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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카페

악평 일색인 1박2일 맛집, 왜 그런가 봤더니

by 광제 201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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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맛집이 즐비한 제주도지만 여기처럼 호불호가 쌍벽을 이루는 맛집도 없을 겁니다.
1박2일에서 방송이 된 후, 엄청나게 유명해져 버린 고기집,
얼마 전에 방송된 스펀지 한점승부에서 돼지고기 승부를 벌여 당당히 장원을 차지한 곳이기도 하지요.

제주도 사람들에게도 너무나 알려져 있고
제주를 여행하는 사람들 또한 이곳을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는 곳인데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두 번 다시는 갈 곳이 못되더라는 평가를 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대체 왜 그런 것일까요.



이곳이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하면서 언제 가는 꼭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이유는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두 번 다시는 갈 곳이 못되더라는 주변사람들의 평가 때문이었습니다.
다녀온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대개 직원들의 불친절함을 들었습니다.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손님들이 고기를 뒤집거나 만지지 못하도록 하고,
행여 만지기라도 하면 인상을 쓰며 화를 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고기를 맛있게 구워내려는 이 집만의 방식인 듯 한데, 그 정도가 너무나 까칠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말이란 것이 몇 다리를 거치다 보면 조금 부풀려질 수도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손님에게 화를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란 것에는 백번 공감하고도 남습니다.

급기야 얼마 전에는 김치찌개를 재활용하는 장면을 손님이 직접 카메라에 담아 인터넷에 올리는 바람에
엄청난 곤욕을 치렀다는 소문이 돌기도 하였습니다.
그 내용을 실제로 본적이 없고 사실 확인도 어려워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당시 이러한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제 끝났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손님의 행렬은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거의 매일 이곳을 스쳐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는데요,
낮에도 고기를 굽는 사람들로 식당 안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고
저녁 끼니때만 되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까지 쉽게 눈에 띠는 것이었습니다.

악평이 쏟아지는 데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몰린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 집이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픈 욕심이 근래에 생겼습니다.
주변사람들의 입을 통해 들었던 불친절한 내용도 살펴보고 음식의 맛,
그리고 위생상태도 한번 살펴보고는 아니다 싶은 광경이 눈에 띠면 가감 없이 블로그를 통해 알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 서울에서 오신 지인 블로거와 함께 이곳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다녀온 사람들 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집인 만큼 객관적인 평가도 받아볼 겸 좋은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초저녁이면 상당시간을 밖에서 기다려야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이집,
찾아간 시간이 카메라 런닝타임으로 정확이 8시 53분을 가리키고 있는 시간입니다.

웬만한 식당이라면 이제 손님의 발길이 끊어져 슬슬 정리를 하야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내부에는 손님들로 인해 빈자리라곤 찾아볼 수도 없었습니다.
자리가 있냐고 물어보니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잠깐만 밖에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기다리는 사이 주변을 둘러보니 이집에서 나온 연탄재가 시선을 끌더군요.
이집의 인기도와 손님의 정도를 감안하면 하루 이틀이면 이정도의 연탄재는 쌓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내부도 슬쩍 살펴봤습니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바로 1박2일이 촬영된 맛집이라는 현수막입니다.
대게 이런 현수막은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다보니 이런 부분만 믿고 맛있는 집이라고 단정을 짓는 것은 금물입니다.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는 부분이지요.


이집의 차림표입니다. 취급하는 요리는 달랑 하나입니다.
제주산 돼지고기를 이용한 근고기 하나만을 취급하며 김치찌개는 보통 고기를 먹은 후 식사용으로 주문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이집에서 사용하는 고기는 제주산 흑돼지라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확인을 한 결과 흑돼지는 아니고 제주산 백돈이란 사실도 확인하였습니다.


시선을 끌었던 액자 하나, 올해 4월이었지요.
KBS 스펀지에서 출연하여 전국의 돼지고기 한점승부를 벌인 결과 당당히 장원에 올랐던 사실이 있습니다.
당시 방송에 나왔던 고기 또한 이집에서 팔고 있는 고기와 같은 근고기로서 굽는 방식까지도 같은 방법으로 구워내어
시식을 한 참가자들이 극찬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홀 안에 가득한 방명록들, 상당수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들의 사인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던 것은 바로 1박2일 맴버들의 사인입니다.
강호동, 이승기, 이수근은 물론 오랜만에 나영석 피디의 사인도 접해봅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극찬을 하고 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이후에도 강호동이 제주에 올 때면 이집만큼은 반드시 빠지지 않고 들른다는 소문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믿거나 말거나....


늦은 시간인데도 손님들로 꽉 들어찬 식당 내부


조금 기다린 후 자리를 잡고 앉은 탁자에는 고기를 구울 때 사용할 연탄불이 피워져 있었습니다.
손님 한팀당 한 번의 연탄불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고기를 굽는데 필요한 불씨가 남아 있다면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집 고기맛의 비결이 이 연탄불에 있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드디어 주문한 고기가 탁자에 차려졌습니다. 근고기는 3인분입니다.


