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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찌는 무더위에 최고, 냉장고 같은 명품숲길

by 광제 2012.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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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숲길인 만큼 걸어보기도 까다로워

'오래살고 싶으면 이 길을 걸어라!'라는 뜻을 담고 있는 제주도의 장생의 숲길, 하늘을 찌를 듯한 40년생 삼나무와 활엽수들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어 신록이 우거진 계절에는 하늘조차도 구경하기가 힘듭니다.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제대로 피서를 즐기고자 한다면 이만한 곳도 없을 것입니다. 밖에는 30도를 훌쩍 넘는 날씨지만 이곳 원시림에 들어오면 무려 25도 안팎으로 뚝 떨어집니다. 흡사 냉장고에 들어온 느낌입니다.

무엇보다도 자연스레 심호흡을 유도하는 숲의 향기가 일품입니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것은 물론, 조성된 숲길에 인공 구조물이 거의 없어 살아 있다는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진짜 명품 숲입니다.


장생의 숲길은 절물휴양림에 있습니다.
제주시 봉개동으로 접근을 하는 것도 좋지만 5.16도로와 비자림로를 타고 들어가야 제맛입니다. 자동차의 유리창를 내리고 천천히 달리며 삼나무 숲의 향기를 맡아보는 것도 그만이기 때문이지요. 


장생의 숲길을 걷기 위해선 절물휴양림에서 매표를 해야하는 것도 잊지마세요.
과거에는 제주도민은 무료로 개방되기도 했지만 올해 4월부터는 입장료와 주차료를 내야 들어갈수 있습니다. 성인입장료 1천원, 중소형승용차 2천원입니다.


절물휴양림의 뷰포인트입니다.
언제나 이곳에만 오면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립니다. 시원하게 하늘로 뻗어있는 삼나무의 위용 때문은 아닙니다. 공기자체가 도심지의 그것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절물휴양림의 익살스런 장승들
이 장승들은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이용하여 만든 것들입니다.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온 줄 알았습니다.
웨딩촬영을 하는 신혼부부의 모습이 숲속 풍경과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만들어냅니다.

 
절물휴양림 입구에서 5분 정도 걸어 들어오면 만날 수 있는 장생의 숲길 입구입니다.

올해 7월이면 이곳이 개방된지 정확히 2년이 됩니다.
숲의 공기와 땅속의 기운이 그대로 몸으로 전해질 수 있도록 오로지 흙길만을 고집하여 만든 길입니다. 길을 내되, 철저하게 자연적 친화를 중시하였습니다. 자연을 헤친다는 이유로 등산용 스틱도 들고갈 수 없는 곳입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철저하게 탐방객의 출입을 통제합니다. 투박한 등산화가 흙으로 만들어진 숲길을 망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여기에 월요일은 원시림도 휴식을 해야하는 휴일로 정해놓았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곳을 탐방할 수 있는 날은 일년 중 180일이 채 되질 않는다고 합니다. 달리 명품숲길이라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숲길 입구에서 채 5분도 걷질 않았는데, 햇살이 잘렬하는 하늘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서늘한 기운이 온몸으로 엄습하여 옵니다.


폭이 넓은 인근 사려니 숲길에 비해 이곳은 대부분 오솔길로 되어 있습니다. 억지로 길을 넓히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과거 화전민들이 왕래를 했던 그 길을 토대로 불편함과 없애고 개방을 한 자연숲길입니다.


발길을 붙드는 조그마한 생명력, 숲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잠깐 지친 몸을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든 나무의자 또한 철저하게 자연 친화적입니다.





같이 간 아내가 초콜릿 복근을 담았다고 한 이것은 이곳 숲길의 유일한 구조물이었습니다. 웅덩이를 이루고 있는 곳으로 비가 내린 뒤, 빗물이 쉽게 마르지 않아 탐방에 지장을 줄 수있는 일부 구간에 나무조각을 이용하여 만들어 놓았더군요.


어디선가 맹수가 툭 하고 튀어 나올 것 같은 숲의 풍경입니다.
걷는 내내 들리는 것은 나뭇잎의 바삭거림과 간혹 들려오는 새들이 지저귐 뿐입니다.


중간중간에 이정표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처음 온 사람, 혼자 걷는 사람들에게는 큰힘이 됩니다. 


잘 돌아가고 있는 시계, 나무로 만든 돌하르방의 표정이 익살스럽습니다.


오솔길에 피어난 야생화는 사람의 때를 전혀 타지 않은 모습입니다. 
숲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받아 유난히 고운 모습으로 지나는 이를 반겨줍니다. 


걷기 시작한지 4km 되는 지점에는 이처럼 사람들이 쉬어가거나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역시 주변 숲의 풍경이 그만입니다.


출입을 하면 자칫 길을 잃을 수 있는 곳에는 이처럼 팻말을 세워놓았습니다.
뱀도 조심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천에 널려있는 천남성도 주의를 해야합니다. 독을 품고 있는 식물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천남성입니다.


숲은 여러가지의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조릿대가 우거진 오솔길을 따라 걷습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사람들이 무언가에 시선을 뺏긴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가던 길을 잠깐 멈추고 살펴보니, 다른 두 종류의 나무가 서로 부둥켜 않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가지가 연결되어 있으면 연리지, 줄기가 연결되어 있으면 연리목, 이것은 바로 산벚나무와 고로쇠나무의 줄기가 하나로 보이는 연리목, 사랑나무인 것입니다.


역시 고운 숲길은 계속하여 이어집니다.


다양한 식물, 다양한 나무, 볼거리도 가득하여 지루한 줄도 모릅니다.


간혹 나무 뿌리들에 채일 수도 있으니, 발밑을 살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거진 숲 사이로 새어 들어 오는 햇살이 유난히 강합니다.


장생의 숲길에서 유일하게 하늘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바로 절물오름입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풍광이 장엄하게 다가옵니다.


정상에 세워진 전망대가 이색적입니다. 


절물오름의 분화구


오름에서 내려서면 절물휴양림을 통해 장생의 숲길을 빠져 나오게 됩니다.


절물 휴양림의 모습

전체 길이 11.1km의 장생의 숲길은 진짜 자연을 느껴볼 수 있는 진짜 살아있는 숲길입니다. 어른의 발걸음으로 약 3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습니다. 여차하면 통제를 하기에 기회가 닿는다면 미뤄서는 안되는 곳이기도 하지요. 더욱이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 최고의 피서지를 고르는 분이라면 꼭 한번 챙겨봐야 할 곳입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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