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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아들의 마지막 운동회에 다녀오다 요즘 운동회가 한창이지요. 초등학교에서 치르는 행사 중에 가장 화려한 잔치이기도합니다. 저희들이 어렸을 적에는 오직 가을에만 운동회가 열렸었지요. 그래서 명칭도 '가을운동회'라고 부르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계절의 개념이 완전히 사라졌지요. 봄이든 가을이든 학교의 실정에 맞게 적당한 날짜를 골라 치르는 것이 보통입니다. 엊그제 토요일에 저희 애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열렸답니다. 운동회가 열리기 한참 전부터 아들 녀석의 엄포 아닌 엄포가 있었지요. 이번 운동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아빠가 참석해야 한다는 겁니다. 왜냐고 물었죠. 이유인즉 마지막 운동회라는 겁니다. 딴에는 그렇습니다. 이제 6학년이니 초등학교시절 마지막 운동회가 분명합니다. 내년이면 중학생, 더 이상 아기자기한 운동회는 즐길 수.. 2011. 5. 10.
휴대폰 버리고 싶다는 딸애, 이유 듣고 빵 터져 사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애에게 휴대폰을 사준지 이제 고작해야 2개월 남짓이네요. 두 살터울인 오빠가 휴대폰을 사는 바람에 졸지에 득템을 하고는 좋아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답니다. 처음에는 어린애들에게 휴대폰을 사주면서도 이게 잘하는 짓인가 싶더라구요. 유용하게 잘 써 주리라 기대하며 사주긴 했지만 두 달 정도를 가만히 지켜보니 처음에 염려했던 부분들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가장 큰 문제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지요. 등교를 하면 휴대폰을 쓸 수 없도록 학교 측에서 엄격하게 방침을 세워놓고 있고, 학교를 파하고 나서도 학원 갔다오랴, 숙제하랴 하다보면 휴대폰 만지작거릴 시간조차도 없어 보이더군요. 며칠 전이었지요. 휴대폰의 배터리를.. 2011. 4. 29.
군대가는 현빈을 본 딸애의 빵! 터지는 한마디 군대가는 현빈을 본 딸애의 빵! 터지는 한마디 인기배우 현빈이 출연했던 드라마 시크릿가든이 한참 주가를 올리던 때였지요. 저야 본래 드라마에는 관심이 없기에 내용은 물론, 출연하는 배우도 주연 정도만 겨우 이름을 알고 있었답니다.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딸애가 갑자기 다가와서 아빠에게 했던 말이 있답니다. 자신은 나중에 커서 '사회지도층'이 될 거라며 큰소리를 쳤었는데, 이 말을 듣는 순간 황당하긴 했지만, 아내에게서 자초지종을 듣고 그 뜻을 알고 나서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드라마 주인공이었던 김주원(현빈)이 스스로 자신은 사회지도층임을 자처하며 사용했던 대사로, 이후 순식간에 유행어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도 그때서야 알게 되었지요. 딸애의 이 같은 희망사항에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가... "사.. 2011. 3. 8.
팔불출 아빠를 위해 딸애가 만들어준 요리 아내자랑을 늘어놓은 남편을 두고 팔불출이라 한다지요.. 그럼 딸 자랑을 하는 아빠는 뭐라 하나요? 마찬가지 팔불출이라구요? 뭐 좋습니다. 팔불출 소리 들어도 좋으니, 해야 할 건해야 하겠습니다. 하는 짓이 너무 예뻐서 자랑을 안 하고는 못 견디겠거든요^^ 어제, 완연한 봄 같은 토요일 주말이었지요. 마침 쉬는 날이라 사진이나 찍으러 나가려던 참이었답니다. 이를 보던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조금 있으면 학교 갔던 애들도 올 건데, 점심 먹고 같이 나가지, 왜 혼자 나가냐' 이겁니다.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늦어 버릴 것 같아 고집을 좀 부리다 보니, 부부싸움 정도는 아니고, 생각지도 않았던 실랑이가 아침부터 있었드랬죠. 바닷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딸애에게서 전화가 오더군요. '아빠, 언제 오냐구.' .. 2011. 3. 6.
아들과 딸에게 휴대폰을 사주면서 느낀 차이점 새학기 선물로 남매에게 휴대폰을 사줬더니 남매를 키우는 부모님들, 특히 큰애가 아들이고, 작은애가 딸인 학부모들께서는 많이 공감하실 거라 봅니다. 녀석들이 마냥 어리광을 부리는 유아 때는 그런 걸 몰랐는데,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확연하게 남녀의 차이가 드러나게 되더군요. 자칫 성차별이라 할진 모르겠으나 부모 된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아들이 커갈수록 의젓해졌으면 좋겠고, 또한 사려 깊고 부모의 입장을 조금씩이라도 헤아렸으면 좋겠지만 기대와는 정 반대더군요. 이런 부분에서는 오히려 딸이 아주 적극적입니다. 간혹 "아빠 힘들지? 어깨 주물러 줄까?" 하는 딸애를 볼 때면 애가 아니고 어느덧 어른이 되었구나를 느끼게 되는데요, 문제는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둘의 차이가 더 심하다는 .. 2011. 3. 4.
