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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두살 조카, 모든걸 혼자 한다는데 어떡하나

by 광제 2010.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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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해요..^^

처남 부부가 일을 다니는 바람에
부득이 우리 부부가 조카 두 녀석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 물론 밤에는 퇴근길에 데리고 가지요.

늦게까지 일을 해야 직종이기 때문에
퇴근하고 나면 애들의 뒤를 챙길 여유가 없습니다. 

하여 조카녀석들이 바로 잠자리에 들수 있도록 뒷처리를 해줘야 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날에는 하루종일 땀으로 뒤범벅이 되기 일쑤라
하루에도 몇번씩 땀을 씻겨줘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제 만으로 두 살이 채 되지 않은 녀석인데도 불구하고
웬만하면 모든걸 자기손으로 하려고 달려들기 때문입니다.


맡겨 둘 게 따로 있지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무얼 한단 말입니까. 


조카녀석을 데리고 목욕을 시킨다며 욕실로 들어간 아내,

잠시 후 짜증스런 목소리가 욕실에서 울려퍼집니다.

"가만 좀 있어봐바...!"

아내가 수건으로 몸을 닦아내려 하자,
자기 손으로 하겠다며, 수건을 뺏으려 하는 것입니다.   


결국 조카녀석의 고집에 밀린 아내는 욕실에서 나올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어린 조카녀석의 승리입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정말 고집이 보통이 아니네요...ㅜ


"고모부~! 구경났쑤?"

얼른 카메라를 들고 나와 앵글을 들이대니 

뭔 구경났냐는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수건을 차지하게 된 녀석은 이제 슬슬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신의 몸을 딲기 시작합니다.


카메라에 익숙해졌는지...이제는 신경도 안씁니다..ㅎ  


수건을 잡는 자세도 보통이 아닙니다.
비장한 각오마저 엿보입니다...ㅎ


닦던 수건을 물에 헹구기도 하고

얼굴도 슥삭슥삭 닦아내고

올챙이 배 처럼 볼록한 배도 잊지않고 닦아 줍니다.

아~ 잊지  말아야 할 곳이 더 있군요...
발가락을 닦는 건 또 어찌 알았을까...ㅋ

  
그러다가 또 수건을 헹구어 내고

이번에는 허리를 바짝 구부려 온 몸을 씻어냅니다.
  
하마터면 목 부분은 씻지 않고 그냥 넘어갈 뻔했네요..ㅎ

완전 제대로 자세 나오지 않나요?


한참을 혼자서 닦고 헹구고를 반복하다가
고모부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그때서야 방긋이 쳐다봅니다.

"고모부~~! 나 어때요?? 잘하지요??"

말은 아직 못하지만 표정에서 마음을 읽을 수 있네요.
  

그리곤 마지막으로 화끈한 미소한방 시원스럽게 날려줍니다.


이런 백만불짜리 미소를 받고 빵 터지지 않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ㅎㅎ


너무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녀석, 

이렇게 자신의 뜻대로 하고 나서야 얼굴표정에 웃음을 띱니다.

고모나 고모부의 일손을 덜어줘서 고맙긴 한데,
하루종일 흘린 땀이 제대로 씻겨 졌는지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뭐...이렇게 환한 얼굴로 웃어주는 모습을 볼때면 
하루종일 녀석에게 시달렸던 고모의 피로도 함께 풀리는 게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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