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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여행에 가장 어울리는 섬, 비양도
제주도의 여름 해변 중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협재해수욕장. 에메랄드빛깔의 환상적인 물빛도 그렇지만 협재의 바다풍경을 가장 도드라지게 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조그마한 섬 하나입니다. 손 뻗으면 잡힐 것처럼 가까운 곳에 있지만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외로운 섬 비양도, 그 섬을 소개합니다.
소박한 제주만의 어촌 풍경과 섬사람들의 살아가는 풍경을 느낄 수 있는 비양도를 3년 전에 이어 두 번째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네요. 3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단 하나도 변한 것이 없더군요. 여전히 때 묻지 않은 소박한 풍경 그대로였답니다.
소박하고 아담한 대합실, 한림항
한림항에서 이곳을 왕래하는 배편은 하루에 단 두 번, 협재해수욕장을 얘기할 때면 늘 같이 거론되는 비양도는 그 유명한 이름만큼이나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은 아닙니다. 조용한 걷기여행을 즐기는 제주도민들이나 때 묻지 않은 섬 풍경을 경험하려는 소수의 외지인들만 찾는 곳이지요.
본섬에서 바라보는 비양도의 모습도 한 폭의 그림이지만, 비양도의 가장 높은 곳, 비양봉 정상에 올라 본섬과 한라산을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압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장엄한 풍경이지요.
이야기가 있어 더욱 정겨운 섬, 비양도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의 성격에도 딱 어울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1박2일의 나영석 피디는 이왕이면 덜 알려진 곳, 그리고 시청자들이 보기에 시의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촬영장소로 선택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여름 무더위를 한꺼번에 씻어낼 수 있는 시원한 바다풍경, 그리고 스토리가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스토리의 중심은 바로 섬의 역사입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섬 중에서 가장 최근에 자연적인 현상으로 만들어진 섬이라는 것입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보면 고려시대인 1002년(목종5년) 6월, 제주 해역 한가운데에서 산이 솟아 나왔는데, 산꼭대기에서 4개의 구멍이 뚫리고 닷새 동안 붉은 물이 흘러나온 뒤 그 물이 엉키어 기와가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어떠한 화산활동이 있었다고 추정되는 부분이지요. 불과 천 년 전에 만들어진 섬이라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전설로 구성되어 내려오는 이야기도 참 재밌습니다. 지금부터 천 년 전, 본섬(제주도)에는 소악(봉우리)이 아흔아홉 봉뿐이어서 일백 봉을 채우지 못해 대국 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중국에서 한 개의 봉이 굉음을 울리며 섬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는데, 바로 한림 앞바다까지 이르렀을 때 한 아주머니가 굉음에 놀라 집밖으로 나갔다가 날아오는 섬을 가만히 두면 마을과 부딪칠 것 같아 멈추라고 소리치자 지금의 위치에 떨어져 섬이 되었다고 합니다. 만약에 멈추지 않고 제주도로 날라 들었다면 제주도는 일백 봉을 거느리는 대국이 되었을 것이라는 전설이지요. 그래서 섬의 이름도 '날아온 섬' 이라는 뜻의 비양도(飛揚島)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드라마 '봄날'의 기념탑입니다.
고현정 주연의 드라마 '봄날'의 배경이 되었던 곳
비양봉을 중심으로 아름답게 이어진 해안산책로, 그리고 펄낭염습지와 애기업깨돌, 코끼리 바위 등 소소한 볼거리들도 많지만, 영화 촬영지로도 이름을 알린 적이 있는 섬입니다.
2005년에 SBS에서 방송된 드라마 '봄날'의 촬영지가 바로 이곳 비양도입니다. 당시 주인공인 고현정이 10년 만에 연예계 복귀로 드라마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받기도 했었지요. 극중 정은(고현정)이 자라고 나중엔 그녀와 은호(지진희), 이복동생인 은섭(조인성) 등 세 주인공의 극적 만남과 이별, 해후 등 드라마의 결정적인 주요 장면이 모두 비양도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비양포구 근처에는 그때를 회상할 수 있는 기념탑이 만들어져 있기도 합니다.
성수기를 맞아 한편이 증편된 도항선 시간표입니다. 9월4일까지 한시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도항선 요금도 예전에 비해 조금 올랐습니다. 성인 1,500원, 소인 900원 했었는데, 이제는 2,000원, 1,200원입니다. 보이는 티켓은 왕복티켓입니다.
비양도까지 타고갈 도항선의 모습, 그리고 멀리 비양도가 보입니다. 도항선은 실제로 보면 고깃배 처럼 보입니다. 객실도 어른10여명 앉으면 꽉 들어차버리는 정원이 44명의 조그마한 배입니다.
