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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카페

동화속 풍경의 이색카페, 5월의꽃

by 광제 2010.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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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속 풍경의 이색카페, 5월의꽃

나그네의 발길이 머무는 '무인카페'


도로를 달리다 찰나의 순간에 스쳐 지나치는 그림 같은 건물 한 채. 꿈속의 동화 같은 이색 건물에 호기심 발동. 기어이 자동차의 핸들을 틀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것은 이곳을 처음 스치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행동입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아간 곳은 제주도에서 가장 먼저 생긴 무인카페 5월의 꽃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금방이라도 동화속 요정이 반겨줄 것만 같은 건물. 살며시 문을 열면 코끝을 간질이는 커피향과 함께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부드러운 선율이 요정을 대신해 반겨줍니다. 새하얀 목조건물의 이색적인 분위기는 온통 나뭇가지를 이용하여 장식한 실내에서도 그 아늑하고 색다른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주인장이 있기는 하나 이곳을 찾는 이가 사실상 주인이나 다름없습니다. 정갈스럽게 준비된 여러 가지의 차를 자신이 직접 타 마시고 요금도 알아서 내고 가면됩니다.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돈을 받는 사람도 없습니다. 돈이 없는 딱한 사정의 나그네라면  그냥가도 누가 뭐라 하지는 않습니다. 바로 내가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5월의 꽃' 다가오는 5월5일이면 이곳이 문을 연지 만4년에 이릅니다. 서울에서 음악활동을 하다 이곳에 정착을 시작한 주인장의 결혼기념일이 5월5일이기도 합니다. 행운이 함께한다면 주인장의 라이브 째즈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기도 합니다. 








환한 낮 시간이었지만 실내의 분위기는 비교적 어두웠고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조명이 상당히 온화한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라이브 선율을 연주하는 조그마한 무대도 보이고 은은한 조명과 함께 주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자연미를 살린 실내의 인테리어가 아주 편안한 느낌입니다.
 


아기자기한 분위기는 주인이 남자분이란 사실이 의아할 정도로 정갈스럽습니다. 어딘지 모르는 어설픔이 살짝 묻어 나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정겨운 글씨로 조목조목 써놓은 설명서가 미소를 자아내는데, 모든 글씨는 직접 손글씨로 서툴하게 써 놓았습니다. 커피를 타는 방법, 포트를 이용하는 방법 등 겨
울이면 따듯한 분위기를 연출해 줄 것 같은 벽난로의 모습에서 부터 어느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서울에서 아들을 데리고 이곳에 정착하여 직접 손으로 2년을 꾸몄다고 합니다. 법 없는 세상, 서로를 믿으며 살아 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꾸는 한 사람으로서 가격을 정하지 않은 '무인카페'를 운영하게 되었다는 애틋한 사연도 볼 수 있습니다. 만 4년이란 세월동안 양심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다녀간 손길의 흔적이 모금함에 묻는 손때에서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바람 많은 제주도. 얼핏 보니 제주의 강한 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허물어 질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보이는 외부의 소품들, 견고함의 투박한 모습 보다는 어눌함의 소박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가꿔보려고 무던히도 애쓴 흔적들이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한겨울 눈 내린 날 밤에 보는 풍경이 가히 일품일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제주도의 동화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무인카페' 서로 믿는 아름다운 마음이 없다면 결코 지금 이 순간 이곳에 존재하지 못할 것인데 인기리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니 아직 우리 사회는 어두운 면보다 따뜻한 면이 많은가 봅니다. 이처럼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무인카페'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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