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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3천원 때문에 도둑으로 몰린 사연

by 광제 2010.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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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원 때문에 도둑으로 오해 받은 사연

이른 아침부터 집안이 텅텅 비어버렸습니다. 야근 후 눈 좀 붙이고 일어나 보니 애들은 학교에 갔을 시간, 헌데 보여야 할 아내가 눈에 띠지 않습니다. 한참만에야 들어온 아내, 애들을 학교 보내고 나서 목욕탕엘 다녀왔다네요. 그러고 보니 오늘은 아내가 아르바이트를 쉬는 날입니다. 병원에 진찰받을 일이 있고 해서 예약해둔 날이 오늘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목욕탕엘 다녀왔나 봅니다.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가려고 준비를 하던 아내가 갑자기 소리를 지릅니다.

"이런 내 정신 좀 봐봐..이걸 어째~~"

"왜 또 무슨 일인데..?"

"목욕탕에서 등 밀어준 값 안주고 그냥 왔네..."

아내는 목욕탕에 갈 때마다 등을 밀어 달라고 하고는 따로 3천원을 준비하고 다닙니다. 등만 밀지 말고 시원하게 전신을 밀라고 하면 2만원란 거금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돈이 아깝다며 결혼 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전신 때밀이를 한 적이 없습니다.
 


3천원을 꺼내 들고는 부랴부랴 뛰쳐나가는 아내, 이왕 늦은 거 병원이나 다녀오고 난후에 갖다 주던가 해라고 해도 막무가내입니다. 자신이 첫 손님이었던 까닭이 더욱 마음에 걸렸던 것이었습니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첫손님을 중요시 하게 생각하는데, 아내는 이런 점 때문에 목욕탕 아주머니께 너무 미안했었나 봅니다. 어쨌든 돈을 주고 와야 안심이 되겠다는 아내는 결국 한달음에 달려 나갔습니다.

잠시 후, 목욕탕에서 돌아온 아내의 얼굴이 말이 아닙니다.

"그 아줌마 사람 창피 주는데, 낯 뜨거워 혼났네.."

"뭔 일 있었던 거야?"

"미안하다고 그만큼 얘기했으면 된 거 아냐? 사람들 앞에서 창피만 당하고 왔네..."

목욕탕아주머니를 만나러 간 아내가 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아주머니는 "아침부터 마수(?)하는 손님이 돈 띠어 먹고 도망간 줄 알았다."며 큰 소리로 면박을 주더라는 것입니다. 아내는 연신 죄송하단 말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재수가 없을 뻔 했다."는 아주머니, 죄송하다며 3천원을 건네니 받지도 않고 탁자위에 놓고 가라는데, 아침부터 소란스런 모습에 홀 안에 있던 다른 손님들이 빤히 쳐다보고 있는 상황, 가만 보니 완전 도둑으로 몰린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비록 자신의 실수에 의해 생긴 일이긴 하였지만 평소 아내의 성격으론 지체하면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돈을 갖다 주니 고맙다는 소리는 들을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상황을 겪고 나니 아침부터 마음이 많이 상했던 것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차라리 그냥 두지, 그걸 뭐 하러 갖다 줘서는 아침부터 기분상하냐" 위로를 해보지만 여린 마음의 아내는 쉽게 수그러들질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교과서대로 할 수만은 없는 일인데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생각대로 한결같지는 않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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