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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한라산

쓰러질뻔한 한라산의 환상적인 눈꽃

by 광제 2010.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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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핀 듯, 그림 같은 눈꽃이 펼쳐진 한라산

지난 주말을 앞두고 한라산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다음 찾아오는 주말이면 등산객들이 발 디딜 틈 없이 한라산을 찾는데요, 지난 주말이 바로 한라산 눈꽃을 구경하기에 환상적인 날씨를 보였습니다.

이렇게 눈이 내린 바로 직후에 파랗고 맑은 날씨를 보이는 날이 실제로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번처럼 절묘하게 주말에 겹치기는 더더욱 쉽지가 않지요. 한마디로 하늘이 내린 운을 타고 나야 합니다. 우스개 소리로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말하기도합니다.

제주도에 사는 사람들이야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실컷 눈꽃구경을 할 수 있지만, 일정에 맞춰 여행을 온 관광객이라면 운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 속설이긴 하지만 절실히 실감하기도 합니다.

환상적인 눈꽃을 보인 날은 지난 토요일이었지요. 이런 날은 성판악코스나 관음사코스를 통해 한라산 정상에 올라야 제대로 된 설경을 구경하는데, 직장에 묶인 몸이라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습니다. 그저 먼발치서 바라만 봐야 할 때가 아주 많지요.

한라산의 Y계곡을 중심으로 하얀 눈꽃이 피어 있는 모습
 
하지만 이번에 한라산에 피어있는 눈꽃을 두 눈으로 보면서는 도저히 가만있질 못하겠더군요. 올겨울 처음으로 보인 한라산설경이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에 쫓겨 백록담엔 오르지 못했지만 올해 처음인 한라산눈꽃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한라산 등반코스 중 가장 짧은 어승생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어승생악은 한라산 어리목 광장 북쪽에 자리한 해발1,169m의 분화구를 간직한 가파른 능선의 오름으로 산을 자주 오르지 않던 분들에게는 그리 쉬운 코스는 아닙니다.

비록 오름이라고는 하지만 느껴지는 분위기는 한라산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설산 한라의 매력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흡사, 벚꽃이 피어있는 듯한 한라산 눈꽃




나뭇가지에 피어있는 눈꽃

한라산에는 꽤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등반로에 많은 눈이 쌓였을 때는 필히 아이젠을 착용하여야합니다.





어승생악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주봉, 앞쪽이 보이는 곳이 어리목 주차장입니다.
 
어승생악 정상

어리목 주차장의 풍경, 주말 주차장은 초만원입니다.
 
한라산에서 가장 깊은 Y계곡

한라산 까마귀도 설경을 즐기고 있습니다.

하얀 눈꽃, 햇살에 반사되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입니다.
 

'어승생'이란 이름의 기원을 살펴보면 이원진의 '탐라지(1652)'에는 오름 아래에서 임금이 타는 말(御乘馬)을 생산했던 곳이라고 해서 붙여졌다고 하는데, 오름 북쪽으로 자세히 보면 드넓은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서 임금이 타는 말이 생산된 데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곳 어승생악 정상에 오르면 일제의 잔재를 볼 수 있는데, 1945년 4월에 제주도 방비 강화를 위해 어승생악에 '토치카'를 구축하고 제58군사령부를 두었습니다. 해안선 방어를 포기하고, 한라산에 방어진지를 구축하여 지구전을 펴겠다는 구상에 따른 것인데, 이 곳에 2개의 견고한 일본군 토치카가 30m의 거리를 두고 섬뜩하게 남아 있습니다.

성인의 발걸음으로 30분이면 넉넉하게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1.3km 거리에 해발 1,169m의 어승생악. 직경이 1,968m, 둘레가 5,842m에 이를 정도로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제주시내에서 바라보면 한라산 서쪽 줄기하단에 우뚝 솟아 있어 그 위용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한라산 정상에서도 볼 수 없는 한라산 계곡의 웅장한 자태를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가장 실감나게 조망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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