분이 아마도 이런 기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스테이지에 마주한 그녀와 나, 나의 숨이 이미 멎어 있고, 가슴의 맥박은 절구통을 찍듯이 찍어 대고 있었습니다. 잔잔하게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으려는 그 순간, 절구통의 그것보다 몇 배는 더 강한 둔탁한 충격파가 뒷통수로 전해져 오는 것입니다. 디스코 타임의 사이키조명은 이미 꺼진지 오래고 은은한 미라블 조명이 스테이지를 비추고 있는데, 왠 때 아닌 번개불입니까.

"얌마! 저리비켜~ 들어가 시캬~ 쫄따구가 어딜 감히~"

통증이 전해져 오는 뒷통수를 움켜쥐고 뒤를 돌아보니 이인간은 다름 아닌 과장이라는 작자. 세상에 뺏을게 따로 있지 어떻게 부하직원의 파트너를 뺏는단 말입니까? 그것도 단순한 파트너도 아닌 나의 천사인데 말입니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헉! 그런데 이건 또 무슨 경우 입니까? 흉악한 과장놈의 손은 나의 숙자씨의 허리를 감싸 안았고, 숙자씨는 그러한 흉악무도한 놈에게 이끌려 나긋나긋한 표정까지 지어가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합니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는 경우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그런데 더욱 열 받는 사실은 직장상사라는 과장이 유부남이라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집니다.


직원들이 모여 있는 자리가 아니었으면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를 정도로 격분했던 그때, 과장이라는 사람의 품에 안겨 블루스를 추는 모습의 숙자씨를 본 다음부터 나의 뇌리 속에 박혀있던 천사에 대한 환상은 날이 갈수록 점차 시들어 가고 결국에는 그저 그런 평범한 여자로 바뀌어 가더군요. 그날 밤 뺏기지만 않았다면 어떻게 진전이 됐을지 모르겠지만 사회초년병의 첫 직장에서 비애를 느낀 첫 아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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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나~그런일이~
    누구나 인연아닌 사람을 아쉬워하지요..
    그도 추억이네요..^^*

    2009.09.08 11:50 신고
  3. Favicon of http://blog.ahnlab.com BlogIcon 안랩맨~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안철수연구소 블로그지기
    안랩맨~입니다.

    천사라고 느끼셨다니
    숙자씨는 얼마나 이쁘셨던 걸까요?

    저희 연구소에도 미남, 미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2009.09.08 14:18
  4. Favicon of http://ㅁㅇㅁㅇㅇㅊㅌ BlogIcon 강마에  수정/삭제  댓글쓰기

    걱정마세요.그녀는 쏘세지가 필요했던거지. 단지...

    2009.09.08 14:36
  5. Favicon of https://blue2310.tistory.com BlogIcon 드자이너김군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얼마나 다행입니까.. 천사로 콩꺼풀 씌었다가 나중에 저런 꼴 되는것 보다는 100만배 좋지요..ㅋ
    전 아내와 CC 였는데..ㅎ
    아아 그분의 모습이.. 궁금하군요~

    2009.09.08 14:37 신고
  6. Favicon of https://labyrint.tistory.com BlogIcon labyrint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르르님... 내 여자라고 하셔서 여자친구분이신 줄 알았네요... ㅋㅋ

    하지만 더 좋은 만남이 있었겠지요?

    속상한 일 잊어버리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09.09.08 15:44 신고
  7. 강장군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것도 비애라는 그저 놀랍기 따름..ㅋㅋㅋ
    나의 천사는 같은 부서 유부남하고 사귀더만..
    정말..미쳐버리는 줄 알았음...그래도 시간 지나니깐 다 잊혀지구 그러데..

    2009.09.08 15:45
  8. 오뉴월에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패듯이 처 맞을라고 과장새끼 니가

    환장했구나 진짜면 신고해라 존말할때 씨댕들아

    전쟁나기전에

    2009.09.08 16:19
  9. Favicon of https://bluebus.tistory.com BlogIcon 느릿느릿느릿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숙자씨가 과장님한테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
    아님 노련해서 어쩔 수 없이 그럴 수도 있겠지만요.^^;
    그래도 아프지만 재미난 추억이시네요.