비행기 처음 타는 딸애의 한마디에 빵 터진 사연 비행기를 타고 첫 서울구경을 가는 딸애가 가는 날 아침부터 제대로 일을 저질렀습니다. 뭐 큰일은 아니구요, 이른 시간에 공항으로 가야하기에 부지런을 떨고 있던 아침에 딸애의 한마디에 온가족이 아침부터 배꼽을 잡고 방바닥을 굴렀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여행길이 되라는 워밍업 제대로 한 셈입니다.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3박4일간의 가족여행을 떠나기 전, 나름대로 며칠에 걸쳐 꾸준히 계획을 세운 건 아빠인 저 혼자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는 딸애도 스스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바로 처음 타는 비행기에 대한 사전 정보를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문제는 같이 여행을 떠나는 아들 녀석에게서 부터 발단이 되었습니다. 아들 녀석은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비.. 2011. 2. 18.
수학 점수 35점 받아 왔던 초등생 딸애, 지금은 35점 받았던 딸애가 건네준 시험 성적표 정확히 1년 반이 지났네요. 지난해 7월에 35점짜리 수학 점수로 집안을 발칵 뒤 집어 놓았던 딸애의 이야기를 블로그를 통해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성적표를 받아 든 아내는 실신 직전의 상태까지 갔었고, 아빠인 저 또한 약간의 충격은 받았지만 당사자인 딸애는 이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고는 안도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35점이라는 어이없는 점수를 받아 와 놓고도 '한 번의 실수'라며 엄마 앞에서 당당하게 큰소리를 치던 딸애, 하지만 일기에서 만큼은 자신이 받아온 점수에 대해 실망을 감추지 않았었습니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고 자존심이 유난히 강한 애였기 때문입니다. 정말 실수였음을 말해주듯 두 번 다시는 그런 터무니없는 점수를 받아 온 적은 없었으나 그렇다고.. 2010. 12. 11.
딸애가 받아 온 선생님의 쪽지에 감동한 사연 시험! 시험! 시험! 언제면 시험에서 해방되는 날이 올까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이 불과 열흘 전에 '중간고사'를 치렀는데, 오늘 또다시 '제학력평가'라는 시험을 봐야합니다.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시험 탓에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며칠 전에는 아들 녀석이 밤늦도록 못 다한 것이 있다면서 새벽 6시에 깨워 달라고 부탁을 하더니, 결국 동도 트기전인 새벽에 눈을 비비며 책상 앞에 앉는 녀석을 보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요, 정말 이렇게 애들을 키워야 하나 싶더라구요. 얼마나 피곤하고 졸렸으면 아침밥상위에 올려놓은 국에 코를 빠트리는 해프닝도 있었답니다. 아들 마음 상할까봐 억지로 웃어넘기기는 했지만, 결코 웃어 넘겨서는 안 될 일이었지요. 공부와 학.. 2010. 11. 23.
약속을 지키지 못한 딸애의 뜨끔한 문자메시지 2년 전에 갔었던 최남단 마라도, 오랜만에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오후에 마라도에서 나와 제주시로 달려오는 중 한통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하였습니다. 집에서 온 것은 확실한데, 운전 중에 얼핏 보고는 상당히 심각한 메시지라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뛰는 심장을 잠시 억누르며 생각해 보니 딸애가 보낸 것이 분명합니다. 바로 오늘이 중간고사의 성적발표가 있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메시지를 보낸 딸애는 이제 초등학교 3학년, 5학년인 아들도 같은 날에 시험을 치렀지만 아들의 성적발표는 제때에 이뤄졌지만 딸애의 반에서는 불가피하게 하루가 늦춰졌기 때문입니다. 문자메시지만 놓고 본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운전 중이긴 했지만, 즉시 집으로 .. 2010. 11. 17.
골초아빠를 금연하게 만든 딸의 한마디 중학교에 다니는 딸의 한마디에 강한 충격을 받고 담배와 담을 쌓은 사람이 있어 소개를 합니다. 같이 일을 하는 직장의 동료인데, 금연을 결심하고 전혀 흡연을 하지 않은지 벌써 5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하루에 담배를 두 갑 이상 피우던 골초였고, 동료직원들 중 누구한사람, 이 직원이 담배를 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동안 수차례 금연을 결심하고, 다시 피우고를 반복하며 양치기 소년 같은 행동을 습관적으로 해왔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에는 금연을 시도하다가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간적도 있는데, 그 원인이 담배를 피우지 않아 생기는 금단현상이라는 판단을 의사로부터 받아내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다시 흡연은 시작되었지요. 이정도면 심각한 니코틴 중독환자라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I'm g.. 2010. 10. 13.