한림항에서 15분이면 도착하는 비양도, 포구의 모습입니다.
우리가족이 타고온 배편는 12시, 9시 배편을 타고 온 사람들이 포구에서 배를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어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소박한 풍경, 그물을 손질하는 아저씨의 뒷모습입니다.
비양도는 처음 와보는 우리가족, 아들은 캠프 때문에 빠졌고, 딸래미와 조카녀석입니다. 비양포구 대합실에서 기념사진을 남겨봅니다.
비양도 도보여행. 출발하기 전 애들과 함께 시원한 음료수로 목을 축입니다. 유일한 구멍가게입니다. 가격도 조금 비쌉니다.
비양분교의 모습입니다. 소박한 학교건물, 그리고 놀이터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드라마를 자세히 보신 분들이라면 '봄날'에서 여러번 화면에 나왔던 곳임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네에 한번 매달려 보는 아이들
도보여행자들이 앞서서 걸어가는 모습입니다.
해안가에 곱게 핀 선인장꽃, 한림읍 지역은 제주에서도 특히 선인장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근처에 '월령리'라는 선인장 마을이 있기도 하지요.
처음 만나는 풍경, '펄랑못'입니다. 독특하게도 바닷물입니다. 그래서 '염습지' 라고 부르는데, 1959년에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사라호 태풍, 그 태풍이 비양도를 강타하면서 높은파도가 비양도 안쪽 깊숙이 치고 들어와 생성된 것이 이 습지의 시초입니다. 길이는 500m이고 염습지 주변으로 산책로가 이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끔은 바다철새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와 보는 비양도의 풍경에 푹 빠져 있는 딸애입니다.
비양도의 해안으로 나 있는 산책로, 2001년에 완공된 3.5km의 아담한 해안도로입니다. 차량은 섬으로 들어올 수 없으니 다닐 일이 없고 간혹 하이킹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자전거를 이용하여 이 도로를 질주하기도 합니다. 걸어서 30~40분 거리이니 도로에 널려있는 조개껍질들을 밟으며 산책을 하다보면 섬의 매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꼬불꼬불 이어져 있는 산책로
독특한 볼거리인 '애기업깨돌'입니다. 애기를 업고 있는 아녀자의 모습을 닮아 지어진 이름입니다. 부아석(負兒石)이라고도 부르는데, 애기를 낳지 못하는 여인들이 아기를 낳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린다고도 합니다.
코끼리 바위입니다. 울릉도에 있는 코끼리 바위하고 생긴 모양이 너무 흡사합니다.
1박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이 묵어가는 펜션입니다. 이곳 비양도에는 여러곳의 펜션과 민박집들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살다가 떠나버린 주인없 는 집
섬의 가운데에 위치한 비양봉, 그곳으로 가는 입구입니다. 정상까지 500미터라는 푯말이 보입니다.
20분이면 도착하는 비양봉 정상, 오래되고 색이 바랜 하얀 등대가 이색적입니다.
정상에서 바라 본 협재해수욕장의 풍경입니다.
여름 시즌을 맞아 많은 피서객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비양도에서 바라본 본섬의 모습입니다. 비구름이 감싸고 있는 한라산의 모습은 보이질 않습니다.
비양도 마을 풍경
밭농사를 짓고 있는 모습이 이곳에서는 귀한 풍경입니다. 고구마와 참깨입니다.
비양도는 물론 제주 본섬에서도 아주 유명한 음식점이 이곳에 있는데, 눈에 보이는 호돌이 식당입니다. 보말죽으로 아주 유명한 집이랍니다. 이 집은 나중에 따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3시간의 비양도 여행을 마치고 한림항으로 돌아갑니다.
비양도는 한림항에서 북서쪽으로 5㎞, 협재리에서 북쪽으로 3㎞ 해상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비양도로 가기위해서는 한림항 동쪽에 위치한 비양도 도항선 선착장으로 가야합니다.
당일코스로 다녀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침 9시에 출항하는 도항선을 타야 합니다. 그래야 오후 3시에 있는 돌아오는 배편을 이용할 수가 있는 것이지요. 이것마저 놓치면 생각지도 않았던 1박을 해야 합니다.
다만 요즘 같은 여름성수기에는 낮 12시에 증편이 됩니다. 간혹 오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때에는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주 오가기도 하니, 사전에 선착장에서 이것저것 알아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도항선 정보: 가는 편 09:00, 12:00, 15:00, 오는 편 09:16, 12:16, 15:16
요금- 편도 성인 2,000원, 소인 1,200원
기타문의: 064-796-7522(대합실) 011-691-3929(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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