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고 첫 서울구경을 가는 딸애가 가는 날 아침부터 제대로 일을 저질렀습니다.
뭐 큰일은 아니구요,
이른 시간에 공항으로 가야하기에 부지런을 떨고 있던 아침에 딸애의 한마디에 온가족이 아침부터 배꼽을 잡고 방바닥을 굴렀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여행길이 되라는 워밍업 제대로 한 셈입니다.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3박4일간의 가족여행을 떠나기 전, 나름대로 며칠에 걸쳐 꾸준히 계획을 세운 건 아빠인 저 혼자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는 딸애도 스스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바로 처음 타는 비행기에 대한 사전 정보를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문제는 같이 여행을 떠나는 아들 녀석에게서 부터 발단이 되었습니다.
아들 녀석은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비행기를 탔던 경험이 있는 녀석입니다.
때문에 여동생 앞에서 으시댑니다. 좀 안다 이거죠^^
비행기에 대해 이것저것 캐묻던 여동생에게....
"비행기를 탈 때에는 신발을 벗고 타야 하며, 신발은 잃어버릴 염려가 있으니 꼭 두 손에 들고 있어야 한다."는 짓궂은 장난을 한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딸애, 평소에도 짓궂은 오빠의 말이라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지만,
아무래도 그냥 넘길 수는 없었나 봅니다.
일명, 확인사살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고민을 하던 딸애가 결국에는 이에 대한 사실을 알아내고 말았던 것입니다.
때마침, 공항으로 떠나는 날 아침, 오빠의 한마디....
"연수야 잊지 말고 신발은 벗어야 한다. 알았지?"
"뻥치지마 오빠~~! 내가 다 알고 있거든...어제 학원에 가서 선생님께 여쭤 봤거든..."
글쎄 이말 한마디에 아내와 나, 그리고 오빠가 아침부터 배꼽을 잡고 뒹굴었다는 거 아닙니까.
질문을 받은 선생님은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첫날 비행기를 탈 때부터 딸애의 행동에 가족들의 눈은 쏠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 타는 비행기,
처음에는 생각보다는 여유로워 보였지만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긴장한 빛이 역력합니다.
급기야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속도를 내며 굉음과 함께 이륙할 때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경험에 잔뜩 긴장하는 표정입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코를 부여잡고 귀막힘을 해결하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은 친구가 가르쳐 줬다는 군요.
아래 동영상에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재밌는 표정,
그리고 코를 부여잡고 귀막힘을 해결하는 귀여운 모습이 담겨있답니다.
그건 그렇고 앞으로 여행기간 동안, 딸애 때문에 많은 에피소드가 생길 듯한 예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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