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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실내등 끄라고 문자메시지 보냈더니

by 광제 2010.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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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등 끄라고 문자메시지 보냈더니

-생각해서 보낸 문자, 돌아온 황당 답변-


정말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이 차량의 실내등을 켜 놓은 모습입니다. 특히 밤늦은 시간 많은 차량들이 주차된 곳이면 아주 쉽게 목격할 수 있는데, 대부분 평상시에는 실내등을 켜지 않고 운행하지만 간혹 가족들을 태운 경우에는 실내를 환하게 밝힌 상태로 운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깜빡 잊고 그냥 내리는 것입니다.

저도 가끔은 그런 실수를 경험한적 있는데, 오래 방치하면 자동차의 밧데리가 소모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또한 한번 방전되었던 밧데리는 오래가지 않아 계속하여 말썽을 부려 결국에는 비싼 돈을 주고 밧데리를 새것으로 교환해야 합니다.

어버이날인 5월8일 당일에는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어, 어른들께 양해를 구하고 전날인 5월7일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가족들끼리 모여 시간가는 줄 모르게 놀다보니 밤이 너무 깊었습니다. 마침 애들도 학교를 가지 않는 토요일이라 마음 놓고 놀다보니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 챙기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1시를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주차장으로 나와 차에 올라타려는데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한대에서 실내등이 켜져 있는 것이 눈에 띱니다. 방전이 우려됩니다. 전면에 적힌 휴대폰 번호를 보고는 문자를 보내줬습니다. 성격상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경우인데, 대부분 고맙다는 문자로 답을 받곤 합니다. 은근히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조금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밤이 깊었다는 것인데, 그래도 방전되어 고생하는 것 보다는 낫겠다 싶었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를 달려 집에 도착하여 씻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도 답변이 없어 어찌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하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리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황당한 문자가 하나 도착해 있는 겁니다. 너무 피곤해서 밤중에는 듣지 못했던 문자, 번호를 보니 간밤에 실내등 때문에 문자를 보냈던 번호인 것 같습니다. 보낸 문자를 확인해 보니 맞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내용이 너무 황당합니다.
 
아까운 시간 내가며 문자를 보내줬더니 겨우 한다는 소리가 잠 좀 자자는 소리입니다. 더욱 황당한 건 보낸 시간이 새벽3시입니다. 내가 보낸 문자 때문에 잠을 설쳤으니 보복심리가 작용한걸까요?

아침에 일어나 문자를 보는 순간, 너무 황당하고 기분이 상한나머지 전화를 걸려다가 괜한 일로 어버이날 아침부터 실랑이를 벌이게 될 것 같아 전화기를 내려놓고 말았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란 경우가 딱 들어맞는 경우입니다. 행여 이글을 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조그마한 바램이 있다면 본심은 아닌 잠결에 생각 없이 보내진 문자였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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