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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 올 레

직접 가본 제주올레 사무국, 다시 실감한 열풍

by 광제 2010.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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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심장부인 사무국, 직접 가보니


다가오는 25일이면 제주올레가 드디어 제주 시내를 통과하여 지나가게 됩니다. 시흥초교에서 성산일출봉 근처의 광치기 해변까지 이어지는 제주올레 1코스를 3년 전인 2007년 9월에 첫 개장을 하였으니 공교롭게도 정확히 3년 만에 제주시내권으로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도보여행의 새로운 바람과 함께 선풍적인 열기를 몰고 왔던 제주올레. '느림의 미학'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지난 한 해에만 무려 20만 명이라는 올레꾼들이 제주의 속살들을 스쳐가고 경험하였습니다. 이 열기에 힘입어 지금까지 만들어진 코스만도 무려 22개 코스에 거리는 장장 350여km에 달합니다.

결국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원이 선정한 '2009년 히트상품' 포함되는 기염을 토하더니, 급기야 가장 최근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족여행을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1위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얼마나 빠른 기간 안에 엄청난 열풍을 몰고 왔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빠른 성장을 거듭해 온 제주올레.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제주올레는 '느림'을 모토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아이러니합니다. 이를 위해 '놀멍, 쉬멍, 걸으멍(놀면서, 쉬면서, 걸으면서)'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제주조랑말이 느릿느릿하게 걸어가는 모습인 '간세'를 제주올레의 대표적인 마스코트로 내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제주올레에는 이 '간세'의 등에 조그마한 날개를 달아 놓은 아주 앙증맞은 뱃지가 하나 있습니다.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주올레에 후원과 응원을 보낸 많은 사람들을 천사의 날개라고 부르며 우스꽝스럽게 생긴 간세의 등에다 날개를 달아, 후원자들의 뜻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지요.

보이지 않는 후원자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땡볕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올레길을 만들어 내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야말로 지금의 제주올레가 있기까지 숨은 주역들임은 두말할  것 없는 사실이지만, 또 다른 곳. 가장 눈에 잘 띠는 일선이며, 실제 제주올레의 심장부인 제주올레사무국에 몸을 담고 있는 상근 근무자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주역들입니다. 그 심장부인 제주올레 사무국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올레길의 심장부 아니랄까봐 제주올레사무국은 자동차의 출입이 안 됩니다. 두발로 꼬닥꼬닥 걸어서 들어가야 합니다. 깎아지른 기암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서귀포의 해안. 소정방 폭포 인근의 절벽 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바다위에서 보면 동화 속에서나 나옴직한 그림 같은 2층 건물입니다.


외부에는 머리 서귀포 바다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조그마한 전망대와 올레꾼들이 쉬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의자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주올레6코스의 중간지점이며, 스탬프를 확인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누구라도 쉽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개방되어 있는 1층.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먼저 제주올레의 마스코트인 '간세'가 올레꾼을 반깁니다. 2007년부터 계속돼 온 제주올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가로현수막이 길게 펼쳐져 있고, 제주올레를 상징하는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돈을 내지 않고도 차와 음료로 지친 몸을 달랠 수 있는 올레꾼의 쉼터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1층의 한 켠. 올레꾼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간세 인형을 만들고 있는 작업공간입니다. 갖가지의 색상의 천 조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인형을 만드는 손길이 쉼 없이 바쁘게 이어집니다. 자원봉사자들인 이들은 이곳에서 대부분 수작업으로 인형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기계라곤 오직 미싱 한 대뿐, 백묵으로 선을 그리고 가위로 오려내고, 그 곳에 솜을 넣은 후 꼼꼼히 꿰매고 예쁜 악세서리를 달고 나면 앙증맞은 간세인형이 탄생합니다. 주재료인 천은 대부분 헌옷이나 자투리 옷감, 또는 기부를 받은 재활용품으로 활용됩니다. 환경을 보호하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간세인형은 개당 만5천 원씩에 판매가 되며 수익금은 모두 지역 사회와 제주올레를 위해 사용됩니다.


2층으로 올라가보겠습니다. 여기에는 제주올레 상근근무자들이 업무를 보는 곳인데, 찾아간 날은 내근 근무자 다섯 분이 업무를 보고 있었습니다. 제주올레 사무국 상근근무자는 내,외근 포함하여 총 열 분이 애쓰신다고 하네요. 날이 갈수록 새로운 코스가 개장되면서 상근자들의 어깨도 점점 무거워질 듯하네요.


무엇보다도 사무국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건 딱딱하게 업무를 보는 모습이 아니라 창밖으로 펼쳐진 풍광이었습니다. 사무실을 둘러보다, 유리창너머로 보여 지는 비경에 하마터면 탄성을 지를 뻔하였는데, 깎아지른 절벽과 짙푸른 바다, 보목동앞바다의 섶섬을 비롯하여 문섬까지, 얼핏 병풍을 펼쳐놓은 듯합니다. 문득 이런 풍경 속에서 일을 사무국 직원들이 부러워 보입니다.




사무실을 나와 그냥 내려오려는데, 옥상전망대를 가리키는 화살표가 보입니다. 발길을 다시 옥상으로 향했습니다. 바다 쪽을 뺀 삼면이 온통 야자수로 둘러싸여 있는 형태입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야자수가 수십 년은 된듯합니다. 2층에서 봤던 경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은 시원함이 느껴집니다.
 

옥상에서 내려다본 정원의 모습이 정말 올레스럽습니다. 이곳 제주올레사무국 건물은 예전에는 '소라의성'이라는 음식점이 영업을 하던 곳입니다. 독특하고 이국적인 외형으로 서귀포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었던 소라의성은 1969년에 지어진 근대건축가 김중업선생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서귀포시에서는 올레꾼들을 위해 탐방정보와 문화공간을 제공하기 위하여 국비 7천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것입니다.

겸사해서 제주올레의 추가정보도 알려드립니다. 가을을 맞아 제주올레에서는 다채로운 행사도 이어지는데, 추석을 갓 넘긴 토요일(9월25일)에는 '제주올레17코스' 개장을 합니다. 처음으로 제주 시내를 관통하는 코스입니다. 16코스가 끝나는 광령1리사무소에서 시작하여 제주시 동문로터리까지 18.4km의 코스입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11월에는 '제주올레 축제' 펼쳐집니다. 무려 5일간 이어집니다. 11월9일부터 11월13일까지 제주올레 1,2,3,4,5코스에서 하루에 1코스씩 걸으며 다양한 문화체험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하는 '제주올레 걷기축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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