    2009.09.08 18:09 신고
  10. 나가있어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아내라는 말은 있어도 내 여자라는 말은 없네요

    2009.09.08 18:16
  11. 명승  수정/삭제  댓글쓰기

    죄송하지만...
    제가 님이었다면...
    저는 과장을 때렸을 겁니다. 그 자리에서.

    2009.09.08 18:20
  12. 이상한 직장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상한 직장이네요. 직장동료와같이 블루스를 추다니..
    제가 숙자라면 누구와도 춤추지 않았을 것 같네요.
    생각만해도 징그럽고 소름..ㅡㅡㅋ

    2009.09.08 18:31
  13. 벨리아리따움  수정/삭제  댓글쓰기

    능력없으면 뺏기는거 당연한거지 남잔무조건 돈많이 벌어와야 나같이 벨리춤추고 이쁜녀자 얻을수있는거 아냐 ㅋㅋ

    오늘도 벨리춤이나 추러가야징~!!^_~

    2009.09.08 20:47
  14.  수정/삭제  댓글쓰기

    직장생활 중 젤 재수없는게 회식 때 너도나도 춤추자는둥. 술마실때 남녀사이사이 끼어앉자는 둥.술은장모라도여자가따라야한다는둥..내 딸도 내 엄마도 내 누이도 직장 다른남자들에게 그런꼴 당하는걸 목격하면 눈에 불 날껄? 회식땐 밥만 먹고 조용히사라져주는게 여자 신상에 제일 좋다.물론 남자도 죽어라마시고 말고 알아서 몸조심 하시길. 남동생이 회사에서회식때까지 충성하여 마시다가 만취해서 집 지하철역 근처에서 벽돌로 머리맞고 아리랑치기 당해서 죽다살아났다. 회식때 쓰는 돈 그냥 골고루 보너스로 나눠줬음 하는 소원임. 제목은 내가 찍은 여자 유부남 상사에게 인터셉트 당햇다라고 고치시길..둘이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뭘 뺏겼나요? 그리고여자가 뺏고 뺏기는 물건인가?그리고 나랑추는건 황공이고 유부남상사랑 춤추면 여자의 급이 갑자기 낮아지나? 여자 입장에선 둘 다 재수없다.회식땐 춤따위 안추는게 상책인데 그 여자는 성격좋군.

    2009.09.08 21:31
  15. 숙자씨 맘도 이해감. 숙자씨도 안됬음 님 바보같삼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숙자씨는 뭐 추고 싶어서 과장하고 부루스 췄겠냐...님을 맘에 두고 따라나가 부르스 췄는데..과장이 뺏어간다고...숙자씨 뺏기고도 두손놓고 뺏기는거 보고만 있던 님을 얼마나 속으로 숙자씨가 원망했겠어요..그리고 과장이 유부남인데 춤추는게 좋았겠습니까? 숙자씨도 님을 맘에 두고 있다가 님이 추자기에 춤추었는데 과장이 뺏어간다고 억지로 추는 시추에이션에서 자기를 보호해주지도 못하는 님이 얼마나 원망스럽고 실망했겠어요? 숙자씨도 맘 이해감

    2009.09.08 21:56
  16. Favicon of https://boskim.tistory.com BlogIcon 털보작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으로 황당한 사건이군요.
    숙자씨와 잘 되었으면, 인생길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2009.09.08 22:04 신고
  17.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9.09.09 07:10
  18. Favicon of http://www.ytno.com BlogIcon 노영택  수정/삭제  댓글쓰기

    특별히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다행입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진도나간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꽤 심각한 상황이었겠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009.09.09 11:40 신고
  19. Favicon of https://vibary.tistory.com BlogIcon 비바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그 다음 스토리로 이어지나요?
    그 후..숙자씨는 어찌 되었는죠..

    2009.09.09 19:06 신고
  20. Favicon of http://thinkingpig.tistory.com BlogIcon ThinkingPig  수정/삭제  댓글쓰기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유부남에게 폭 안기는 숙자씨는 별 매력 없네요...
    그렇게 된게 잘 된 일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2009.09.09 23:28 신고
  21. 썬데  수정/삭제  댓글쓰기

    짝짝짝~ 간만에 보는 썬데이서울 스토리입니다.
    저질브루스

    2009.09.1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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