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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동네 맛집 주인할머니의 너무나 당당했던 반찬 재활용

by 광제 2012.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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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걸린 반찬재활용, 너무 당당했던 주인장의 태도, 헉!

동네 가까운 곳에 자주 가는 단골 맛집 한곳 정도는 있을 겁니다. 특별히 맛이 있어서만은 아니지요. 배가 출출할 때, 혼자라도 부담 없이 간단하게 먹고 나올 수 있는 그러한 음식점 말입니다. 이왕이면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집에서 차를 몰고 3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그러한 집이 있습니다. 내장탕을 구수하게 만들어내는 맛집으로 대부분의 단골들은 인근 동네사람들입니다. 주인할머니의 구수한 입담, 그리고 어머니가 담아주는 집 반찬처럼 투박하면서도 푸짐하게 덜어 내주는 반찬은 이집만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집에서 예상치도 못한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며칠 전, 오랜만에 내장탕 한 그릇 먹으려고 찾아갔습니다. 어김없이 미소로 눈인사를 건네주십니다. 단골이든 처음 오는 사람이든 반갑게 맞아주시는 주인할머니, 안면이 조금만 있어도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잠시 기다릴 때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옆 테이블을 정리하던 주인 할머니가 먹다 남은 반찬을 주방으로 들고 들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당연히 음식물 쓰레기로 분리하겠지 했는데,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광경이 펼쳐집니다.



주방 한 켠 싱크대 위에는 반찬을 담아 놓은 플라스틱 용기, 다른 한쪽에는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용기가 있었는데, 쓰레기통으로 들고 간 반찬그릇에서 반찬의 일부를 주섬주섬 걷어내더니, 남아있는 반찬을 그대로 반찬용기에 털어 넣는 것이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반찬 재활용 광경을 직접 눈으로 본 것이지요. 하필이면 주방에서 가장 가까운 테이블, 바로 앞에서 응시할 수 곳에 앉아 있던 터라 할머니의 조그마한 동작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왔던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바로 다음에도 계속해서 벌어졌습니다. 바로 조금 전에 남은 반찬을 쏟아 넣은 그 용기에서 반찬을 담아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우리 테이블위로 셋팅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헉! 이걸 어떻게 먹으란 말입니까. 남이 먹다 남은 반찬을 그대로 받아먹는 어이없는 눈앞에선 벌어진 것입니다. 옛말에 알면 병이 되고 모르면 약이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르게 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백번 양보하여 그 광경을 못 봤다면 모를까, 눈으로 직접 보고나니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을 수가 없더군요.

다른 사람들 눈치 채지 못하게 조용히 할머니를 불렀습니다. 뜬금없는 부름에 할머니가 무슨 큰일이라도 난줄 알았나 봅니다. 놀란 토끼눈을 하시고 다가오더군요.

"왜 그려? 반찬에서 뭐가 나오기라도 한 거야?"

"그게 아니구요...할머니, 요즘은 손님이 먹다 남은 반찬을 다시 쓰면 안된답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기에 기분상하지 않도록 조용히 말씀 드렸지요. 더군다나 오래전부터 음식장사를 하신 할머니기에 손자뻘 되는 놈에게 괜히 가르침을 받는다고 생각하시면 기분이 언짢으실까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할머니에게 예상치도 못한 대답을 듣고 말았습니다.

"짐승이 먹다 남은 음식도 아닌데 뭘 그래, 먹는 음식 버리면 죄 받는 거 몰라?"

"할머니... 요즘에는 말입니다....."

"시끄럿~~!!!"

".........;;"

늘 자상하실 것만 같았던 할머니가 순간 욕쟁이 할머니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음식 버리면 죄받는 다는 말에는 할 말이 없더군요.

이제 칠순도 훨씬 넘기신 듯한 할머니입니다. 과거 어려운 시절을 겪으며 살아오신 분이시기에 먹는 음식에 대한 개념이 요즘 젊은 사람들과는 많이 다를 수도 있다는 점,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음식점이라는 곳이 어떤 곳입니까. 철저한 위생이 요구되는 곳입니다. 뜬금없이 욕을 얻어먹는 바람에 아무 말도 못하고 나왔지만, 행여 주변에 연세 드신 부모님께서 음식점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조언이라도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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