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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버진에게 선택받지 못한 박규[탐나는 도다]

by 광제 2009.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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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의 환한 미소 속에 숨겨진 연심, 그리고 탐라의 애환

다양하게 지어보이는 미소, 그리고 버진(서우)을 향한 애틋한 연심을 가슴 속 깊이 숨긴 채 눈물가진 쏟아내는 박규(임주환)의 연기에 안방의 많은 여성팬들이 가슴을 조아렸을 것입니다. 어젯밤 탐나는 도다 아홉 번 째 이야기는 어명을 받든 어서로서의 주어진 임무를 완수한 박규가 암행어사의 근엄한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탐라의 애환을 말하는 양민들과 따뜻한 미소를 교환하기도 하고 이제 탐라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에 눈물을 쏟아내기도 하였습니다.

지난회에서 탐라국의 재건, 그리고 제왕을 꿈꾸는 제사장의 소굴로 잠입한 박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로잡혀 있던 버진과 윌리엄(황찬빈)을 구출해 냅니다. 박규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하는 버진과 윌리엄은 도적의 소굴에서 벗어나고, 박규는 여전히 그 소굴에 남아서 제사장의 진짜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살피던 중 아주 중요한 문서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건 바로 제사장과 서린상단과의 은밀한 약조가 담긴 문서였는데, 내용인 즉, 제사장은 탐라의 진상품을 도적질하여 서린상단에 보내주고, 그 보답으로 탐라재건에 필요한 군사 물자를 서린상단으로부터 제공받는 약조가 담겨진 문서였습니다. 중요한 증거를 손에 넣게 되는 박규는 이 후 제사장의 군사들에게 신분이 들통 나게 됩니다. 혼자의 몸으로 적의 소굴에서 싸워야 하는 박규는 뜻하지 않은 인물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바로 제사장과 거래를 하기로 하고 윌리엄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소굴 안에 있던 얀이었습니다.

박규와 얀은 힘을 합해 제사장측의 많은 군사와 숨막히는 결투를 벌이게 되고 결국 이들을 제압하려는 찰나 도망치던 버진과 윌리엄이 다시 도적들의 손에 잡혀들고 맙니다. 다시 포로의 입장으로 돌아가 버린 버진을 살리려고 박규는 하는 수 없이 칼을 버리고 제사장앞에 무릎을 꿇고 맙니다. 하지만 바로 이때 관군들에게 연통을 넣은 제주목사의 군사들이 제사장 진지를 에워싸면서 그토록 기다리던 ‘암행어사 출두요~’ 의 힘찬 진군소리를 듣게 됩니다.


다시 반전되는 상황, 어사 박규앞에 무릎을 꿇은 제사장은 탐라재건을 위한 자신의 뜻을 박규앞에 당당히 밝히지만 박규는 ‘탐라를 되찾으려는 당신의 욕망 때문에 탐라사람들이 더욱 힘든 생활로 내몰리게 된 결과가 됐다’며 일침을 가합니다. 또한 박규는 더 나아가 서린상단과 약조된 문서를 증거로 그 내막에 대해 캐묻지만, 조정에 대한 거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 서린상단의 자객이 제사장을 총으로 쏴 사살하고 맙니다. 이로서 다시 서린상단에 대한 정체파악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어사 박규는 진상품 사건을 종결하면서 그동안 탐라에 묵으면서 느꼈던 제주양민들의 고충을 조정에 그대로 알리겠다는 약속을 제주목사와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난 회에서 제사장 군사들에게 해를 입었던 대정현의 이방이 목숨을 건지고 불편한 몸으로 박규앞에 나타났는데, 이부분에서 이방은 민심을 거스르는 관리나 정치인이 결국에는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 현 정치세력들의 세태를 꼬집는 본보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던 장면은 이제부터입니다. 제주에서의 모든 일을 정리하고 한양으로 떠나야 하는 박규, 그에게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바로 연민의 정을 품고 있는 버진입니다. 자신이 버진을 향한 마음 만큼이나 버진 또한 자신에게 그런 마음을 바래보지만, 버진에게는 오직 일편단심, 윌리엄 걱정뿐입니다. 너무 야속한 버진, 박규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앞으로 너와 내가 볼 수 있는 날은 없다. 나에게 할 말이 윌리엄에 대한 얘기 분이냐?’ 며 속이 타 들어가는 박규의 애절한 심정을 보여줍니다.



결국 제주를 떠나는 박규에게 버진이 할 수 있는 말은 윌리엄에 대한 걱정뿐, 탐라에서 지내면서 일방적인 연민의 정을 품고 지내오다 마지막까지도 그에 대한 답을 받아 내지 못하고 가슴 아픈 추억만 간직한 채 떠나야 하는 순정파 어사 박규, 비록 버진에게는 야속한 심정뿐이지만, 자신을 진정으로 따뜻하게 배웅해 주는 탐라인들 앞에서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탐라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말총으로 만든 갓을 탐라인들로부터 받아든 박규, 갓을 쓸 수 없는 천민의 신분이지만 자신들의 고충을 헤아려 주던 한 선비에게 만큼은 최고품질의 갓을 씌워줘야겠다는 탐라인들의 그 의미를 알기에 갓을 받아 든 박규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탐라인들은 가슴에 묻고 가지만 버진에게 만은 선택받지 못한 박규, ‘잊어라! 모두 다 잊는 것이다!’를 외치면서 탐라를 떠나는 배위에 몸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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