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선거에 출마했는데, 불과 두 표 차이로 낙선을 했다면 얼마나 아까울까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제 아들 녀석의 일이라서 아주 속이 뒤집어 집니다.
황당한 낙선의 변을 듣고 나서 밤잠을 설쳤던 지난해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올해 또다시 반복되고 말았습니다. 누굴 닮아 미련 곰탱이 같을까요.


신학기를 맞은 초등학교.
해마다 이맘때면 학급을 이끌어갈 반장선거를 대대적으로 치릅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선거라는 제도가 없었고, 리더십이 강하고 공부를 좀 한다는 애를 담임선생님이 지정하면 일 년 동안 반장으로서 학급을 이끌어 가곤했었는데, 요즘은 철저하게 민주적인 방법으로 반장을 선출하더군요.


올해 6학년이 된 제 아들은 부반장 선거에 출마를 하여 29표 득표 끝에 당선이 되었습니다. 2위가 3표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되풀이되었습니다.
자신도 후보이면서 다른 후보를 찍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반장선거에서 두 표 차이로 낙선을 하고도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온 아들,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도 모르고 대뜸 한다는 소리가 "나는 아깝게 떨어졌지만, 내가 찍은 친구가 당선이 되어서 기분이 좋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자신을 찍어야지, 왜 남을 찍는단 말입니까.
당시에는 정말 기가차서 말이 나오질 않았답니다. 담부턴 그러지 말라고도 하였지요.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되풀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29표를 얻어 부반장에 선출이 되었다며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온 아들, 지난해의 일이 떠올라, 이번에는 제대로 찍었냐고 물어보니,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입니다. 다른 친구를 찍었다는 것입니다. 이유가 황당합니다.


학급의 임원이 되고 나면 친구들이 나를 따라줘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찍은 표로 당선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덧붙여, '내가 나를 찍는 것은 왠지 도둑질하는 기분'이라더군요.
어쩌다 애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우선은 당선이 되어서 다행이지만 앞으로가 더욱 걱정입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이런 생각을 갖고 과연 버텨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세상은 초등학교 때의 순수한 마음을 그대로 내버려 두진 않을 듯 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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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kung2.tistory.com BlogIcon 놀다가쿵해쪄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른들이였다면 전부 자기한테 표를 찍었을텐데
    정말 순수하네요...

    2011.03.11 11:28 신고
  3. Favicon of http://blog.daum.net/sun-pkj-noon BlogIcon 짱똘이찌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슨 부반장 자랑인거다..
    ㅋㅋㅋ
    아드님이 참 양심적이네요.
    장차 부반장을 넘어 훌륭한 정치인까지 도전해 봅시다. 아자!!

    2011.03.11 11:30
  4. Favicon of https://daddymoo.tistory.com BlogIcon 아빠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굴 탓하겠습니까~ 아들이 아빠를 보고 배운 가치관인것을...
    근데 왠지 자랑하는 듯한 냄새가 풍기는데요? ^^

    2011.03.11 11:31 신고
  5. Favicon of http://blog.naver.com/ddstone1994/ BlogIcon 뜨인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아드님이 제대로 생각을 하는 거 같습니다~~
    아주 바람직한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2011.03.11 11:33
  6.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릴때 그랬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그랬던 것 같은데요.^^

    2011.03.11 11:46
  7.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2848048k BlogIcon 박씨아저씨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대단한 아들입니다~~~
    분명 무언가 대단하게 이룰듯합니다~
    어른들이 보고 배워야 할자세~~~블로거들도 보고느끼고 반성할듯합니다~~~

    2011.03.11 12:00
  8. Favicon of http://blog.daum.net/cola1018 BlogIcon 바람될래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빠...
    우째 생각이 오빠를 넘어선듯..ㅎㅎ
    훌륭한 사람이 될거같아요

    2011.03.11 12:18
  9. Favicon of https://yings17.tistory.com BlogIcon 설보라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드님의 대답이 더 좋은데요~~ㅎ
    훌륭한 아드님이 되실듯 싶어요!
    생각이 이기적이지 않고 배려가 많네요~~ㅎ
    친구가 많겠어요~~ 그럼 된거죠! 행복하세요^^

    2011.03.11 12:20 신고
  10. Favicon of http://blog.daum.net/design11111 BlogIcon Yujin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드님이 가치없는 가치추천을 했나보네요...ㅋㅋ
    착한아들아~ 그런건 괜찮아 도둑질이 아니란다!!
    이명박도 자기찍었고,오바마도 자기 찍었단다^^

    2011.03.11 12:31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drcook BlogIcon 아기받는남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선된것 보다 더 훌륭한 맘씨네요..
    내가 찍은 사람이 당선되어 기분 좋다..
    정말 시사하는 바가 큰것 같습니다.
    그런맘으로 앞으로도 폭풍성장하길 기원합니다.~

    2011.03.11 12:55
  12. Favicon of http://blog.daum.net/hbebe BlogIcon 베베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아드님의 이론도 맞지요^^
    어린데 대단한 생각이 있네요...ㅎㅎ

    엄마 입장에서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네가 네 자신에게 자신이 있어야하고 네자신을 믿어야
    다른 아이들도 너를 믿을것이다...

    뭐..이렇게...ㅎㅎ

    2011.03.11 13:28
  13. Favicon of https://shipbest.tistory.com BlogIcon @파란연필@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렸을적 그런 생각한 적 있었어요... ㅎㅎㅎ

    2011.03.11 13:37 신고
  14. Favicon of https://bloping.tistory.com BlogIcon 새라새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드님의 그 순수한 마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그런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011.03.11 13:52 신고
  15. Favicon of https://jazz0525.tistory.com BlogIcon 자 운 영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우째 아드님 생각에 한표 ㅎㅎㅎ
    아이들의 미래는 밝습니다 ㅎ아 현진이 보다 한살 많군요 아드님이^^

    2011.03.11 14:03 신고
  16. 바닷가우체통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보기 드문 정말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네요
    세상을 살면서 스스로 배워가지 않을까용?ㅎ

    2011.03.11 14:11
  17. Favicon of https://remorseless.tistory.com BlogIcon 달콩이 (행복한 블로그)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드님이 멋진데요?ㅋ
    저는 어릴때 저를 찍었는데 -0-ㅋㅋㅋ

    2011.03.11 14:45 신고
  18. Favicon of http://golden21.tistory.com BlogIcon 오붓한여인  수정/삭제  댓글쓰기

    순수해서 그래요.
    그런마을억지로바꾸지마시길.
    도전했으니 다음년도에는 방법을알았기에 반장도전교회장도될듯.
    임원도해본애들이계속하더라구요,
    이젠 대학도 이런게 플러스되니 계속도전하길..

    2011.03.11 15:03 신고
  19. Favicon of https://shlim1219.tistory.com BlogIcon ★안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아드님을 두셨군요~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도 정직하고 아름다운 마음은 어디서든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2011.03.11 17:19 신고
  20. Favicon of http://www.hjstory.net BlogIcon HJ심리이야기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직하고 착한 아들!
    HJ가 칭찬한다고 전해주세요 꼭요!!! 멋지다고도!

    2011.03.11 22:34
  21. joel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통령 감이네요 ㅋㅋㅋㅋ

    2011.03.24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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