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맛집&카페177

못먹으면 후회하는 오조해녀의집 전복죽 '오조해녀의집' 노란색 전복죽의 비밀 맛은 기똥차게 좋은데,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아 한동안 출입을 하지 않았던 곳입니다. 꽤 오래전의 일이었죠. 그렇게 한번 심사가 뒤틀리고 나니 다신 가고 싶지 않더라구요. 그러다가 얼마 전, 그곳을 지나치다 전복죽이 유난히 땡겨 한번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서비스가 많이 개선되었을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하지만 딱히 달라진 점은 찾아볼 수가 없네요. 하긴 뭐,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해녀 할머니들에게서 다른 음식점과 같은 서비스를 기대한 내가 욕심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 오조해녀의집은 일선에서 물질을 하시는 할머니들이 당번제로 운영을 하는 음식점으로 아주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제주에서 할머니들과 대화를 해보신분들은 알겁니다. 제주의 사투리 문화를 잘 모르는.. 2010. 10. 16.
2만원으로 먹을 수 있는 횟집, 모살물 주머니에 단돈 2만원만 있으면 먹을 수 있는 유일한 횟집 성인남자 2~3명이 단돈 2만원만 내고도 싱싱한 회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횟집이 있습니다. 같이 간 일행 중에 한사람이 씨름선수 출신에 키가 2미터에 육박하는 거구입니다. 주인장께서 이 거구의 몸집을 보고는 2만 원 짜리로는 부족할 듯하니, 3만 원 짜리를 권합니다. 인천에 살고 있는 친구가 갑자기 제주도로 내려왔습니다. 맛집 전문 블로거라 독특한 맛집을 골라야 하는데, 마땅한 맛집이 생각나질 않습니다. 더군다나 침구의 후배도 동행을 한 상황입니다. 키가 자그마치 196이라합니다. 태어나고 이런 거구하고 안면을 트고 악수를 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친구일행이 도착하기 전, 같이 일을 하는 회사동료들에게 자문을 구했더니, 대뜸 객주리회(쥐치회.. 2010. 10. 3.
이게 바로 명품 사찰음식, 전통맛집 '물메골' 정말 눈부시게 푸른 하늘이었습니다. 늘 하던 습관대로 아침에 눈을 떠 하늘을 보니, 아직 여명의 잔재가 채 가시지 않은 붉은 빛깔이 감도는 파란하늘입니다. 더욱 가슴을 들뜨게 한건, 다름 아닌 뭉게구름. 파란 가을하늘 아래와 솜이불을 풀어 놓은 듯한 뭉게구름이 아파트의 단지를 가득 덮고 있는 모습입니다. 바람한 점 없다 보니, 말 그대로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듯한 아침입니다. 한동안 눈에 보이지 않았던 풍경들이 바로 코앞에 보이는 것을 보니 정말 오랜만에 시원함이 느껴지는 가시거리입니다. 도저히 가만있지 못할 날씨. 카메라를 둘러메고 아무 곳이나 훌쩍 다녀와야겠습니다. 차를 몰고 집을 나섰습니다. 집을 나선지 불과 10여분, 한때 놀이시설이 있는 유원지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인공호수인 수산저수.. 2010. 9. 29.
가을 입맛 살리는 산지물식당 객주리 조림 이게 바로 진짜 밥도둑! 해가 떨어지면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네요. 이불장에 넣어 두었던 두꺼운 솜이불을 조만간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석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무더웠던 여름에는 냉국이나 시원한 물 회를 많이 찾았지만, 슬슬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서는 따뜻한 국물이 들어있는 찌개나 조림 종류의 음식을 많이 찾게 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객주리 조림. 명절 이후 느끼함 없애는데 최고일 듯. 오늘은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아주 독특한 음식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혹시 객주리라는 바닷고기를 들어 보셨는지요. 지금은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지만, 과거 70년대만 하더라도 제주의 인근 바닷가에서 대나무로 만든 낚시대를 들이대면 오래 기다리지 않아 손쉽게 잡을 수 있는 물고기였습니다. 너무.. 2010. 9. 24.
어이없는 가격의 우리집 횟집(폐업) (폐업)어른 세명이 배터지게 먹고 낸 돈은 고작 4만5천원 황당 지인에게 소개해주면 100% 만족하는 횟집 제주도에 널려있는 것이 횟집이라지만 막상 가야지 하고 마음먹고 나면 망설여지게 마련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비교적 비싼 가격을 지불하게 되는 횟집의 특성상 미리 그 음식점의 수준을 미리 짐작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검증된 곳이 아니면 선 듯 문을 열고 들어서기가 힘든 까닭에서입니다. 지금은 박리다매로 착한가격에 싱싱한 회를 공급하는 음식점이 많이 생기거나 알려졌지만, 불과 4~5년 전만 하더라도 주머니 사정이 열악한 서민(?)들이 먹을 만한 횟집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주시에 살면서 오늘 소개해드리는 횟집을 처음 만난 것은 4년 전쯤으로 기억합니다. 웬만한 .. 2010. 9. 18.
