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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카드정보와 현금이 담긴 박스, 직접 주워보니

by 광제 2010.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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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정보 고스란히, 거기에 현금까지 버려져
황당하고 씁쓸한 이유


얼마 전 아파트단지 안에 있는 쓰레기통에서 횡재를 할 뻔 하였습니다.

아파트의 쓰레기장에 마련된 분리수거함, 이곳의 종이함을 살피던 때입니다.
물건을 포장할게 있어 적당한 크기의 종이박스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내가 찾던 적당한 크기의 박스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열려있어야 할 종이박스가 십자형태로 굳게 닫혀있는 것입니다.
살짝 흔들어 보니 안에는 분명 무엇인가 들어있는 느낌입니다.

종이박스를 버리면서 다른 쓰레기를 집어넣고 버리는 경우를 가끔 봐 왔기에 처음에는 그런 줄 알고 종이박스를 개봉해봤습니다.


그런데 안에는 쓰레기라고 하기엔 좀 의아스러운 영수증들로 가득합니다.
가만 보니, 물건을 구매하여 신용카드로 결재한 후에 받는 전표들이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수십 장은 되어 보이는 신용카드 영수증,

누군가가 따로 보관 중이던 영수증들이 박스 안에 들어있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버린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무심코 버렸는지도 모르겠지만,
종이박스가 챙기고 영수증들을 그냥 쏟아 넣을까하다가 이런 영수증들은 함부로 다뤄지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박스 채 들고 집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수십 장의 영수증을 대충 살펴보니,
모든 영수증에 사용된 카드번호가 일치하는 것으로 봐선 한사람이 한 장의 카드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카드번호는 보통 16자리의 숫자가 사용되는데, 이중 세 번째 칸에 있는 네 자리의 숫자는 지워졌습니다.
카드번호 16자리와 카드의 유효기간만 알면 얼마든지 부정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금융감독원에서 시정 권고하여 몇 해 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영수증을 쭉 살피던 중,
일부의 영수증에는 카드번호 16자리가 그대로 노출된 것이 눈에 띱니다.
시스템상으로 노출을 방지한다고 한 것 같은데,
출력되는 과정에서 줄이 안 맞아 그대로 노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눈에 봐도 어떠한 숫자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카드의 유효기간도 그대로 찍혀 있습니다.

누구든지 마음만 먹는다면 별 어려움 없이 범죄에 사용될 수 상태입니다.
지금도 거의 대부분의 쇼핑몰에서는 상담원에게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만 불러주면 물품대금으로 결제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영수증을 버린 사람은 이러한 위험성을 전혀 모르는 것일까요.


종이박스 안에는 카드영수증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일부러 버린 것은 아니겠지만 지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현금이 아무렇지 않게 다뤄지는 것을 보니 너무 황당합니다.

어떻게 할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 같고, 무엇보다도 현금이 들어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카드영수증이 소홀히 다뤄지면 안 된다는 것을 설명하고는 도로 박스에 집어넣어 아파트 경비실에 맡겼습니다.

현금과 카드의 정보가 그대로 들어있는 보물함(?),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런 분별없는 행동을 하는 걸까요.

범죄에 당해봐야 정신을 차린다고 치부해 버리기 보다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이런 부분에 무감각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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