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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42

외국인 무단횡단을 보고 아들이 던진 한마디 요즘 차를 몰고 다니다 보면 외국인들이 정말 많이 보입니다. 대한민국 제일의 관광지인 제주도인 경우, 예전에는 관광객중 대부분이 중국이나 일본인이었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서양인들도 아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중에는 관광객이 아니라 이런저런 사연으로 제주에서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상당수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며칠 전, 제주시내에서 가장 혼잡한 교차로 중하나인 노형로터리에서 애들을 차에 태운 채 신호를 대기하고 있을 때입니다. 상대차선 너머의 인도에서 서양풍의 외국인 한 쌍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둘 다 금발을 하고 있었고, 이들의 빼어난 외모는 신호를 대기하고 있는 운전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잠시 후 인도를 얌전하게 걸어가던 이들은 좌우를 빠르게 살피더니 손을.. 2010. 7. 30.
열대야의 새벽 2시에 경비실에서 연락 온 까닭 거실에 있는 인터폰이 요란하게 울린 시간은 정확히 새벽 2시였습니다. 열대야로 시달리다보니 깊게 잠이 들지 않았던 때라 벨소리를 처음부터 감지할 수 있었고 한밤중이라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잖아도 잠을 설치고 있는 상태, 설상가상입니다. 약간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인터폰을 받아보니 경비실입니다. "주무시는데 죄송합니다. 경비실입니다." "경비실에서 무슨 일인가요?" 한밤중에 곤히 잠들어 있을 시간인걸 알면서도 깨울 수밖에 없었던 급한 사정이 있었나 봅니다. 그 급한 사정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다름 아닌 에어컨 때문이었습니다. 아래층에 살고 있는 세대에서 에어컨의 소음 때문에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다면서 경비실로 항의전화를 한 것입니다. 아래층에는 올해 초 새롭게 이사를 와, 인사도 .. 2010. 7. 23.
부부싸움 하지 말라는 딸애의 깜짝 제안 초등생 딸의 제안 슬리퍼, 욕실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죠.. 욕실의 슬리퍼가 낡아 얼마 전에 아내가 오일장에서 슬리퍼 한 개 사왔습니다. 그런데 앞쪽 발가락 부분이 트인 제품입니다. 발가락 부분이 트인 슬리퍼는 상당히 불편합니다. 욕실에서 씻다보면 물이 튀는 게 당연지사... 어쩔 수 없이 발가락 부분이 젖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젖을 때마다 발을 씻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아~ 이 귀차니즘..어찌할까요..ㅋ 결국은 견디다 못해 아내에게 잔소리를 좀 하고는 앞이 막혀있는 슬리퍼로 과감하게 교체를 하였습니다. 아~! 이 슬리퍼 너무 좋습니다..대 만족입니다. 앞을 꼼꼼하게 감싸주기 때문에 발가락이 젖을 염려가 없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던 것이.. 2010. 7. 18.
두살 조카, 모든걸 혼자 한다는데 어떡하나 혼자서도 잘해요..^^ 처남 부부가 일을 다니는 바람에 부득이 우리 부부가 조카 두 녀석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 물론 밤에는 퇴근길에 데리고 가지요. 늦게까지 일을 해야 직종이기 때문에 퇴근하고 나면 애들의 뒤를 챙길 여유가 없습니다. 하여 조카녀석들이 바로 잠자리에 들수 있도록 뒷처리를 해줘야 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날에는 하루종일 땀으로 뒤범벅이 되기 일쑤라 하루에도 몇번씩 땀을 씻겨줘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제 만으로 두 살이 채 되지 않은 녀석인데도 불구하고 웬만하면 모든걸 자기손으로 하려고 달려들기 때문입니다. 맡겨 둘 게 따로 있지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무얼 한단 말입니까. 조카녀석을 데리고 목욕을 시킨다며 욕실로 들어간 아내, 잠시 후 짜증스런 목소리가 욕실.. 2010. 7. 11.
길에서 잠자는 취객, 집에 가라고 깨워줬더니 외국인,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이 아주 많이 찾는다는 시내의 어느 골목입니다. 이른 아침 일본인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일본어로 무엇인가 중얼거리면서 시선을 두고 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술에 취한 채 노상에서 잠을 자고 있는 취객이 모습이 보입니다. 간밤에 어지간히 드신 모양입니다. 월드컵 시즌이라 밤새 축구중계를 보면서 음주를 했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하지만 도로 위, 그것도 인도가 아닌 차도위에서 잠들어 있는 광경이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볼썽사나운 광경을 뒤로하고 한참을 가다가 생각해 보니, 저 상태로 두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이미 날이 밝은지는 한참이 지났고, 곧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뉘 집 가장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저런 모.. 2010. 7. 1.