이런 맛 처음이야, 아주 독특한 산방식당 밀면 밀면과 수육과의 환상조합, 먹어봐야 알아 정성스럽고 알맞게 삶아진 국수 면발, 눈으로만 봐도 쫄깃한 느낌을 주는 두툼한 중면의 면발위에 먹음직스럽게 썰어 얹어 놓은 돼지고기 수육 몇 점.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뽀얀 육수의 국물이 예사로워 보이지 않습니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은 젓가락을 먼저 들기 전에 국수그릇을 통째로 들고 뜨신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킵니다. 첫인상부터가 개운합니다. 이게 바로, 이제는 너무나 많이 알려진 제주도의 토속음식인 고기국수입니다.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고기국수 한 그릇 먹어보지 못하면 어디에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것인 냥, 앞 다퉈 소문난 고기국수집을 찾고 있고, 최고의 고기국수를 내세우며 수많은 국수집들이 성업 중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제주사람들의 변함없이 고기국수 사랑.. 2010. 9. 12.
소개하기 부담스러운 맛집, 청해일 이게 바로 옥돌생선회, '만 원대'로 배터지는 횟집 청해일! 청해일! 지인들을 만날 때면 "혹시 청해일 가봤냐"는 말을 자주 들어오던 차였습니다. 도대체 제주에서 널린 게 횟집인데, 좋아봐야 거기서 거기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아우성일까... 마침 서울에서 지인이 내려와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처음가본 집입니다.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해서 예약까지 했습니다. 식당의 문을 여는 시간도 철저하게 지켜집니다. 낮에는 재료를 준비하고 저녁 5시가 되어서야 문을 엽니다. 대부분 예약손님들이 몰려옵니다. 이때부터 식당 안은 온통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좌석들은 대부분 예약손님들로 차있고 나머지 띄엄띄엄 비어있는 좌석들은 예약을 하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들입니다. 미처 예약을 하지 않는 손님들은 식당밖에 진을 치고 앉아.. 2010. 8. 17.
여름철에 못 먹으면 후회하는, 산지물식당 어랭이 물회 입맛 돋우는 여름 최고의 별미, 제주 어랭이 물회 여름철, 제주도에서 가장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물회를 빼놓을 순 없을 것입니다. 사면이 바다인 제주에서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싱싱한 해산물을 넣은 시원한 물회 한 그릇이면 찌는 듯한 더위도 한방에 잊혀지곤 했기 때문입니다. 물회의 재료로 이용되는 해산물도 너무나 다양해서, 가장 유명한 자리물회와 한치물회, 입안에서 살살 녹는 옥돔물회와 객주리 물회에서 부터 전복물회와 해삼, 소라물회까지 거의 대부분의 고급해산물이 물회의 재료로 이용됩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해 드릴 물회는 이처럼 익숙한 해산물이 아닌 어랭이라는 독특한 생선으로 만들어지는 물회를 소개할까 합니다. 어랭이는 잡어의 일종으로 제주의 갯바위 또는 근해에서 아주 많이 잡히는 물고기입니다. 육지.. 2010. 8. 3.
여름별미, 7천원짜리 회국수 동복해녀촌 7천원에 생선회와 국수를 한꺼번에 얼마 전, 제주의 미녀블로거인 샤방한MJ님이 블로그에 올린 회국수가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회국수집이 제주에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기 때문입니다.. 회국수는 국수면발위에 생선회와 갖은 야채를 얹은 다음 새콤한 초장으로 비벼 먹는 해안마을 특유의 별미입니다. 더욱이 이 회국수는 여름철에 먹어야 아주 제 맛일 듯하여 불과 며칠도 견디지 못하고 잽싸게 다녀왔습니다. 글에서는 강추를 연발하셨는데, 과연 그런지 직접 맛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약 30여분 차를 몰고 도착한 곳은 동복리의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해녀촌입니다. 역동적인 해녀들의 물질로 유명한 이곳 동복리의 해녀촌은 회국수의 원조였습니다. 푸른 바다를 바로 코앞에 두고 있어 .. 2010. 7. 24.
