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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 올 레

22번째 개장한 제주올레 17코스, 직접가보니

by 광제 2010.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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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경, 역사, 현재가 공존하는 볼 것 많은 올레길

제주올레라는 걷기 코스를 제주도에 만든다고 했을 때만도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고, 과연 어필할 수 있을까 하고 의구심을 품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때가 2007년 9월8일, 고작 수십 명의 인원이 참가하여 시흥초교에서 성산포의 광치기 해변을 잇는 제주올레 1코스의 첫 개장행사를 가진 날입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3년, 이제는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에까지 이름이 알려질 정도로 성장해 버린 제주올레, 한마디로 도보트래킹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아버렸습니다. 그 인기는 바로 지난 토요일인 25일에 제주시 애월읍의 광령1리 사무소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제주올레 17코스 개장행사가 열렸던 곳입니다. 이번에 개장된 제주올레 17코스는 광령1리 사무소를 출발하여 월대천의 상류지역인 무수천의 계곡을 따라 바닷가로 내려선 후 제주국제공항이 한눈에 보이는 도두봉과 용담해안도로를 거쳐 제주시내 복판에 위치한 산지천 광장까지 18.4km에 이르는 중급코스입니다.

외도천의 잠수교를 건너는 올레꾼

이번에 17코스를 개장하면서 유난히 3년이란 의미를 자주 거론하였는데, 이유는 서귀포시의 동쪽 끝 마을인 시흥리에서 시작하여 타원형 제주도를 완전히 감싸 돌아 다시 제주시내 한복판에 입성하게 된데 따른 것입니다. 추자도, 가파도, 우도올레를 포함하여 22개 코스에 지금까지의 총거리가 350여km에 이릅니다.

아주 조용한 산간마을에서 시작하여 천혜의 비경을 품고 있는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만나는 신선이 놀고 갔다는 월대, 그리고 파도와 자갈이 환상적인 화음을 연출하는 알작지, 해수욕장과 오름, 용의 전설을 품고 있는 용두암과 용연, 조선시대 제주 정치 일번지인 목관아지, 그리고 제주역사의 흔적이 깃들어 있는 오현단, 마지막으로 제주전통 재래시장인 동문시장에 이르기까지 제주를 아우르는 모든 면을 한 개의 코스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이번에 문을 연 17코스입니다.

이번 개장행사는 추석연휴와 겹치는 가운데에도 항공기와 선박을 이용하여 찾아온 관광객과 제주도민 등 무려 1500여명의 올레꾼들이 참가를 하였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매스컴의 관심 또한 아주 뜨거웠으며, 서명숙 이사장의 절친한 후배이며 제주올레 예찬론자인 제주출신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이번에도 먼 길을 달려와 함께하였습니다. 총18.4km에 이르는 제주올레17코스에는 어떠한 매력들이 숨어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500여 명의 올레꾼이 모인 광령1리사무소 마당


무수천계곡

가장 먼저 만나는 17코스의 비경인 무수천(無愁川)입니다. 한라산 정상의 서북벽 계곡에서 발원하여 외도천으로 거쳐 바다로 흘러드는 하천입니다. 머리가 없는 내라고도 하고, 물이 없는 건천이라서 무수천(無水川), 그리고 복잡한 인간사의 근심을 없애준다 하여 "무수천"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깊은 계곡의 양쪽으로 깎아지른 기암절벽이 장관입니다.

앞으로 보여 지는 풍경들은 무수천 계곡의 줄기를 따라 형성된 난대림지대, 그리고 아주 조용한 마을인 사라마을을 거쳐 외도천까지 쭈욱 이어집니다.






월대천

이곳이 바로 월대천(月臺川)입니다. 물이 워낙 차고 맑아서 무더운 여름에는 물놀이 피서지로 각광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주위에는 5백여 년 된 팽나무와 250~270여 년 된 해송이 외도천 위로 휘늘어져 있어 경관이 좋기로 소문난 곳이기도 합니다. 월대천은 월대 앞을 흐르는 외도천을 달리 일컫는 말로 월대 인근에서 흐른다고 해서 월대천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이곳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으로 뱀장어와 은어가 많이 서식하기도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시인과 묵객들이 즐겨 찾고 시문을 읊던 곳입니다.



내도 알작지

이곳은 제주도에서 단 한 곳밖에 없는 몽돌로만 된 해변인 알작지입니다. 제주에는 특유의 현무암질 해변이 대부분이고 새하얀 백사장과 간혹 현무암이 오랜 세월 풍파에 부셔져 만들어진 검은 모래의 해변이 있지만 이처럼 자갈로만 만들어진 해변, 즉 역빈은 보기 힘듭니다. 제주시 인근에 있는 숨겨진 비경 중 하나입니다. '알작지'라는 말의 '작지'는 제주어로 돌멩이. 즉, 자갈을 뜻하며, 알작지는 작은 자갈입니다. 

이제는 사람들이 입소문을 타고 하나둘 이곳을 찾으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는데, 둥그렇게 반원형으로 이어진 자갈 해변에 파도가 밀려들었다 쓸려 나가면서 발생하는 오묘한 화음이 사람들의 혼을 빼놓기도 합니다. 가만히 자갈위에 걸터앉아 화음에 심취하고 있으면 오케스트라의 교향곡을 연상케도 합니다. 조그마한 해안마을에 자동차나 사람들의 잡다한 소음이 없는 주변 환경도 은근히 매력적입니다.

내도체육공원에서 멸치국수로 점심식사를 하는모습

이번 점심은 외도동 새마을 부녀회에서 준비를 했습니다.


