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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4대독자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무릎 꿇은 사연

by 광제 2011.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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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잇기 위한 아버지의 몸부림?


귀농과 안락한 전원생활을 꿈꾸며 서울에서 제주도에 내려온 지 벌써 20년, 하지만 농촌 생활의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전원생활은 그저 꿈에 불과했지요. 끝내는 농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타지에서 샐러리맨 생활을 해온지도 15년이 훌쩍 넘은 한 부부가 있습니다.

남들처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어렵다는 제주도 사투리도 현지인 못지않게 능숙하게 구사를 할 정도로 제주도가 고향이 되어 버린 지금, 이제는 제주도를 떠나서는 살수 없겠다는 40대의 가장에게 언제부터인가 남들에게는 얘기하기도 부끄러운 고민이 하나 생긴 것입니다.

젊은 부부 두 사람이 맞벌이를 하며 타지에서 적응하려고 애쓰는 사이, 이들 부부에게 하나뿐인 외동아들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던 것이었지요. 이제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는 아들 녀석, 바쁘다는 핑계로 잠깐 방심을 했던 것이 화근, 1년 전부터 모든 일을 신경질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몇 개월 전에는 담배를 소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지요.

사회적으로는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예상치 않게 가정에서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된 것이었지요. 수도 없이 타이르고 심지어 매를 들어 보기고 했지만 이미 삐딱선을 타기 시작한 아들을 쉽게 걷잡을 수는 없었지요. 이럴수록 더욱 애간장이 타 들어갔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아들 녀석이 4대 독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신 또한 3대독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귀하게 살아온 몸이어서 그랬을까요. 매사에 아들에게 조심스러웠던 주인공. 더 이상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는지 자포자기 상태의 모습은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측은하게 만들더군요. 최소한 4대독자를 키우는 아버지의 마음이란 우리가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늘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기적처럼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늘 그늘이 드리워진 얼굴을 하고 있는 그가 얼마 전부터는 과거의 활기 넘치는 표정을 되찾은 것이었지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이들 부자사이에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조심스러워 입을 열지 않던 주인공의 대답을 듣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바로, 아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사람들이 왕래가 빈번한 대 도로변에서 무릎을 꿇고는 '앞으로 내가 너에게 아빠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다. 미안하다'라는 말 한마디가 전부. 충격요법을 쓴 듯 한데, 효과가 있었는지, 그 후로 아들 녀석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부분이 아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모르지만, 결과는 둘째 치고, 애초에 아들 앞에서 어떻게 무릎을 꿇을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아들을 키우는 같은 아버지로서 놀랬던 부분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아버지란 존재가 날이 갈수록 작아지고 보잘 것 없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지만 삼강오륜의 윤리와 도덕을 배우고 자란 우리들의 일반적인 사고방식으론 쉽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들에게 있어 아버지란 존재. 못된 아들에게 회초리를 들고 나서도 뒤돌아서면 눈물을 훔치시던 아버지. 항상 자식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아버지상이었습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다른 이에게 무릎을 꿇는 일은 자주 봐 왔지만 아들에게 직접 무릎을 꿇는 일은 몇 번을 생각해도 씁쓸하기만 합니다.

다만 일반인들과 다른 것이 있다면 4대독자를 아들로 두고 있다는 점. 대를 잇기 위해서라면 아버지로서의 역할과 존재가치가 흔들려서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선 조금 더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할듯합니다. 어쨌거나 다행인 것은 말썽꾸러기 아들이 담배도 끊고 예전의 착실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너무나도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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