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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3.1절에 돌아보는 일제하의 참상, 볼수록 참담

by 광제 201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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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위에서 본 참상


오늘은 92주년 3.1절입니다.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와 애도의 묵념을 올리며, 민족정신을 되새기는 날이기도 합니다. 국가 공휴일 중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해야 하는 몇 안 되는 날이기도 한데, 휴일을 보내더라도 태극기만은 달아놓고 즐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도 아침 일찍 애들과 함께 태극기를 달아 놓을 것입니다.


휴일이나 연휴 때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한민국 제일의 관광지인 제주도, 그 속에서도 남국의 아름다운 미를 잔뜩 품고 있는 서귀포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려면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서 바다에서 보든가 아니면 서귀포 앞바다에 펼쳐져 있는 세 개의 섬(섶섬,문섬,범섬)에서 바라보아야 제멋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섶섬 앞에서 바라 본 서귀포 풍경

실제로 서귀포에는 바다위에서 보는 비경을 만끽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유람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기도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 듯, 바다 쪽에서 바라본 제주본섬의 풍경은 가히 절경이라 할 만합니다. 뒤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한라산의 위풍당당한 모습, 그리고 기암절벽위로 보이는 서귀포 시내의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모습입니다.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폭포로도 유명한 정방폭포의 웅장한 모습

이렇게 아름다운 서귀포의 비경이지만 비경 속에 감춰진 아픔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제주도는 36년간의 일제강점기 동안 가장 많은 아픔을 겪은 곳 중에 한 곳이며, 지금까지도 당시의 상흔이 뚜렷하게 남아 있는 대표적인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당시의 상흔들을 바다에서 바라보면 얼마나 참담한지를 한눈에 알 수가 있습니다.


전망이 좋은 한라산 기슭이나 우뚝 솟은 오름 등지에는 여지없이 상대의 동태를 살피기 위한 진지동굴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지만, 바다를 향해 있는 기암절벽에도 바위틈에서 전시에 사용될 동굴들이 무자비하게 뚫려 있다는 사실입니다. 자연 파괴는 둘째 치고, 암석 덩어리에 커다란 동굴들은 강제 노역에 끌려온 제주양민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 졌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참담한지 일제가 저지른 아픈 현장을 보시지요.


위사진에 보이는 봉우리는 서귀포 시민들이 나들이 장소로 즐겨 찾는 삼매봉의 모습입니다. 외돌개를 감싸고 있는 곳이기도 하며, 근래에 들어서는 제주올레 6코스와 7코스가 만나는 지점이라 더욱 유명해진 곳이기도 합니다. 셀 수도 없는 많은 사람들의 발을 딛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발 아래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었는지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삼매봉 명소인 외돌개

삼매봉앞 바다는 외돌개를 비롯하여 우두암, 선녀바위 등이 있고 절벽과 바다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입니다. 숨겨진 비경으로도 많이 알려진 곳으로 '남주해금강(南州海金剛)'이라 불리우며, 제주도민들이 황우지 해안이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절벽 밑을 자세히 보시면 벌집처럼 보이는 구멍들이 보입니다. 노란색으로 표시해 둔 곳입니다. 이 곳 절벽에는 지금 보시는 것 처럼 높이와 폭이 약 3m, 깊이가 10여m쯤 되는 인공굴이 12개나 뚫려 있어 12동굴이라 부르는 곳인데요, 바로 제주도민들이 강제로 끌려와 맨손으로 파놓은 전쟁용 인공동굴입니다.




가이텐(回天) 자살특공대

이 동굴은 일본군이 태평양전쟁 말기에 미군의 상륙에 대비하여 판 것으로, 일본군은 미군이 상륙하려 할 때 폭탄을 실은 '소형 어뢰정에 몸을 싣고 함정에 부딪혀 적과 함께 자폭'하도록 하는 이른바 '가이텐(回天) 자살특공대' 소굴로 어린병사들과 소형 어뢰정을 숨겨 두었던 곳입니다.


이와 같은 인공굴은 제주도 해안의 곳곳에 많이 남아 있는데, 가장 눈에 잘 띠는 곳이 성산일출봉의 해안절벽, 송악산해안 등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는 이처럼 일본군의 헛된 욕망에 의해 보기 흉하게 구멍이 뚫려 벌집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삼매봉의 12동굴뿐 만이아니라, 성산일출봉, 그리고 송악산에도 무자비하게 뚫려 있습니다. 위 사진은 모슬포 송악산의 일오동굴, 15개의 동굴이 뚫려 있습니다.
  
삼매봉의 12동굴 속에서 바라본 서귀포 앞바다, 멀리보이는 섬은 '문섬'

1937년 7월7일 일본은 자국의 조작에 의해 벌어진 노구교(루거우차오.盧溝橋)사건을 빌미로 중국대륙을 침략하게 됩니다. 이 중.일전쟁 때 일본은 중국 본토를 공격하기 위하여 제주도에 대규모의 군사기지를 건설하였고,  1945년 패망을 앞두고 있던 일본은 본토의 수호를 위해 7만 명에 가까운 병력을 제주도에 배치해 옥쇄(玉碎)작전을 구상하게 되는데, 그 작전의 결과물이 이와 같은 해안 인공굴입니다.


물론, 작전을 펼쳐 보기도 전에 전쟁이 끝났기에 제주도민들에게는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온 섬이 일제의 진지가 되어버린 슬픈 섬, 제주도.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의 선조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냈는지 마음이 무거워지고 숙연해 지는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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