국물맛이 구수했던 멸치국수, 4천원

영화배우 김부선님

걷는 내내 위트 넘치는 화술로 걸음을 가볍게 해주셨는데요, 제주올레 개장행사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달려와 자리를 빛내주시는 올레 예찬론자입니다.
결국 알작지에 이르러서 MBC취재진에 발목이 잡히셨습니다.
 
제주올레 이사장 서명숙님

목이 아파 인터뷰를 못해겠노라고 극구 사양을 하시더니 막상 마이크를 들이대니, 10분 이상을 즉흥으로 커버를 하시네요. 역시 남 다른 내공을 지니신 분 



이호테우해변

멀리 이호매립지 방파제에 세워진 트로이 목마 형상을 한 두개의 등대, 이호테우해변의 새로운 명물이 되었는데, 올레길에 세워진 간세 조형물과 절묘하게 매치가 됩니다. 모두가 제주의 조랑말을 모태로 하여 만들어진 까닭에서 그런것 같네요.

이호테우해변 산책로


도두봉을 오르는 올레꾼

도두봉 전망대

신제주 시가지, 그리고 한라산

도두봉 정상에서 땀을 식히는 올레꾼

도두봉의 정상에서 보여 지는 풍경들은 가히 환상입니다. 동쪽으로는 제주시의 서부지역이 한눈에 보이고 제주국제공항 그리고 한라산의 전체적인 윤곽을 가장 두드러지게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도두봉은 화산재가 굳어져 형성된 응회암과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기생화산으로 오름의 높이는 67m, 둘레 1,090m의 규모입니다. 이곳은 지난해 7월 제주시가 기존의 관광 명소 이외에 제주시 관내 숨은 비경을 소개한 31곳 중 한곳입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닷바람이 일품입니다. 

용담해안도로변의 어영공원

어영공원에 세워진 로렐라이 요정상

제주시와 독일의 로렐라이시가 우호협력을 맺은 것을 기념해 지난해에는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에 제주의 상징인 돌하르방 한 쌍이 설치되었고 이곳 어영공원에는 올해 8월15일에 라인강의 전설이 된 로렐라이 요정상이 설치됐습니다. 독일의 조각가와 로렐라이 현지의 고등학생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했고, 받침대는 제주의 현무함을 이용해 만든 것입니다.

어영공원


용담해안도로

이 도로는 제주시의 용두암에서 도두봉에 이르는 약 6.1km의 용담해안도로입니다. 특히 야간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인데, 찬란한 조명들이 밤 시간의 해안도로를 더욱 아름답게 수놓고 있으며 특히 한치잡이 어선에서 발하는 불빛들은 환상적인 조화를 만들어냅니다. 용두암의 장엄한 모습과 길가에 늘어선 셀 수 없이 많은 카페들, 그리고 횟집들, 그 가운데 가족들의 모임장소로 각광받고 있는 레포츠 공원이 이 해안도로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용연구름다리

용연

제주도 기념물 제57호인 용연(龍淵)입니다. 용연은 용두암에서 동쪽으로 200m정도 거리, 한천(漢川)의 하류지역에 높이 7∼8m의 기암계곡의 호수로 용이 놀던 자리, 비를 내리는 용이 살고 있어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며, 취병담 또는 용추라고도 불립니다. 기암절벽과 원시림을 연상하는 울창한 숲 사이로 도도히 흐르는 용연은 빼어난 경치와 더불어 운치 있는 풍류가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마치 용틀임을 한 듯 굽어진 채 흐르는 물줄기는 여름 장마때면 절정의 장관을 만들어 냅니다. 예로부터 선비들이 절경의 용연에서 낚시배를 띄워 한가로움을 즐기거나, 풍류를 노래하는 묵객들이 여름밤에 여유로운 시흥을 열었던 곳으로 조선시대까지 해마다 7월 16일이면 관내 목사나 판관들이 지역 선비들과 한데 모여 시연회를 베풀던 모습은 ‘용연야범’이라 하여 영주 12경에 꼽을 정도로 멋스러움을 상상하게 합니다.




오현단

제주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입니다. 바로 제주도기념물 제1호인 오현단(五賢壇)입니다. 이 곳에는 조선시대 제주에 유배되었거나 목사 등의 관인으로 내려와 민폐제거, 혹은 문화발전에 공헌한 다섯 분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제단이 있는 곳입니다.

오현의 다섯 인물은 바로 1520년(중종15)에 제주에 유배 온 충암 김정선생, 1534년(중종29)에 제주목사로 부임했던 규암 송인수선생, 1601년(선조34)에 안무사로 왔던 청음 김상현선생, 1614년(광해군6)에 유배된 동계 정온선생과 1689년(숙종15)에 유배온 우암 송시열선생 등 다섯 분입니다. 

오현단 내에 있는 오현의 자취로는 철종 7년(1856) 송시열 선생의 글씨로 하여 판관 홍경섭이 바위에 새긴 '증주벽립'이라는 글씨와, 김정 선생과 송시열 선생의 '적려유허비'가 남아있습니다.


동문재래시장

산지천

제주올레 17코스의 종점인 산지천 분수광장에서 본 산지천의 모습입니다. 제주시의 역사적인 관문이며 하천인 산지천, 제주시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산지천이 1996년 시작하여 2002년에 복원공사를 완료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는데요, 원래는 이와 비슷한 모습이었는데, 산업화가 한창 진행되던 1960년대에 주택이 밀집되면서 생활하수와 쓰레기로 오염되는 문제가 생기자 1966년 복개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오염 문제가 계속 생기면서 결국 복원사업을 하여 현재의 아름다운 하천의 모습을 되찾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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