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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 오 름

넋을 잃어버린 비경, 제주의 군산

by 광제 2010.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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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비경 간직한 제주 오름, 군산

푸른 초원 위에 펼쳐진 오름들, 제주의 오름을 찾는 이들은 한결같이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로 파노라마처럼 늘어선 오름 군락들을 보면 누구라도 외마디 탄성을 토해냅니다. 해안선에서 시작하여 능선을 타고 한라산봉오리까지 봉긋봉긋 이어져 있는 장엄함에 벅찬 감동이 솟아오르기 때문입니다.

끝없이 늘어선 야자수, 눈이 부신 짙은 옥빛 바다의 서귀포에서는 남국의 이국적인 풍경에 젖어 있다 보면 같은 제주도지만 전혀 다른 세상에 온듯합니다. 비록 잠깐이긴 하지만 앞서 말한 오름 군락의 장엄함은 잊혀 질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오름이라는 단어가 어딘가 모르게 낯설어 보이는 남국, 서귀포.

이번에 소개하는 오름을 보고나면 서귀포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오름이 있었구나, 새삼 느끼게 합니다. 제주최고의 관광지인 중문단지와 최고의 해변으로 유명한 이 지역에서 오름을 오른다는 것은 어쩌면 엉뚱한 발상일지 모르지만, 발아래에 펼쳐지는 눈부신 풍경들을 보고나면 제주 동부지역의 여타 오름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제주의 동서 오름을 쫓아다니다가 엉뚱한 발상 끝에 달려간 군산 오름, 우리나라 최남단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비경을 간직한곳이라는 사실은 지역사람들에게는 이미 알려진 사실, 맑은 날을 골라 그 비경을 찾아 그곳을 다녀왔습니다.

 

서귀포시 예래동과 대평리, 두 개의 마을에 걸쳐져 있는 군산은 그 산세가 푸른 초원의 등성이를 간직한 제주의 다른 오름들과는 사뭇 달라 보입니다. 사면으로 울창한 수림을 갖고 있으면서 정상부에는 봉긋 솟아오른 바윗덩어리가 얼핏 내륙의 명산을 보는듯합니다. 오름의 북쪽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장관인데, 군대의 막사를 연상케 한다하여 이름 또한 군산이라 부른답니다.

군산은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보다는 가까이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산책로로 많이 이용하다 보니 접근하는 코스도 다양합니다. 창천과 감산, 예래동과 대평리에서 오를 수 있는 네 개의 코스가 존재하는 독특한 오름입니다.

우거진 해송림을 사이에 두고 나무계단을 천천히 걸어 올라가면 시원스런 풍경들이 신록으로 물든 울창한 숲 사이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땀이 몸에 베일 여유조차 허락 치 않습니다. 펼쳐진 비경 앞에 탄성을 쏟아내기에 급급하기 때문입니다.

멀리 한라산과 그 주변으로 오름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군산 중턱에서 만늘수 있는 정자, 이곳에서 갈림길을 만나는데, 어느쪽을 이용해도 정상으로 갈수 있습니다.

정자에서 바라 본 한라산 풍경

이따금씩 드러나는 풍경, 서귀포방향

정글숲

기가 막힌 조망권으로 인해 군산은 또 다른 상처를 간직하고 있기도 하였습니다. 산의 허리에 여기저기 숭숭 뚫려있는 진지동굴이 그것입니다. 제주에서 가장 아픈 역사의 흔적이라 할 수 있는 일제의 진지동굴입니다. 제주도내 여기저기 파헤쳐지지 않은 곳이 없는데, 이곳도 예외는 아닙니다. 실제로 진지동굴 안에서의 시야는 생각했던 것 이상입니다.

제주 남서부의 전 지역을 이곳에서 관찰할 수 있는 최고의 요충지로 보여 집니다. 태평양전쟁 말기에 제주의 양민들을 동원하여 파헤쳐진 이 동굴은 적의 동태를 관찰하거나 침입을 막기 위하여 함포가 설치되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일제에 의해 파헤쳐진 진지동굴과 진지동굴안에서 본 풍경

정상으로 오르는 길

대평리 마을의 평화로운 풍경과 절경의 박수기정(오른쪽)

산방산, 형제섬, 가파도, 마라도

산허리에서의 아픈 흔적을 뒤로하고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부에 올라봐야 군산 최고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서귀포 앞바다의 풍경은 말할 것 없고 그 너머 위미앞바다의 지귀도까지도 눈에 들어옵니다. 서남쪽으로는 송악산과 산방산, 형제섬을 너머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시야에 잡힙니다. 오름 한곳에 올라 서귀포의 비경 전체를 발아래에 둔 채 바라다 보이는 보기 흔치 않은 풍경을 간직한 곳입니다.

정상의 바위에 올라 바라 본 한라산

중문관광단지내 풍경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유수의 호텔들도 선명하게 눈에 잡힙니다. 컨벤션센터는 물론이고, 신라호텔, 롯데호텔, 하얏트호텔, 행여 오름이 흔치않은 지역인 서귀포와 중문단지 인근에서 묵다가 잠시 시간을 내어 올라 본다면 뜻하지 않았던 선물을 이곳에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멀리 섶섬, 문섬, 범섬, 월드컵경기장도 눈에 들어옵니다.
 
가파도, 형제섬, 송악산

군산정상




군산오름은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 앞 창고천 건너에 동서로 길게 가로누운 형태로, 남사면의 대평리를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오름입니다. 대평리에서 감산리 안덕계곡을 잇는 도로가 군산 서쪽사면의 급경사를 가로지르며 구불구불 이어져 있으며, 이 도로로 부터 군산 남사면의 퇴적층계곡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있습니다.

오름 정상을 중심으로 두 개의 마을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남서쪽의 월라봉(月羅峰)과 이웃해 있습니다. 정상부에 용의 머리에 쌍봉이 솟았다고 하는 두 개의 뿔바위와 동남사면의 애기업개 돌 등의 퇴적층의 차별침식에 의한 기암괴석, 남사면 계곡에 발달된 웅장한 퇴적층의 수평층리 등 군산은 감춰져 있는 제주도 최대의 화산쇄설성 퇴적층으로 이루어진 기생화산체이기도 합니다.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 564번지 일대이고 해발 335m, 실제 오르는 높이는 280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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