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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월드컵 때문에 잊을 뻔했던 딸애의 생일

by 광제 2010.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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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보다 7시간이나 늦은 나라인 남아공에서 열리는 2010월드컵, 그나마 이번 월드컵에서는 각 나라별의 경기를 그 나라의 유리한 시청시간대에 배치를 하여 축구팬들이 조금이라도 편한 시간에 중계를 볼 수 있도록 배려(?)를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조별예선 처음 두 경기를 황금시간대인 저녁 8시30분에, 마지막경기는 같은 조에 속한 두 경기를 동시에 중계해야 하는 까닭에 하는 수 없이 새벽시간에 중계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우리시간으로는 황금시간대인 8시30분이지만 현지 시간으론 7시간 뒤진 낮 1시 30분입니다. 이를 두고 황금시간대의 시청률을 노린 FIFA의 절묘한 상술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번 남아공 월드컵이 중계되는 시간은 야간 시간대라서 야근을 주로 하는 저에게는 나름, 하늘이 내린(?) 축복이나 다름없습니다. 뜨거운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 중계에 단체응원 등 직원들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팀 경기가 열리는 날, 하루에 최소 두 시간은 회사에서도 인정(?)하는 땡땡이 시간인 것이지요.

그런데 이 축복이 시간이 하루 더 늘어 난 것입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는 바람에 26일 밤 11시에 또 한 번의 응원전을 펼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에게는 절묘하게 야근이라는 근무표가 주어졌습니다. 신이내린 행운이지요.

16강을 결정지은 23일 밤, 야근을 하면서 3일후에 있을 우루과이 전에 대한 예상을 하고 있던 시간에 문자 메시지가 한통 날라 들었습니다. 초등학생인 딸에게서 온 문자입니다.
 

뷔페식당을 유난히 좋아하는 딸애가 자신의 다가오는 생일에는 꼭 뷔페식당에 가자고 간절하게 원했었고 아빠인 저도 꼭 그러겠다고 약속을 해 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 약속을 잊지 말라는 문자가 온 것입니다.

이긍...월드컵 열기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던 딸애의 생일, 카렌다의 날짜를 살펴보니, 헉~! 26일입니다. 16강전이 열리는 그날입니다. 오래전부터 약속한데로 딸애를 데리고 뷔페식당에 가기위해선 야근을 피해야 하는 것입니다.

근무를 하면서 환상적인 응원전을 펼쳐 보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입니다. 딸애와의 약속을 위해선 근무스캐쥴 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것입니다. 하는 수 없이 동료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직원들과의 단체응원은 물거품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뜻 깊은 딸애의 생일날밤에 닥친 16강전은 대신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응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절묘하게 16강전과 딸애의 생일이 일치된 것이 한편으론 좋은 징조로 보여 지는데요, 멋진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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