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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쓰레기 날리는 서귀포 관광미항, 낯 뜨거워

by 광제 2010.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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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날리는 서귀포 관광미항, 낯 뜨거워

며칠 전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는 서귀포의 관광미항을 찾았습니다. 무려 1,430억원을 들여 2013년까지 국제적인 규모의 아름다운 항구로 탈바꿈 시키려고 공사가 진행 중인 지역입니다. 국제적 관광미항인 호주의 시드니와 일본의 고베시의 사례를 들며 야심 찬 계획아래 빠르게 변모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1단계 공사의 하나로 새섬 산책로와 새연교라고 부르는 보도교를 완공하여 지난해 9월말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문을 연 바 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새연교는 하루에도 수천 명이 찾는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떠올랐습니다. 빼어난 주변경관을 간직한 새연교와 새섬 산책로에 무수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천연보호구역인 새섬이 아주 빠른 시간 안에 망가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통행료 부과의 얘기도 나오는 것이 현실이기도합니다.

새섬에서 본 관광미항

실제로 찾아간 날에도 1.1km의 새섬 산책로는 숱한 발길들이 다녀간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데크로 조성된 산책로는 이미 그 기능을 잃어버린 곳도 심심찮게 눈에 띱니다. 탐방객들이 지정된 산책로를 이용하지 않고 다른 길을 이용하는 바람에 심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쓰레기 문제도 심각해 보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웅장한 새연교의 경관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항구처럼 보이지만 살짝 후미진 곳으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주말이면 밀려드는 차량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협소한 주차장, 주차장 주변으로는 문화재로 보호되고 있는 해양퇴적층인 서귀포층의 패류화석이 자리하고 있기도 한데, 이들 주변의 나무숲 속에는 갖가지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습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 의해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들입니다. 담배꽁초는 말할 것도 없고 음료가 들었던 캔에서부터 종이컵에 화장지 까지 마구 버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의 양심에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주변에서 쓰레기통 찾기가 쉽지 않은 것도 쓰레기 투기에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겉과 속이 다른 관광미항

깨끗한 곳에는 쓰레기를 잘 버리지 않습니다. 하나 둘 쓰레기가 쌓이다 보니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쓰레기를 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들의 심리입니다. 양심을 망각한 사람들에 의해 버려진 쓰레기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미 버려진 쓰레기를 제때에 치우기만 했더라도 이렇게 흉물스럽게 변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주도에 살면서 볼일이 있어 가끔 도외로 나갔다가 돌아올 때면 절실히 느끼는 게 한 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깨끗한 환경입니다. 그래도 요즘은 다른 도시의 지자체에서 각별한 노력 끝에 깨끗한 거리 조성이 되어 있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쓰레기들이 바람에 휘날리는 광경들을 아주 쉽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독 제주도에선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없었기에 언제나 뿌듯한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기록을 경신하며 수많은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고 있는 지금, 겉으로 보여 지는 아름다움보다 아름다움 뒤에 숨어있는 쓰레기들이 도민의 입장에서 보면 낯 뜨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도내의 언론이나 지자체에서는 틈만 나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숫자에 환호합니다. 제주관광이 호재를 맞고 있다느니, 관광객이 몇 백만 명을 거뜬히 돌파했다느니 하는 것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치장된 아름다움 뒤에 멍들어 가는 환경을 그대로 방치하여, 과연 언제까지 관광객들이 지금처럼 계속하여 제주를 찾아 줄지는 의문입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파르르의 세상과만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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