제주올레 고내포구의 무인카페 '산책' 제주올레 고내포구의 무인카페 '산책'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끼고 있는 제주시 쪽으로 제주올레 16코스가 가장 최근에 개장을 하였습니다. 제주올레 16코스는 해안마을인 고내포구에서 시작하여 제주시내권인 광령리까지 의 17.8km의 올레길입니다. 이 코스가 시작되는 고내포구는 제주올레 15코스의 종착점이기도 합니다. 오전시간에는 제주올레 16코스를 출발하려는 올레꾼들로, 오후에는 15코스를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찾아드는 올레꾼들로 인하여 하루아침에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탈바꿈한 소박한 포구마을입니다. 이 소박하고 조그마한 포구에 얼마 전, 분위기 있는 이색카페가 하나 생겼습니다. 고내포구가 한눈에 보이는 무인카페의 실내 바로 무인카페인데요, 주인이 없기 때문에 이용객들이 알아서 차를 만들어 마시고 .. 2010. 7. 21.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보말 칼국수, 마두천손칼국수 맛도 영양도 아주 특별했던 마두천 보말 손칼국수 먹을 것이 풍족치 못했던 과거 제주의 가정에서는 최고의 간식거리가 있었습니다. 사면이 바다인 제주도 대부분의 마을들은 바닷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었기에 썰물로 물이 빠져나간 바닷가에 가면 아주 쉽게 보말을 잡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닷가 돌멩이를 뒤집으면 잡을 수 있는 '보말', 바다에서 잡을 수 있는 자그마한 고둥 종류를 통틀어 제주에서는 보말이라고 부릅니다. '고매기'라도 부르기도 하며, 육지부에서 부르는 골뱅이나 다슬기와 비슷한 녀석이라 보면 됩니다. 삶아 놓은 보말 비록 작은 알갱이에 불과하지만 보말에는 영양소가 정말 풍부하여 과거 먹을 것이 없었던 제주사람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식재료로 쓰여 지기도 했습니다. 보말을 이용하여 국이나 죽을 끓여먹.. 2010. 7. 17.
길가다 만난 환상의 카페, 아일랜드 조르바 내가 본 가장 예쁜 카페 제주 토박이인 저는 유난히 제주의 동쪽을 좋아합니다. 조금 황량한 느낌을 주는 서쪽보다는 동쪽에 가면 왠지 모를 포근함과 감동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입니다. 서해안시대의 여파를 타고 제주에서도 서쪽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그 반대쪽에 가면 아직도 때가 덜 묻은 자연미와 풋풋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제주의 진면목을 보고자 하는 여행객들에겐 반드시 제주의 동쪽을 돌아보라 권하기도 합니다. 조금 일찍 열리는 동쪽의 하늘은 실제로도 참 곱습니다. 이름도 알려지지 않는 조그마한 동쪽의 마을 평대리에서 수십 년을 살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이제 고향을 등진지 수십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그 진가를 알아챘으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억새꽃이 만발할 때 오름 사이를 가로지.. 2010. 7. 14.
30년 전통의 멸치국수, 홀딱 반해버린 춘자싸롱 너무 평범해서 아주 특별했던 곳 보고 듣기만 했던 국수집. 무려 30년 동안 오직 한 가지 메뉴인 멸치국수만 파는 집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그곳까지 무려(?)50여km, 단지 국수 한 그릇 먹기 위하여 달려가는 것 보다는 아주 우연한 기회를 핑계 삼아 나그네의 기분으로 찾아가려 마음먹고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일찍 그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남들이 다녀온 바로는 양은냄비에 투박하게 국수를 담아내는 아주 평범하면서도 보잘 것 없는 그런 국수집이었습니다. 그런데 양은냄비에 담아낸 국수, 어디선가 아주 많이 봐왔던 익숙한 광경입니다. 그러고 보니 학창시절이었군요.. 학교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코끝을 간질이는 냄새가 있었습니다. 그 향이 너무 진하다 보니 수업에 방해될 정도였는데, 바로 멸치국물을.. 2010. 7. 12.
6천원으로 맛본 제주 전통보리밥, 곤밥보리밥 내가 가본 가장 감동스런 맛집, 곤밥&보리밥 입구에 전통향토음식점임을 알리는 입간판만 없었더라면 누가 이곳이 음식점이라고 생각이나 할까요. 조그마한 텃밭사이로 10여 미터 남짓한 거리에 돌담을 쌓아 올레길을 만들어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제주도의 가옥, 야트막한 슬레이트 지붕으로 되어있어 세찬 바닷바람이 빈번한 해안가에 위치한 가옥이란 걸 한눈에 봐도 알아차릴 수가 있었습니다. 마당에는 푸른색의 고운 금잔디가 깔려있고 가옥의 구조는 안커리(안채)와 밖커리(바깥채)로 되어있고 바깥채에 딸려있는 주방에서는 분주하게 음식이 만들어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끼니때가 되면 바깥채의 부엌(정지)에서 밥상을 들고는 종종 걸음으로 안채로 들였던 옛날 모습이 생각납니다. 군침도는 시골집의 .. 2010. 7. 5.
자장면 가격으로 먹어보는 고깃집, 서문뒷고기 격동의 세월에 젊음을 불살랐던 7080세대나 그보다 더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께서는 주머니가 너무 가벼워 끼니를 해결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배는 고픈데도 불구하고 가진 돈이 없어 시장통을 기웃거리다 메뉴판에 적힌 가격을 보고는 입맛을 다시며 뒤돌아섰던 아픈 기억... 그나마 가장 싼 가격의 국밥 한 그릇으로 시름을 달래기도 했던, 그래서 지금도 아련하게 추억이 깃들어 있는 시장통 바닥을 지나갈 때면 어려웠던 그 시절이 유난히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국밥이나 설렁탕 한 그릇에도 그 순간만큼은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에 겨웠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요즘같이 장삿속에 찌들어 있지 않고 넉넉한 인심과 훈훈한 정을 함께 느낄 수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때의 정겨운 풍경이 많이 사라져 버렸지만.. 2010.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