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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너무 초라한 대통령의 맛집

by 광제 2011.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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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다녀간 소박한 맛집, 해강회집

주말인 어제와 그제, 이틀 동안 충청남도의 서천에 머물러 있었답니다.

서천군에서 주최한 문화관광 팸투어가 1박2일 동안 서천군 일대에서 치러졌기 때문인데요, 첫날일정을 마무리 하면서 들렀던 서천의 조그마한 횟집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요즘에는 인터넷이 발달하여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얼마 전만 하더라고 서천군하면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충남 서산과 자주 혼동을 하곤 했었다고 하네요.

서천은 충청남도의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지방으로서 우리나라 4대강 중의 하나인 금강을 사이에 두고 전라북도의 군산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찾아간 음식점이 바로 금강하구가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탁 트인 전경을 간직한 곳으로 강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곳에 위치하고 있더군요.


아담한 외관

깔끔한 실내

일대에서는 꽤 소문난 맛집이라는데, 겉으로 보여 지는 외관이 너무나도 아담해보이더군요. 일식집을 연상케 하는 1층의 홀 안, 요즘 웬만한 음식점에는 모두 걸려 있는 맛집 액자 하나 걸려 있질 않더군요.

주인장께서 우리일행들을 2층으로 안내합니다. 도착할 시간에 맞춰 이미 셋팅을 마친 상태였습니다.



2층에서 내려다보이는 금강하구의 풍경은 정말 시원하더군요. 날씨가 잔뜩 흐렸음에도 불구하고 강 건너 군산지역이 손에 잡힐 듯합니다. 날씨가 조금만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바로 노무현 대통령의 흔적이었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공교롭게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바로 이틀 앞둔 시점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감회가 새롭더군요.

대통령이 이곳을 다녀간 지는 한창 국정을 수행하시던 2006년 10월이었네요. 그러고 보니 임기 중에 있던 대통령이 다녀간 음식점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초라합니다.

특이한 것은 거의 대부분의 음식점에선 유명인사가 다녀가고 나면 의례히 홍보수단으로 활용을 하곤 하는데, 이 집에서는 전혀 그런 점을 찾아볼 수 없더군요. 더군다나 대통령이라면 그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는데도 말입니다.




임기 중에 있는 대통령이라고 믿기 어려운 소박한 사진

달랑 남겨놓은 흔적이라고는 대통령과 함께 권양숙 여사께서 앉았던 자리, 그리고 이 음식점의 직원 가족들과 함께 찍어놓은 기념사진이 들어 있는 현수막이 전부였다는 것입니다.


임기 중에 이런 누추한 곳을 다녀간 것도 의문이지만 조용하게 남겨 놓은 흔적 또한 대통령 생전의 소탈한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금강하구의 시원한 풍경

시원한 강바람,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경, 대통령은 참으로 이런 풍경과 서민들이 즐겨 찾는 소박한 음식점을 좋아했나봅니다.

제주도의 모처에도 대통령께서 유난히 자주 들르셨던 음식점이 있는데, 그곳도 이곳처럼 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당시 대통령은 이곳에서 활어회와 참복탕을 드셨다고 합니다.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일행들이 먹을 메뉴 또한 활어회입니다. 물론 대통령의 식탁을 일반 손님들에게 차려주는 것처럼 평범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간접체험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본 상차림입니다.
횟집이 많이 제주도에서는 대부분 스끼다시가 먼저 나온 후, 회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가장 먼저  회가 먼저 나오는군요. 요즘, 잡다하게 차려지는 스끼다시로 인해 입맛을 뺏길수 있는데, 먼저 맛보는 싱싱한 회, 오히려 이 부분이 맘에 듭니다.
   

활어회는 싱싱한 자연산 광어입니다.
서천에서는 광어와 도미가 참 유명하더군요. 마침, 서천군 마량항 일대에서 광어, 도미 축제가 열리고 있답니다.

먹음직스럽지요?

딸려나온 스끼다시도 먹음직스럽습니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의 횟감이 최고인 줄만 알았는데, 서해바다의 횟감도 만만치 않더군요.


쉼없이 나왔던 스끼다시들입니다.
 

너무 싱싱하고 쫄깃했던 광어회


생선회는 상추에 싸서 먹는게 아니라고 하던데, 저는 이게 또 맛있더라구요^^

서천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한산소곡주도 한잔 곁들여 봅니다.


시원한 조개탕

줄기차게 나오는 스끼다시, 전복과 참치



백합조개를 또 이렇게 구워서 나오는군요. 처음 봅니다.

백합의 조갯살을 꺼내 먹고 난 뒤 남아 있는 조개 국물의 맛도 끝내줍니다.
 

까먹기 귀찮아 남겨둔 새우는 직원 분께서 이렇게 정성스럽게 직접 까 주시네요^^

손도 안대고 먹었습니다.^^

매운탕은 조미료의 향이 좀 강한 듯한게 흠이더군요.
 

마지막으로 나왔던 간장게장, 제철이지요? 보기만해도 군침이 돕니다.

게딱지에 비벼먹는 밥, 다들 이 맛을 아시지요?

성질이 급하여 그냥 밥공기에 쓸어 넣습니다.^^

사진을 다시 봐도 입에 침이 고이네요.

음식점에서 나와 보니, 이미 날이 저물었습니다. 금강하구에 떠있는 조그마한 고깃배, 강너머로 보이는 군산시내의 불빛들, 화려하진 않았지만 나름 그윽한 분위기의 야경이었답니다.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기엔 나름 화려해 보일지 모르지만 임기중에 있는 대통령이 이용하기엔 너무소박하고 초라(?)해 보이지요? 활어회와 참복탕, 대통령이 드셨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저렴하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랬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활어회 코스요리는 4인기준 12만원, 일인분으로 계산하면 3만원짜리구요. 참복탕은 특이라고 해봐야 일인분 2만원에 불과하답니다. 행여 서천군을 여행하시게 된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을 맛집입니다.

맛집정보: 전국맛집, 서천맛집, 대통령의맛집, 해강회집
충청남도 서천군 마서면 당선리 92-26(T.041-956-8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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