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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7

어버이날이면 나를 울리는 28년 전 어머니 솜씨 너무 소중한 어머니의 28년 전 베개 어버이날이 따뜻한 봄이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따스한 햇볕이 아파트 베란다로 스며들 때면 가끔 한번씩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베개에 햇볕을 쬐는 일입니다. 메밀로 만든 오래된 베개라서 세월이 흐를수록 먼지도 많이 생기고 그러네요. 그럴수록 자주 햇볕을 쬐어야 하는데 그게 맘대로 안 될 때도 있습니다. 겨울철 동안 베개 겉은 갈아 끼웠어도 한번도 햇볕을 쬔 적이 없는 메밀베개, 몇 일전 따스한 봄 햇볕을 쬐었습니다. 28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정말 엊그제 같은데 지금 세어 보니 28년이네요.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입니다. 학교에 가려면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2시간을 이동한 후 다시 걸어서 20여분을 이동해야 학교에 갈 수 있었으니 집에서 통학을 하는 것.. 2010. 5. 8.
오십 원 때문에 울고 웃었던 35년 전 사연 오십 원 때문에 울고 웃었던 35년 전 사연 신종플루 때문에 가을소풍을 못 가게 되었던 딸애가 고대하던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딸애가 다니는 학교의 전체 학년 중 2학년에만 확진환자가 발생하여 제외되었었는데, 그 때 못 갔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소풍을 다녀왔는데요, 기대했던 소풍을 못가는 줄 알았던 딸애의 얼굴에는 그나마 생기가 돌고 있습니다. 소풍을 다녀오는 딸애를 보니 35년 전 소풍에 얽혔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습니다.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에는 저희 집이 이렇게 가난한줄 몰랐습니다. 아니 입학하고 나서도 얼마동안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다른 애들과 다를 바 없이 어깨에는 새 가방을 짊어졌고 가슴에는 하얀 손수건까지 보란 듯이 매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입학식에 참석을 하였습니.. 2009. 11. 2.
처가와 뒷간, 진짜 멀리 있으면 좋을까? 처가와 뒷간, 진짜 멀리 있으면 좋을까? 여자에게 있어 친정은 정신적 안식처 결혼한 여자에게 있어 친정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기혼여성 앞에서 ‘친정’이란 말을 꺼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엄마’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바로 친정엄마인 것이죠. 예로부터 사랑하는 딸이 시집을 가게 되면 딸에게 “여자는 출가하면 외인이다. 죽어도 그 집에서 귀신이 되거라.” 라고 극단적인 당부를 한 것만 보더라도 앞으로 시댁에서 살아가야할 딸의 고충을 알고 있기에, 또한 시집살이를 하면서 자신을 떠나보낸 엄마의 애틋한 마음을 이제는 조금이라도 헤아릴 수 있기에, 같은 전철을 밟으며 살아가야 하는 여자들만의 애환을 품고 애절한 그리움으로 엄마를 떠올리는 것일 겁니다. 옛말에 보면 뒷간과 처가는 멀리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2009. 10. 6.
굶어 죽어도 금을 팔 수 없다는 아내 굶어 죽어도 금을 팔 수 없다는 아내 이번 달에도 직장에서는 봉급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경영난 때문에 불가피하게 미룬다는 공고문이 대문짝만하게 또 붙었습니다.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제때에 봉급이 나오지 않는 빈도가 점점 심해집니다. 직원들 봉급 주기조차도 버거울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회사가 주변에도 정말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받는 봉급이 생활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샐러리맨들에게 봉급이 안 나온다면 그 타격은 말도 못합니다. 한달을 뒤로 미뤄 한꺼번에 나와 주기라면 한다면 그나마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그것도 지속적이다 보니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러다가 무슨 일 나는 것은 아닌지, 늘 걱정이 앞섭니다. 봉급에 의해 고정적으로 지출을 해야 하는 집에서도 봉급이 미뤄지는 날이면 아내의 .. 2009. 9. 25.
어머니와 24년 된 냉장고의 사연 어머니와 24년 된 냉장고의 사연 주방 뒤 베란다의 한켠에는 낡은 냉장고가 하나 있습니다. 아내는 이 냉장고에 신김치나 생수 등 자주 꺼내지 않는 음식들을 보관해 놓고 있었습니다. 1998년도에 결혼할 때 아내가 버리자고 했던 미니냉장고입니다. 그런데 제가 극구 만류하여 지금까지 아무 탈 없이 잘 써왔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아내가 냉장고의 냉기가 없어졌다며 저를 부릅니다. 음식들을 꺼내고 이리저리 살펴보니, 노란 액체가 흘러내린 것이 보입니다. “어딘가 고장이 났구나!” 생각하고는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하려고 수화기를 들었는데, 아내가 한소리 합니다. “이제 그만 버리자.”고 말입니다. 지금껏 고장 없이 잘 버텨 와준 미니냉장고, 그러고 보니 쓸 만큼 썼습니다. 그동안 사용하면서 잔고장이라도 나고 그랬으.. 2009. 9. 11.
27년전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베개 어머니의 혼이 담긴 27년 지난 베개 봄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지십니까? 뭐 꼭 봄 햇살이 아니어도 따스한 햇볕이 아파트 베란다로 스며들 때면 가끔 한번씩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베개에 햇볕을 쬐는 일입니다. 메밀로 만든 오래된 베개라서 세월이 흐를수록 먼지도 많이 생기고 그러네요. 그럴수록 자주 햇볕을 쬐야 하는데 그게 맘대로 안될 때도 있습니다. 겨울철 동안 배개겉은 갈아 끼웠어도 한번도 햇볕을 쬔 적이 없는 메밀베개, 몇 일전 따스한 봄 햇볕을 쬐었습니다. 27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정말 엊그제 같은데 지금 세어 보니 27년이네요.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입니다. 학교에 가려면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2시간을 이동한 후 다시 걸어서 20여분을 이동해야 학교에 갈 수 있었으니 집에서 통학을 하는 .. 2009. 4. 4.
한 겨울 맨손으로 빨래하는 할머니 차디찬 용천수에 장갑도 끼지 않고 빨래하시는 할머니 최첨단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가끔 아주 오래전 어릴 적에 봐 왔던 모습들을 접할 때면 잔잔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걷노라면 아주 가끔씩은 그 시절 그 추억이 떠오르게 하는 향기 나는 모습들을 마주하곤 합니다. 어릴 적에는 매일같이 접했던 마을 빨래터의 정겨운 풍경을 보니 새삼스레 옛 추억이 밀려옵니다. 수도가 없고 물이 귀했던 어린시절에는 모든 빨래를 바닷가에서 해결을 했습니다. 제주도에는 마을마다 바닷가에 용천수가 솟아오르는 곳을 개조하여 공동 빨래터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물론 빨래만이 아니고 바닷물에서 멱을 감고 몸을 헹구는 용도로도 사용을 하였죠. 어머니가 빨랫감을 고무다래에 넣고는 빨래터로 향하시.. 2009.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