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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시도 때도 없이 방귀만 뀌던 직장 상사의 말로

by 광제 2010.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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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중 다행으로 회사 측의 발 빠른 조치로 인하여 더 이상 지긋지긋한 화생방 훈련(?)은 하지 않게 되었지만 1년 넘게 계속되었던 정신적인 피로로 인하여 많이 지쳐있는 듯 보였습니다.

가정주부로서 조그마한 중소기업에 몸을 담고 있는 지인 J씨의 이야기입니다. 약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다른 부서에 있다가 J씨의 부서의 팀장으로 발령 난 Y차장, 서너 명의 직원이 사무를 볼 수 있도록 책상이 놓여진 비교적 비좁은 환경에서 새로운 팀장과 함께 일을 시작한 것입니다.

'적
반하장' 또는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 '방귀뀐 놈이 성 낸다'라는 말을 제대로 실감나게 하는 사건이 J씨의 사무실에서 벌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Y차장이 발령을 받고 온지 얼마 안 되는 어느 날, J씨의 책상 뒤쪽에 위치한 Y차장의 책상에서 우렁찬 소리가 울려 퍼진 것입니다.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지만 영락없는 방귀소리, 속이 불편하면 누구라도 튀어 나올 수 있는 생리현상이기에 전혀 의식을 하지 않고 모른 채 하였습니다. 상사의 방귀소리에 내색을 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라는 판단에서입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얼마 뒤, 또다시 우렁찬 방귀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러한 안하무인격의 방귀 폭력은 거의 매일 이어졌습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J씨가 생각하기엔 피치 못할 생리현상이 아니고 속이 조금 불편하다 싶으면 일부러 소리를 내어 방귀를 뀌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냄새였습니다. 소리는 어떻게 해서라도 J씨의 선에서 처리를 해보겠지만 냄새만큼은 도저히 어찌 할 도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사무실에 조그마한 창문이 하나 있긴 하였지만 그 고약한 냄새라는 것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며칠을 견디다 못한 J씨는 어느 날 용기를 내어 Y차장에게 방귀 냄새에 대한 애로사항을 얘기한 것입니다. 비좁은 공간에서 같이 근무를 하려면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던 것입니다.

"차장님! 드릴말씀이 있는데요..냄새가 도저히 참기 힘드니 방귀를 참아주시면 안될까요?"
 
"뭔 소리야? 자네는 생리현상도 참을 수 있나? 나는 절대로 이것만은 참을 수 없다."
 
돌아온 건 냉정한 핀잔뿐이었습니다.

어쩔 도리가 없겠다고 판단한 J씨는 뒤에서 방귀소리가 날 때면 은근슬쩍 일어나 사무실 밖으로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Y차장이 "까짓 거 참으면 되지..방귀 냄새 조금 난다고 그대마다 자리를 뜬다"고 핀잔을 주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얼마 전까지 일 년이 넘도록 거의 매일같이 화생방 훈련(?)에 시달려야 했던 것입니다. 더욱 기가 찬 것은 Y차장의 꼴불견 행동은 이것만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안다'고 모든 일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서로 부딪히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급기야 이를 견디지 못한 J씨가 사표를 제출한 것입니다. 사직의 사유야 의례히 일신상의 이유로 인한 사직이었지만 엄연히 Y차장의 폭력 아닌 폭력에서 비롯된 것이었는데, 갑자기 사직서를 제출한 것을 수상히 여긴 회사임원이 J씨와 상담을 하게 되었고, 이왕 나가는 마당에 못할 말이 없었던 J씨는 그간에 있었던 모든 일을 상세히 털어 놓은 것입니다.

결국, Y차장은 징계에 처해져 사무실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사직서를 제출하였던 J씨는 회사임원의 권유에 의해 사직서가 반려되는 상황을 맞은 것입니다. 방귀에 얽힌 이야기라 처음에는 웃으면서 사연을 전해 들었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종합해 보면 그다지 웃을 일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아랫사람을 가벼이 여기는 풍토가 여전히 우리주변에 많은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한 사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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