라면 먹고 학교 가랬더니, 빵 터진 딸의 반응 이래서 딸애를 여우라고 하나요? 라면. 참 좋아 하시죠? 라면이 국민적인 부식(또는 주식)거리로 사랑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애들을 앞에 두고, 배 곪았던 지난시절 얘기를 할 때조차도 오죽했으면 "밥 없으면 라면 먹으면 되죠."라고 했을까요. 어른들이야 부식이나 간식거리도 가끔씩 라면을 즐겨 드시지만, 애들은 또 그게 아니지요. 오히려 밥보다는 라면을 더 좋아합니다. 아마도 주식으로 먹으라고 해도 마다할 애는 없을 듯. 저희 집인 경우 새벽 7시면 알람이 울리고 가족 모두가 잠에서 깬 후, 아내는 아침식사준비를, 애들은 차례대로 욕실로 들어가서 눈꼽 떼고, 학교 갈 준비하고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 평소와.. 2010. 9. 19.
딸애가 경악한 아빠의 패션 초등생 딸애의 눈에도 거슬렸던 아빠의 패션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애. 날이 갈수록 보는 눈이 예리해지고 엄마아빠의 일거수일투족에도 사사건건 간섭을 하려듭니다. 대충 넘어가는 식이 없으니 이제부터는 바짝 긴장을 해야 할 듯합니다. 실제로 딸애에게 제대로 한방 먹은 일이 바로 어제 있었습니다. 시내에서 볼일을 보던 아내로부터 걸려온 전화. 점심을 밖에서 간단히 해결하자고 합니다. 얼핏 보기에도 30도를 훌쩍 넘을 것 같은 무더운 날씨. 간단하게 챙겨 입고는 딸애와 함께 승강기를 타고 내려갈 때였습니다. "아빠~! 단추 좀 매지??" 딸애의 뜬금없는 말 한마디에 순간적으로 움찔한 나는 고개를 돌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니 눈에 거슬릴 정도의 모습은 아닌 것으로 보였습니다. 폴로티를 입을 때마다 늘 해왔던 .. 2010. 8. 18.
300원 들어 있는 아내의 지갑을 보고나니 300원 들어 있는 아내의 지갑을 보고나니 아주 가끔은 아내의 지갑도 열어봐야 할까 봅니다. 아내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준다는 이유로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내의 지갑 속을 들여다 볼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는 이 때문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애에게 혼쭐이 났습니다. 학교에서 돌아 온 딸이 갑자기 아빠의 지갑을 좀 구경해도 되냐고 물어옵니다. 뭔 일인가 궁금한 마음에 지갑을 내어줬더니, 지갑의 칸칸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와~아빠의 지갑 속에는 6만원이 들어있네..." ".......;;" "근데 엄마지갑에는 왜 매일같이 돈이 없는 건데?" "그래?" 알고 보니 문방구에 사야할 것이 있어 돈이 필요하다는 딸애를 자기에게는 돈이 없으니 아빠에게 달라 하라며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돈이.. 2010. 5. 20.
달리기 4등, 딸애가 눈물 흘린 이유 달리기에서 4등, 딸애가 눈물 흘린 이유 -4등으로 골인, 아빠 얼굴 보자 닭똥 같은 눈물-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건,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건, 어린 딸애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 굴 때면 왜 이렇게 가슴이 아린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자식인데도 불구하고 아들이 흘리는 눈물에는 비교적 덤덤한데, 딸애의 눈물은 왜 이렇게 애잔하게 가슴을 파고드는지 모르겠네요. 지난해에는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전면 취소되었던 초등학교의 운동회가 토요일인 어제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운동회하면 가을을 연상시킬 정도로 계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적당한 시기를 골라 학부모들의 의견을 절충하여 개최를 한다고 합니다. 얼마 전부터 학교에서 돌아온 딸애는 매일 같은 자랑거리가 하나 늘었습니다. 운동회.. 2010. 5. 2.
딸이 학교에서 보낸 빵 터진 만우절 문자 딸이 학교에서 보낸 빵 터진 만우절 문자 만우절인걸 알면서도 학교 가는 애들에게는 내색을 안했습니다. 농담 비슷하게라도 한마디 건네면서 오늘이 무슨 날인지 인식을 시켜주려다가 말았는데, 행여 학교에서 짓궂은 장난이라도 할까봐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 듯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금 전 3학년에 다니는 딸애로부터 문자메시지가 하나 날아들었네요.. 번호를 보니 모르는 번호로 보아 친구 휴대폰을 빌린 것 같은데, 아침부터 아빠의 기분을 한껏 북돋아 주는 상쾌한 메시지입니다. "아빠~! 나..딸....이 세상에서 아빠가 젤 잘생긴 것 같아~~멋쟁이 울아빠~!" 사랑하는 딸로부터 이런 문자를 받고 기분이 좋지 않을 아빠가 없죠.. 욘석이 사람 들뜨게 만드는 재주가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잠시 후 또 날라든.. 2010.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