웃음보 터지게 만든 조카의 모습 춘곤증은 우리도 괴로워~건들지 마! -조카의 행동에 빵~!터져버린 사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젖병을 움켜쥐고 끼니를 해결하는가 싶더니 이내 곯아떨어집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잘 자고 있겠거니 살펴보는데, 누워 있는 모습이 가관입니다. 헛....자는 줄 알았는데...;; 슬금슬금 다가가 확인! 역시나~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살짝 귀를 대어보니 코골이 소리까지 나지막이 들려옵니다. 꼬르릉~~!꼬르릉~! 코골이 소리가 노랫소리처럼 들리기는 또 처음입니다. 방 안의 이곳저곳을 후비고 다니느라 많이 피곤했었나 봅니다. 잠들어 있는 모습이 가관이라 엄마아빠에게 보여주려고 사진을 찍어 뒀습니다. 그리곤 편한 자세로 눕히려고 손을 갖다 대니... 헉~! 깨고 말았습니다. 짜증스런 눈빛으로 한번 쫘악~! 흘.. 2010. 5. 23.
300원 들어 있는 아내의 지갑을 보고나니 300원 들어 있는 아내의 지갑을 보고나니 아주 가끔은 아내의 지갑도 열어봐야 할까 봅니다. 아내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준다는 이유로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내의 지갑 속을 들여다 볼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는 이 때문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애에게 혼쭐이 났습니다. 학교에서 돌아 온 딸이 갑자기 아빠의 지갑을 좀 구경해도 되냐고 물어옵니다. 뭔 일인가 궁금한 마음에 지갑을 내어줬더니, 지갑의 칸칸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와~아빠의 지갑 속에는 6만원이 들어있네..." ".......;;" "근데 엄마지갑에는 왜 매일같이 돈이 없는 건데?" "그래?" 알고 보니 문방구에 사야할 것이 있어 돈이 필요하다는 딸애를 자기에게는 돈이 없으니 아빠에게 달라 하라며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돈이.. 2010. 5. 20.
3천원 때문에 도둑으로 몰린 사연 3천원 때문에 도둑으로 오해 받은 사연 이른 아침부터 집안이 텅텅 비어버렸습니다. 야근 후 눈 좀 붙이고 일어나 보니 애들은 학교에 갔을 시간, 헌데 보여야 할 아내가 눈에 띠지 않습니다. 한참만에야 들어온 아내, 애들을 학교 보내고 나서 목욕탕엘 다녀왔다네요. 그러고 보니 오늘은 아내가 아르바이트를 쉬는 날입니다. 병원에 진찰받을 일이 있고 해서 예약해둔 날이 오늘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목욕탕엘 다녀왔나 봅니다.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가려고 준비를 하던 아내가 갑자기 소리를 지릅니다. "이런 내 정신 좀 봐봐..이걸 어째~~" "왜 또 무슨 일인데..?" "목욕탕에서 등 밀어준 값 안주고 그냥 왔네..." 아내는 목욕탕에 갈 때마다 등을 밀어 달라고 하고는 따로 3천원을 준비하고 다닙니다. 등만.. 2010. 3. 31.
상다리 부러지는 28가지 해물, 확 깨는 횟집 ※장사가 잘 되는지 모르겠지만 서비스도 엉망이 되어버렸고 바퀴벌레가 기어다니고 위생상태도 그렇고, 예전같지가 않네요. 글을 지울까하다가 그냥 처음 갔을때의 좋았던 추억만 남겨두려고 합니다. 가시려는분들 참고하시길..상다리 부러지는 28가지 해물, 확 깨는 횟집 -이러고도 장사가 남나?- 서울에서 블로그 지인 두 분이 제주도로 놀러왔습니다. 저녁식사를 할 시간.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던 중 누군가의 입에서 고등어회 얘기가 불쑥 튀어 나왔습니다. 얼마 전 1박2일에서 고등어회를 먹는 장면이 잠깐 나왔었는데, 고등어회 하면 일단은 제주도입니다. 서울에서는 고등어를 침을 이용하여 기절을 시키는 방법을 활용하여 간혹 고등어 회를 파는 식당을 볼 수 있지만 여간해서는 서울에선 꿈도 꿀 수 없는 것이 고등어회입니다. .. 2010. 3. 26.
귀가 늦어 찾아 나선 딸, 이유를 알고 보니 귀가 늦어 찾아 나선 딸, 이유를 알고 보니 학교 갔던 딸애가 집으로 들어올 시간이 한참이 지났는데도 들어오질 않습니다. 아들 녀석 같으면야 잠깐 친구들하고 노느라 늦어지는 거겠지 하지만, 딸애의 늦은 귀가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닙니다. 요즘 사회가 어지간히 뒤숭숭해서 말입니다. 전화라도 있으면 해보기라도 할 텐데, 안절부절 못하던 아내가 결국은 찾아 나서고 집에서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급한 연락에 대비하여 제가 기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대략 한 시간 정도 흐른 시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신발을 신는 둥 마는 둥 뛰쳐나갔습니다. 딸애가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활짝 웃는 딸애의 얼굴을 보고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딸애를 찾아 나간 아내에게 전화를 했더니 근처에 있었는지 바로 쫓아 들어.. 2010. 3. 24.
