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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쓰레기에 메모지를 붙인 진짜 속내는?

by 광제 2009.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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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에 메모지를 붙인 까닭은?

스티커 대신 붙여진 메모지, 요령이야? 잔꾀야?


아파트 앞에 설치된 쓰레기 분리함을 자세히 보니 멀쩡하게 생긴 의자 하나가 버려져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비교적 깨끗해서 버리기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물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무엇인가 쪽지가 붙여져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내용은 이렇습니다.
 
“깨끗한 의자에요....쓰실 분 그냥 가져가세요...
하루를 기다려 보고 그대로 있으면 폐기물로 처리할게요...”
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한편으론 기발한 아이디어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나쁘게 보면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여 보려는 얄팍한 심성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내친김에 이정도의 폐기물이면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지 시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습니다. 의자의 종류별로 요금이 세 가지로 분류되어 있었는데, 소형이 1,500원, 중형은 3,000원, 대형은 4,500원입니다. 사진에서 보는 크기면 어디에 속하는지 모르겠지만 1,500~3,000원의 비용은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스티커를 발부 받으려면 시청이나 동사무소를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물론 시청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결재하는 방법도 있었으나, 온라인 결재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이 접근하기란 생각처럼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대형 쓰레기를 버리면 과태료가 부과 되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물건을 버릴 때에는 수거비용을 지불하고 스티커를 붙여야 하는데, 그 스티커 대신 쪽지를 붙인 의자는 수 시간이 흐른 후, 누가 가져갔는지 모르겠지만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결국 쓸만한 물건이라고 판단한 주민 중 한사람이 갖고 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스티커 대신 메모를 적어 둔 주민은 관공서를 다녀와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용절감이라는 효과를 본 것이고, 쓸만하다고 판단하여 의자를 갖고 간 주민은 우연한 기회에 물건하나를 건진 셈이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쓰레기 하나 버리면서 얌체족처럼 꼼수를 부린다고 생각했지만, 몇 시간이 지난 후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참으로 생각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를 두고 어울리는 속담이 하나 생각납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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