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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살인무더위, 택배기사에게 안부문자 보냈더니

by 광제 2011.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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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에게 수고한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섭씨 35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폭염의 날씨, 일선 땡볕아래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파이팅이라도 외쳐주려고 준비했었던 내용인데, JYJ, 소녀시대와 관련된 글을 올리느라 불가피하게 하루가 늦춰졌네요.

오늘에야 조금 누그러진 폭염이지만 며칠간 정말 살인적인 무더위였지요. 하지만 이러한 살인무더위에도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일을 하시는 분들 정말로 많습니다. 며칠 전에는 밭에서 농사일을 하시던 분들이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답니다.

잠시 누그러졌다고는 하지만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여름인데, 조만간 살인 무더위는 또 찾아올 겁니다.

엊그제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였답니다. 바깥의 날씨는 바람한 점 없는 폭염의 날씨, 그나마 에어컨이 빵빵 들어오는 실내에 있어 무더위의 정도를 실감하진 못했지만 외부를 왕래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이때 한통의 문자가 날라 왔습니다.

아내가 일을 다니기 시작한 후로 집에 사람이 없어, 택배아저씨로부터 날라 오는 문자가 잦아졌습니다. 물건을 놔두고 간다는 메시지지요. 언제부터인가 택배용 사물함으로 바뀌어버린 소화전, 이날도 어김없이 소화전에 물건을 두고 간다는 군요.

폭염 속에서 일하시는 많은 분들께 힘을.....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폭염의 날씨에 이집 저집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물건을 배달하는 택배아저씨들은 얼마나 힘들까" 문자를 받자마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비록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내 물건 배달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는 해주고 싶었지요. 잠깐 망설이다가 바로 안부 문자를 보냈습니다.

**택배입니다
집에 안 계셔서 물건 소화전에 넣고 갑니다

날씨도 더운데 정말 고생이 많슴돠~
건강도 돌보면서 일하시구용^^ 파이팅요~~!

트럭 에어콘고장ㅜㅜ 배달할 물건들 거의 물놀이용품 땀으로 다 젖엇슴다 이런 문자 받으니 힘이 쑥쑥 고맙슴다^^

에구....쉬엄쉬엄 하세요ㅜㅜ


상투적이고 지극히 업무적인 메시지를 보낸 택배아저씨에 비해 저는 이왕이면 한번 웃으시라고 조금은 애교가 섞인 말투로 문자를 보냈지요. 문자를 보낸 후, 생각해 보니 많이 힘들 텐데 괜한 누를 끼치는 건 아닌지 염려도 되더군요.

물론 처음부터 답장은 기대도 하지 않았었지요. 그저 좋은 뜻으로 받아줬으면 좋겠고 기운이라도 냈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의 유쾌한 대화

그런데 잠시 뒤, 기대하지도 않았던 답장이 온 것입니다.

투박하게 보내왔던 처음의 문자에 비해 이번에는 아주 친근한 스타일로 표현을 해주셨네요. 마치 친구사이에 오고가는 문자를 보는듯합니다. 이래서 정은 주고받는 것이라고 하나봅니다. 비록 답장이긴 하지만 택배아저씨에게서 이런 문자가 오리라곤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그런데 문자의 내용을 보니 조금 서글퍼집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하는 날씨, 에어컨 성능이 좋은 차량을 끌고 다녀도 시원치 않을 판에 에어컨이 고장이라니요...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문자 내용만 봐도 짐작할 수가 있네요. 때가 피서철이라 물놀이 용품이 많이 배달되는 것 같군요. 물놀이 용품이라면 부피도 꽤 나갈 텐데 말입니다.

우리는 간혹 너무 편해진 세상에 살면서 잊고 지나치는 부분들이 너무 많지요. 편해진 그 부분만큼 다른 누군가가 그걸 대신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3D업종, 그리고 오늘 소개한 택배아저씨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돈을 받고 하는 일이니 괜찮다고 치부해 버릴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물건 왔다고 초인종이 울릴 때 시원한 냉수라도 한 사발 들고 나가는 건 어떠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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