집나간 아내 하루 만에 스스로 돌아온 사연 애들 데리고 집나간 아내 하루 만에 돌아온 사연 결혼 12년 동안 정말 옴팡지게 부부싸움을 해본 것이 딱 두 번입니다. 신혼 초에 제대로 크게 한번 붙었었죠. 하지만 아내가 그만 사랑하는 아들을 놔두고 나가는 바람에 제가 부리나케 달려 나가 3분 만에 모시고 온 적이 있습니다. 글로 다 적지는 못했지만 정말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었지요. "담부턴 절대 안그럴테니 이번 한번만 봐달라고..." 그렇게 첫 위기는 무사히 넘겼습니다. 이글을 쓰고 난 후 가장 인상에 남는 댓글이 있습니다. 이었습니다. 아주 뼈아픈 댓글이었죠. 그래도 한분만 빼고는 많은 분이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첫 번째 라운드 보기 그 후론 이렇게 못난 놈으로 쭈욱 살다가 3년 전쯤에 제대로 또 한 번 붙었습니다. 이번에도 첫 번째 싸움 .. 2010. 3. 19.
집나간 아내, 3분만에 모시고온 웃긴 사연 집나간 아내, 3분만에 모시고온 웃긴 사연 -부부싸움은 여자가 고단수?- 부부싸움 자주 하시나요? 결혼을 하기 전에는 절대로 부부싸움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을 해보지만 그게 맘대로 되는 일이 아니죠. 때로는 가끔 싸우기도 하면서 살아야 서로의 소중함도 일깨워주고 사는 맛도 있지 않겠냐 하지만 이제 12년차인 저의 짧은 경험으로는 될 수 있으면 싸우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아! 물론 조그마한 다툼 정도는 어쩔 수 없다지만 비교적 큰 싸움 뒤에 오는 상실감이나 후유증은 감당하기 힘들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하고 12년 동안 솔직히 말해 지독할 정도로 큰 싸움을 한 적이 딱 두 번 있었습니다. 몇 년 전에 있었던 두 번째 싸움은 그동안 쌓여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간신히 넘겼다 치지만.. 2010. 3. 11.
씁쓸했던 어느 엄마의 자식사랑 씁쓸했던 어느 엄마의 자식사랑 떡볶이를 유난히 좋아하는 딸애는 항상 아빠인 제가 집을 나설 때면 어디를 가는지 꼭 물어봅니다. 아빠의 용무가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 아니고 돌아올 때 좋아하는 떡볶이를 꼭 사오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런 걸 재보다 잿밥에 관심 있다고 하나요. 어쨌거나 오늘도 늘 가던 분식집에 떡볶이를 사러 들어갔는데 유난히 사람들이 붐빕니다. 떡볶이 2인분을 포장해달라고 하고는 잠시 기다리는 사이에 이제 갓 유치원생으로 여자어린이가 분식집안으로 들어오면서 큰소리로 외칩니다. "아줌마 김밥 있어?" ".....;;" 어디선가 들려오는 당찬 목소리에 깜짝 놀란 주인아주머니는 바쁜 일손을 멈추고는 탁자 너머로 고개를 쳐들고서야 너무 작아 보이지도 않았던 여자어린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초.. 2010. 3. 3.
한밤중 날라 온 딸애의 앙증 메시지 엄마에게 돌대가리 소리 듣고 자존심 상한 딸 -얼마나 속상했으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전쟁. 이제 초등학교3학년에 올라가는 딸애와 아내의 얘기입니다. 둘의 전쟁을 말로 표현을 못해서 그렇지 용호상박이 따로 없습니다. 그나마 아빠인 제가 집에 있을 때는 둘의 전쟁이 잠시 쉬어가는 시간입니다. 아옹다옹 하지 말고 좀 조용히 살자고 허구헌날 얘기를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둘의 전쟁은 아빠인 제가 야근을 하기위해 출근을 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어젯밤에는 제대로 붙은 모양입니다. 참다못한 딸애가 야근을 하고 있는 아빠에게 전화를 할 정도면 안 봐도 훤합니다. 근무시간 중에 날라 온 문자메시지. 딸애가 보낸 겁니다. '진짜 속상해 아빠, 내가 돌대가리면 엄마는 뭐야?' 문자의 내용만 봐도 .. 2010. 2. 21.
난생처음 여자가 운전하는 택시를 타보니 여성택시기사가 말하는 힘든 세상, 더 힘들게 하는 것들 시골에 급한 볼일이 생겼습니다. 비록 밤늦은 시간이기 하지만 다녀와야 할 정도로 급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감기몸살을 앓아 약 기운에 약간은 혼미한 상태라 운전을 하고 간다는 것이 탐탁치가 않습니다. 망설이고 있는데 아내가 결국은 자동차 키를 빼앗아 버렸고 택시를 타고 가랍니다. 50km가 넘는 곳이라 택시비도 만만치 않게 나올 듯하지만 그렇다고 택시비 아끼자고 상태가 엉망인 몸으로 운전을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택시회사로 콜을 하고는 바로 현관문을 나섰습니다. 머뭇거릴 여유 없이 총알같이 달려오는 게 요즘 콜택시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주차장으로 내려오자마자 휴대폰이 울립니다. "택시 부르셨죠? 어디계세요?" 헛, 상냥한 여자목소리입니.. 2010.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