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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카페

제주도라서 가능해, 생선회로 배 채우는 곳

by 광제 2012.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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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회 천국 제주에서 유일, 스끼다시 없이 생선회만 주는 곳




오래전부터 제주도사람들만 찾는 소문난 횟집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기회가 닿질 않아서 가보지 못하던 곳입니다. 일반음식점은 모르겠지만 생선회를 먹기 위해선 최소 3~4명은 같이 가야 제 맛이지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미뤄둔 곳입니다.

5월말에 서울에서 귀한 손님이 찾아오셨지요. 낚시에 미친(?)사람이라 제주도를 찾은 가장 큰 목적은 바다에서 대어를 낚아 올리는 것입니다.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우리나라 최고의 일몰명소인 차귀도엘 다녀왔답니다.

갓 낚아 올린 싱싱한 생선회를 현장에서 초장 발라 먹는 맛은 직접 먹어본 사람이 아니면 상상도 할 수 없지요. 차귀도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어선에 몸을 싣고 있을 때만해도 머릿속으로 그리던 그림이었지요.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요. 철저하게 대어들에게 농락을 당한 날이었습니다. 그날의 사연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소개하기로 하고, 바다에서 허탕을 치는 바람에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고 찾아간 곳, 백선횟집이라는 곳입니다. 백선횟집, 어떤 집인지 궁금하시지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까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간혹 인터넷에 소개된 글을 보고 여행객들이 찾아오긴 하지만 극소수이구요, 진짜 제주도다운 생선회에 소주한잔 하시려는 분들이 즐겨 찾는 맛집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제주도에서 먹는 생선회 하면 가장 먼저 화려한 스끼다시를 떠올립니다. 정작 중요한 생선회는 아랑곳없고 스끼다시를 먹으려고 횟집을 찾는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 워낙 추세가 이렇다 보니 횟집의 판단 기준 또한 얼마나 다양하게 스끼다시가 깔리느냐로 결정지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집에서 화려한 스끼다시를 기대했다간 낭패 보기 십상입니다. 전혀 기대하지 마십시오. 대신 생선회의 퀄리티가 정말 남다릅니다. 싱싱한 자연산을 사용한다는 건 둘째 치고, 생선회 하나에만 비용이 집중되다보니 그 양이 엄청납니다. 오죽하면 생선회 먹다 지쳐 쓰러진다고 했을까요. 쓰기다시 없이 생선회만 실컷 먹을 수 있는 횟집,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집안으로 들어갑니다.


백선횟집의 차림표입니다.
아주 간단하지요. 사.시.미. 한 가지 뿐입니다. 최소한 메뉴를 골라야 하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몇 사람이 먹을 건지 그것만 결정해 주면 됩니다.

이집이 제주도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 중에 하나는 따치를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치, 독가시치과의 생선으로 표준어로는 따돔이라고 합니다. 겨울이 제철인 생선으로 일반인들이 낚시로 많이 잡아 올리지만 횟감으로 먹기엔 상당히 까다로운 생선이기도 하지요.

따돔이 많이 잡히는 계절에는 사시미의 재료로 따돔이 사용되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광어, 우럭, 방어, 숭어 등 다른 생선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일행은 입질의추억님부부, 제주에서 활동중인 블로거 사랑해MJ님, 그리고 저 네 명이서 대짜를 주문했습니다.


이게 기본 상차림입니다.
별거 없습니다. 투박하게 담아낸 된장 접시가 시선을 끌고, 대부분이 생선회를 먹으면서 곁들여 먹을 기본양념과 반찬들뿐입니다.


유일하게 있다면 바로 이것,
생선회 중에선 맛있다고 소문난 부위인 뱃살과 지느러미 살 조금, 그리고 연어 살 약간이 전부입니다. 본회 나오기까지 조금 지루할 수 있으니 입가심이나 하고 있으라는 개념으로 보시면 될듯합니다.


이제 본회가 나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양이 엄청납니다.


오늘 사시미 메뉴에 사용된 생선은 따돔과 숭어입니다.


따돔의 뱃살에 흐르는 윤기를 보니 정말 먹음직스럽습니다.


생선회 몇 점에 배가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 바로 이겁니다.

생선회의 두께가 엄청나게 두껍습니다.
일반 횟집에서 최대한 얇게 썰어 접시를 감추고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정말 먹고 또 먹어도 양이 줄어들 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생선회가 워낙 두툼하고 싱싱하다보니 굉장히 쫄깃합니다. 따돔 특유의 아삭한 식감이 최고입니다.

생선회를 다 먹고 나면 이렇게 매운탕이 나옵니다.



생선에서 나온 머리와 살점이 붙어있는 가시를 넣고 푹 끓여 낸 매운탕으로 된장을 베이스로 하여 굉장히 구수하고 담백합니다.



매운탕에 들어있는 수제비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화려한 스끼다시를 선호하시는 분들은 가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저 투박하고 두툼하게 썰어낸 생선회를 실컷 먹고 싶으신 분이라면 이곳이 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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