제주도 고기 집에서는 빠질 수 없는 멸치젓 소스,
다 익은 고기를 여기에 찍어 먹으면 아주 맛있는데,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이라면 강한 비릿내에 조금 거북할 수도 있습니다.


근고기입니다.
이곳을 처음 와봤지만 이 고기를 보고는 솔직히 놀라고 말았습니다.
어느 부위인지는 정확히 알 순 없었지만 고기의 두께는 물론 적당히 어우러진 살과 비개가 너무나 맛있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마블링이란 단어는 쇠고기에만 쓰는 줄 알았는데, 음식점에서 이렇게 마블링이 좋은 고기는 처음 구경합니다.


두께 한번 보시지요. 어림잡아 3센치는 넘어 보이더군요.
거의 스테이크 수준입니다. 고기는 우리가 올려놓은 것이 아니라 직원이 직접 올려줍니다.
물론 뒤집지 말라는 말도 빼놓지 않구요.


한 쪽면이 어느 정도 익었는가 싶더니 어느 샌가 직원이 달려와서는 싹둑싹둑 잘라냅니다.
고기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내는 것이 거의 예술이더군요. 


그리고는 잘 익을 수 있도록 펼쳐놓고는 어디론가 자리를 뜨는 직원,
잠시 두리번거리는가 싶더니 다른 테이블에 가서 같은 방법으로 고기를 잘라주거나 뒤집어 주는 행동이 반복됩니다.
가만 보니, 이집에서는 고기를 굽는 모든 과정을 직원이 직접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고기를 뒤집을 때가 됐는데 하고 생각이 들었을 때,
어디엔가 있었던 직원이 불쑥 나타나 재빠르게 고기를 뒤집고는 또다시 다른 자리로 떠납니다.
고기집에 왔으면 고기를 굽고 뒤집고 하는 맛도 있어야 하는데, 멀뚱히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도 정말 못할 짓이더군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고 이집만의 방식이라면 따라야 하겠지요.


잘 익어가는 고기, 딱 알맞게 익었다 싶었는데,
참 친절하게 이번에도 직원이 나타나 ‘이제 드세요’. 하는 겁니다.
보기에도 군침이 도는 근고기, 다 익은 고기를 보며 놀랬던 것은 고기에서 흘러나오는 육즙이었습니다.
돼지고기에서 이렇게 풍부하고 맛깔스러운 육즙이 흘러 나오는 것은 솔직히 처음 보았습니다.
생각하건데 이집에서 사용하는 연탄의 적절한 화력,
리고 고집스럽게 고수하는 이집만의 고기 굽는 비법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멸치소스에 찍어 한 점 맛을 봅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맛이 어떨 거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고기를 씹어본 느낌은 솔직히 최고였습니다.

지금까지 삼겹살도 먹어보고 갈비도 먹어봤지만 돼지고기에서 이런 맛이 날거라곤 감히 예상도 못했었습니다.
약간 사각하게 씹히는 느낌에 매우 부르러운 질감의 육질,
여기에 육즙이 촉촉하게 흐르다 보니 고기에서 단맛이 난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이번에는 고기의 육즙을 가까이에서 담아봤습니다.
이제야 이집에서 직원들이 고기를 직접 구워줘야 하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과연 손님들의 손으로 직접 구웠을 때 이렇게 노릿하고 육즙이 흐르게 구워낼 수 있을까.
아마도 반은 태워먹고 반은 덜 익은 상태로 먹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겉은 노릿하게 익었는데 속은 어떨까. 젓가락을 이용하여 살펴보니 아주 잘 있었더군요.


목살로 보이는 근고기를 다 먹고 나니 이번에는 나머지 삼겹살 부분을 구워주려고 어디선가 직원이 달려오더군요.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고기를 굽는 과정은 절대로 놓지질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근고기로 어느 정도 배를 채운 후 주문한 김치찌개,
이집에서 필히 거쳐 가는 코스인 듯 하여 온 김에 맛을 보고 가려고 주문하였습니다.


찌개가 푹 익었는데도 시큼한 맛이 느껴졌던 김치와 걸쭉한 국물,
여기에 덩어리째 투박하게 썰어 넣은 김치찌개의 맛도 나무랄 데가 없었습니다.

맛집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좋은 감정을 갖고 들어갔을 때와
흠이나 잡으려고 맘먹고 들어갔을 때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솔직히 처음부터 맛있다는 소문만 듣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흘러들었던 악평에 과연 기 이유가 무엇일까 살펴보려고 들어간 음식점,
하지만 보기 좋게 KO당하고 만 것입니다.

사람마다 견해의 차이는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식당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손님들에게 좋은 고기,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배워야할 마인드인 것입니다.

이런 과정이 조금은 불편해 보이고 고집스러워 보일지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가 음식점을 찾아간 소기의 성과는 이룬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악평이 쏟아지는데도 끊임없이 손님들이 몰린다는 것은 무언가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잖아도 밀려드는 손님, 아시는 분 많겠지만 상호는 감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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