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N서울타워 사랑의 자물쇠, 흉물일까 명물일까
남산 N서울타워 전망대 철망에 걸린 자물쇠, 과연 몇 개나 될까요? 수만 개라는 사람도 있고 수십만 개는 어렵잖게 넘을 것이라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사랑의 언약을 하려는 연인들이 그 증표로서 하나하나 걸어놓기 시작한 자물쇠는 이제 남산의 명물이 된지는 오래인 것 같네요.
얼마 전에 남산 서울타워 전망대에 걸려 있는 사랑의 증표인 수십만 개 자물쇠를 직접 보고 왔답니다.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남산 사랑의 열쇠를 두고 철갑을 두른 남산위의 소나무에 비유를 했던 멘트가 떠오르네요. 바로 애국가 2절의 첫 소절이기도 합니다.
찾아간 날이 주말이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지금도 쉴 새 없이 수많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 자물쇠는 걸어지고 있더군요. 오래도록 변치말자며 사랑의 언약을 하는 연인들은 물론이고 가족의 건강을 바라는 소망에서부터 어린학생들의 학교생활에서의 희망을 담아놓은 자물쇠에까지 사연도 많고 자물쇠의 종류도 각양각색입니다.
<지난해 7월, 녹슨 철조망을 철거하며 따로 설치해 놓은 사랑의 자물쇠 트리>
과거에는 연인들의 사랑의 증표로만 걸어 놓는다고 알려진 남산 사랑의 자물쇠는 이제는 갖가지의 사연을 넘어 남산을 다녀간 흔적을 새겨놓는 도구로도 사용되면서 남산전망대의 철망은 완전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었답니다.
지난해였지요. 녹슨 자물쇠로 인하여 철조망이 지저분해지고, 전망이 보이질 않자 N서울타워에서는 철조망에 걸려있던 수많은 자물쇠들을 철거하여 '자물쇠 트리' 라는 조형물을 세워 그곳에 따로 자물쇠들을 옮겨 놓았지요. 대신 자물쇠를 철거한 자리에는 유리펜스를 설치하여 막혀있던 전망을 해소하기도 하였습니다. '잃어버렸던 전망도 살리고 연인들의 추억도 살리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한번 볼까요.
트리뿐만이 아니고, 뒷부분의 철조망에도 가득 걸려 있는 자물쇠들.
톡톡튀는 자물쇠들도 상당수 보이더군요.
와이어 형식으로 길게 만들어진 자물쇠입니다. 자물쇠처럼 굵고 긴 사랑을 원하는 연인들이 걸어 놓은 듯합니다.
사람들이 출입하기 힘든 철조망에는 물론이고~
전망대 인근에 몇 그루 없는 소나무의 가지가지마다 자물쇠에 걸려 있고~
걸수 있는 고리만 보이면 그곳에는 영락없이 자물쇠가 걸려있습니다.
지금쯤이면 이 나무에도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물쇠들이 걸려 있겠죠.
이 정도면 명물이기 보다는 흉물에 가까워 보입니다.
처음에는 서울타워의 동쪽 전망대 방향으로만 자물쇠 트리가 설치된 줄 알았는데, 서쪽 전망대에는 더욱 많은 자물쇠들이 걸려 있더군요.
어른들은 고개를 들면 서울시내를 어느 정도는 조망이 가능하겠지만, 어린이들은 엄두도 낼수 없겠더군요. 도무지 틈이 보이질 않습니다. 조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쉽지만 그나마 이곳은 자물쇠를 걸어 놓을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 곳으로 보이더군요.
위쪽 공간에도 조만간 자물쇠들이 가득 들어 찰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에도 열쇠를 던지지 말라는 안내문구가 쓰여져 있습니다.
철판으로 용접을 하여 만들어 온 독특한 수제 자물통이 시선을 잡아끕니다.
자물쇠에 사연을 적어 놓는 어린이의 모습
남산은 예로부터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서 서울구경 시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증표와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저 또한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처음가보고 인증샷을 찍어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을 했던 추억이 있답니다.
과거에는 서울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시원한 전경에 많은 사람들이 남산을 찾았다면 이제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과 추억을 새겨 놓는 곳, 연인들이 사랑의 징표를 아로 새기는 사랑의 성지로 거듭나는 모습입니다. 때문에 사랑의 자물쇠 하나만을 보기위해서라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제는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로맨틱의 상징이 되어버린 남산 사랑의 자물쇠, 철조망 너머로 보여 지는 서울시내의 전망보다도 더욱 유쾌한 볼거리를 선사하며 남산을 꼭 찾아가야 하는 이유가 되어버린 사랑의 자물쇠, 흉물로 변해갈 것인지, 명물이 되어 오래도록 시민들의 자랑거리가 될 것인지는 자물쇠를 걸어 놓는 시민들 스스로의 몫인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직접가본 광어도미축제장, 보고 먹는 재미가 쏠쏠 (33) | 2011.05.26 |
---|---|
가을이 제철이라는 갈대밭, 지금보니 이런 풍경이 (44) | 2011.05.24 |
신비의 하얀 소나무, 직접 보고 오다 (36) | 2011.03.20 |
처음 가본 아침고요수목원의 안타까운 두 얼굴 (44) | 2011.03.07 |
억! 소리 나는 럭셔리 펜션, 하룻밤 묵어보니 (64) | 2011.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