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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쓰레기 천지, 말로만 철새보호구역

by 광제 2010.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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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천지, 말로만 철새보호구역

-제보로 직접 다녀온 쓰레기 낙원-

제주시에서 차를 몰아 동쪽으로 약 50여분 달리다 보면 그림 같은 바다풍경을 간직한 해안도로가 나옵니다. 바로 제주에서 가장아름답기로 소문난 세화-성산간 해안도로입니다. 이 해안도로가 시작되는 지점인 세화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정확히 6km지점에 이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환상적인 풍경을 또 마주하게 됩니다.

이곳이 바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하도리 철새도래지'입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양어장으로 사용되었던 이곳은 바다 쪽으로는 환상적인 에메랄드빛깔의 바다와 눈부시게 새하얀 모래로 유명한 하도 백사장이 있고 남쪽으로는 저멀리 한라산과 끝이 보이지 않는 갈대밭이 우거져 있고 동쪽으로는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지미봉이 병풍처럼 우뚝 솟아 있는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0.77㎢의 드넓은 연안습지의 철새도래지. 한해에 이곳을 찾는 철새의 수는 무려 1만여 마리. 특히 천연기념물 205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불과 1,600여 마리 정도만 남아있다는 저어새를 비롯하여 또 다른 천연기념물인 고니, 매, 황조롱이, 그리고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물수리 등이 관찰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바다와 인접하고 수심은 1m 정도로 영양분이 풍부한 먹이감과 습지식물이 많아 철새들이 월동하기엔 최적의 지역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희귀종인 철새들에게는 둘도 없는 지상낙원인 하도 철새도래지. 이곳이 온통 쓰레기 천지입니다. 철새들에게는 적당한 은신처를 제공해주기도 하며 붉은 노을이 질 때는 철새도래지 일대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갈대밭. 이 갈대밭은 곳곳에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깊숙한 곳에 쓰레기가 널려 있고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들은 바람에 밀려 일정한 장소에 수북이 쌓여있는 모습들이 눈에 띠고 이 쓰레기들에서 발생한 유해 물질들은 철새들이 서식하는 물속으로 스며들어 철새들의 생명까지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깃털로 보아 청둥오리라고 생각되는 죽은 사체의 흔적들도 보입니다. 오염물에 의해 죽은 것인지 아니면 사람에 의해 죽은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흉측한 모습 하나만 보더라도 과연 이곳이 철새들의 낙원인지 아니면 철새들의 지옥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과거에도 이곳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밀렵의 흔적들이 발견되기도 하고 주변의 자연이 무분별하게 훼손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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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이곳은 2010년도 행정안전부가 선정하는 ‘소도읍 육성지원사업’ 대상마을로 선정될 것이라 합니다. 이곳 하도리 철새도래지가 포합된 구좌읍이 지원사업 대상 지역으로 최종 선정되면 오는 2013년까지 국비 50억원과 지방비 71억원 등 모두 121억이 투자되어 특히 철새의 중간 기착지로 이용되고 있는 이곳 철새도래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생태관광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이곳에만 무려 22억원이 투자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이 무색하리만큼 참담한 현장의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타깝게만 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지역주민들이 손발을 걷어 부치고 생태계 보존을 위하여 심혈을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분별 하게 쓰레기를 투기하고 쓰레기의 천국으로 방치하는 것을 보니, 과연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자칫 깨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 되지나 않을 지 염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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