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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사춘기 때 성인영화 보고 혼쭐난 사연

by 광제 2009.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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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때 성인영화 처음보고 선생님께 혼쭐난 사연

-몇 날밤을 설치게 만들었던 영화, 그리고 혹독한 시련-


고등학교 1학년 때로 기억합니다. 학교가 있었던 읍내에는 조그마한 극장이 하나있었습니다. 인근에서는 유일한 극장으로서 당시만 해도 개봉관은 있을 수 없었고 영화 한편이 출시하면 대도시에서 개봉을 하고난 후 몇 개월에서 많게는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접할 수 있었던 시대였습니다. 물론 저보다 더 지긋하신 연배에 계신 분들께는 한참 좋은 세월을 타고났다는 소리를 듣겠지만 말입니다.


어느 날인가 학교의 교실에서는 빅뉴스가 소리 없이 암암리에 전파되고 있었습니다. 극장에 진짜 볼만한 프로가 하나 들어 왔다는 겁니다. 그런데 영화의 등급이 고등학생은 볼 수 없는 성인용이었습니다. 지금 같으면 19금 이라 보면 맞을듯합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극장에서의 미성년자 단속을 사실상 없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물며 읍내의 조그마한 극장이다 보니 더욱더 나이제한은 형식에 불과했습니다.


바로 실행에 옮기자고 의견일치를 본 친구는 저를 포함하여 셋, 우리 세 명은 학교를 파하고 난 후 옷을 갈아입은 뒤 극장 문을 들어섰습니다. 극장 문을 지키고 있던 아저씨는 우리를 위아래로 한번 훑어보더니 씨익~미소를 던지고는 들어가라고 합니다. 학생돈은 돈이 아이고 뭐냔 소리겠지요.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500원정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솔직한 얘기지만 당시에 극장출입은 난생처음이었습니다. 성인용 영화라는 호기심도 그렇지만 친구들과의 동행이기도 하여 태어나 처음 접해보는 극장영화가 어찌하다 보니 성인용 영화가 되어 버렸지만 말입니다.


가슴 뛰는 설레임이 남아있는 영화, 개인교수


난생처음 성인영화를 본지 25년이 훌쩍 넘었지만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설레는 기억속의 영화는 '개인교수(Private Lessons)'였습니다. 극장 입구에 내걸린 대형포스터만 보고도 가슴을 콩닥콩닥 뛰게 만들었던 사춘기 때 접한 이 영화는 1981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네덜란드 출신의 섹시영화배우 실비아 크리스텔(Sylvia Kristel)이 주연한 영화입니다.


실비아 크리스텔은 80년대 포르노 논란을 일으켰던 영화 엠마누엘 시리즈와 개인교수 등으로 화재를 몰고 왔던 애로배우입니다. 개인교수에서 실비아 크리스텔은 부유한 집안의 가정부로 출연하게 되는데, 이 부유한 집안의 아들인 15세의 필립 필모어(에릭 브라운)를 유혹하는 여인으로 등장합니다.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성인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은 우리와 비슷한 연령대의 사춘기 소년으로 등장하는 또 다른 주인공 필모어는 섹시한 이미지의 가정부인 멜로우(실비아 크리스텔)에게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을 가지게 됩니다. 호기심은 결국 둘만의 꿈같은 애정행각으로 이어지는데, 둘의 사이를 눈치 챈 운전기사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음모로 인하여 잠시 소용돌이에 빠지기는 하지만 결국 둘은 애틋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줄거리입니다.


숨이 멎고 온몸이 굳어버린 클라이막스    


오늘밤은 정말 대단한 경험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잔뜩 품고 자리에 앉은 우리 셋은 이내 숨소리조차도 죽인 채 영화에 몰두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저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장면들이 쏟아집니다. 사춘기의 호기심 많은 15세 소년인 필모어는 자신의 집에 가정부로 들어 온 섹시한 여인을 훔쳐보기 시작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가정부 멜로우는 이를 눈치 채고는 이를 이용하여 운전기사와 함께 거액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음모를 꾸미게 됩니다.


결국 호기심 많은 소년 필모어를 자신의 방으로 유인한 후 자신의 벗은 몸을 보고 싶다는 필모어를 의자에 앉히고, 입고 있던 옷을 하나하나 벗어 던지기 시작하는데, 부드럽게 자신의 몸을 타고 흐르는 그녀의 손놀림 하나하나를 숨죽이며 지켜보던 우리들은 마지막 남은 실오라기 하나를 벗어 던질 때쯤에는 온몸이 굳어 버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요즘의 성인영화와 비교하여 노출의 정도가 형편없이 빈약(?)하였지만, 난생처음, 그리고 사춘기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접해본 애로틱한 장면은 숨이 막힐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두컴컴한 극장 안에서의 90여분 시간은 무아지경 속에 의식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흘러갔고 영화가 끝나는 시간까지 벌겋게 상기됐던 우리의 얼굴들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지도교사에게 들켜버린 안타까운 사춘기


하지만 이런 성인영화의 설레는 감동도 잠시, 극장의 로비에는 악명 높은 학생과 선생님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으니 극장에서 굳었던 온몸이 또다시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 것입니다. 학생과 선생님들이 야밤에 읍내에 순찰을 돌고 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우리가 이렇게 그 대상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결국 학년과 반 그리고 이름을 고하고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날이 밝으면 학교에서 일어날 일을 생각하니 잠이 올 리가 없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악명을 떨치고 있던 선생님이라 학생과로 교무실로 불려 다닐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뜬눈으로 밤을 지 샌 다음날 아침, 아마도 이날은 가장 학교가기 싫었던 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언제 교무실로 불려갈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 드디어 조회는 시작되고 교실 문을 들어서는 담임선생님, 출석부는 부를 생각도 안하고 가장먼저 우리 셋의 이름을 부릅니다.
 

“호동이, 재석이, 명수 앞으로 나와!”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입니다. 앞으로 불려나간 우리 셋.
 

“교단위로 올라가!”

“지금부터 어젯밤에 영화를 본 소감을 한사람씩 발표한다.”

“제대로 발표한 사람만 들여보내 준다.”


아~ 왜 이런 혹독한 시련을 저에게 주시는 겁니까! 오래도록 마음속에만 혼자 간직하고 싶었던 설레었던 기억을 모두에게 발표하라니요. 결국 지난밤의 생생한 기억속의 꿈같은 이야기를 반 친구 모두에게 들려주고 나서야 무사히 교단을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처음 접한 설레는 감동만큼이나 그 후의 시련도 너무나도 가혹(?)했기에 사춘기 때의 성인영화, 개인교수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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