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본 일본인들 무질서 풍경


피난민 수용소를 보는 듯 했던 도쿄 디즈니랜드 햄버거 매장

아마도 중학교 때쯤이었던 걸로 생각이 납니다.
아무도 없는 새벽시간의 한적한 횡단보도, 건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빨간불을 마주한 차량이 가던 길을 멈추고 신호가 바뀌기만을 기다리던 광경을 직접 보았다면서
일본국민들의 질서의식에 대해 설명을 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선생님이 공중도덕의 중요성에 대해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면서 일본인들의 예를 들었던 것이지요.

참으로 단순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인 하면 선진 질서의식을 가진 나라의 국민이란 사실은 언론보도나 지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많이 접해왔던 것이 사실이지요.
얼마 전에 일본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쓰나미나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지진소식들,
그때마다 항상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일본국민들의 대처능력입니다.

냉철하리만큼 차분하고 질서정연한 행동이 피해를 최소화 했다는 내용,
가깝지만 먼 나라인 일본 국민들의 이러한 질서의식을 보면서 한편으론 샘이 나기도 하였지만
우리가 배워야 할 점 중에 하나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지요.
아이들을 데리고 일본여행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언어가 다르고 풍습이 다르지만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하겠지요.
아무리 일본인들의 질서의식이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어딘가에는 조금은 인간(?)적인 허점이 눈에 띄지는 않을까 여행길 내내 눈여겨보게 되더군요.
그런데 그런 광경을 너무 쉽게 접하고 말았답니다.


퍼레이드 중 담아본 도쿄 디즈니랜드의 마스코트인 미키마우스

도쿄 디즈니랜드에 갔을 때였습니다.
추운 겨울 날씨에 비까지 쏟아지다 보니 행동 하나하나가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는데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는 휴일이어서 그런지 상당히 많은 일본인들이 도쿄 디즈니랜드를 찾았더군요.

어딜 가나 여행길에서는 세 가지 만큼은 모자람 없이 즐겨야 합니다.
잠자리가 편해야 하고, 눈이 즐거워야 하며, 입이 즐거워야 하는 것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지요.


더군다나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다 보니 조금만 배가 고파도 성화가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도쿄 디즈니랜드 안에 있는 '투머로우랜드 테라스'라는 곳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패스트푸드를 판매하는 곳으로 도쿄 디즈니랜드의 푸드샵 중에서도 가장 사람들로부터 인기가 좋은 곳이었습니다.



지나가면서 슬쩍 쳐다봤을 때도 사람들로 붐비고 있더니만,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왔는데도 오히려 사람들이 더 늘어난 느낌입니다.
아이들이 햄버거 종류를 좋아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때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지요.



인파들 틈을 가까스로 비집고 들어간 매장 안,
그곳의 광경을 보는 순간 입이 쩍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은 생전 처음 구경하는 광경이었습니다.
햄버거를 만들어 내는 주방과 카운터가 가운데 몰려있는 형태였고
360도 돌아가면서 어느 방향이든지 햄버거를 구입할 수 있는 구조였는데,
햄버거를 사려는 사람들과 구입한 햄버거를 먹는 사람들이 한데 엉켜 흡사 피난민 수용소를 보는 듯 했던 것입니다.



한쪽으로는 햄버거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햄버거를 구입한 사람들이 맨 바닥에서 무질서하게 앉아 음식을 먹고 있었던 것입니다.
얼마나 사람들이 많은지, 문제는 이러한 맨바닥조차도 서로 차지하려고 눈치를 보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마치 먹기 시합을 벌이는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이렇게 맨바닥에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일까요.
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더군요.
셀 수도 없이 많은 탁자들이 매장 안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사람들로 꽉 들어찬 상태,
야외에도 탁자들이 많았지만 비가 오는 날씨 때문에 그마저 있는 탁자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햄버거를 구입해서 먹으려는 사람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빈자리는 쉽게 나오지 않다보니 궁여지책으로 사람들이 불편을 무릅쓰고 맨바닥이라도 엉덩이를 깔고 앉는 것으로 보입니다.
얼핏 보아도 매장 안에 들어차 있는 인파는 수 천 명은 되어 보이는데, 이를 통제하거나 하는 직원은 보이질 않더군요.



배고픔을 참지 못해 매장을 찾은 사람들을 탓하는 것은 절대 아니구요.
이렇게 사람들이 몰린다는 것을 직원들이 모르지는 않을 텐데,
알면서도 그냥 방치하는 것 같아 그것이 조금은 이해가 안 되더군요.
앉아서 먹을 자리도 없는데 대책도 없이 무작정 팔기만 하면 어쩌자는 건지.....



수없이 사람들이 오가는 매장 안,
바로 옆 바닥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어찌 보면 매우 불결해 보이기도 하는데,
차라리 그 자리에 탁자를 설치하거나,
그것이 안 된다면 자리가 나오기 전까지는 햄버거 판매를 조절하여 잠시 기다리게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 아닐까합니다.



우리가족은 이런 환경에 도저히 바닥에서는 먹을 수가 없어
탁자가 생기기만을 기다렸다가 겨우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가격도 만만치가 않더군요.
햄버거 한 세트에 가격이 무려 690엔, 우리 돈으로 7천원이 넘습니다.

미처 앉지 못한 사람들이 햄버거를 들고 와서는
어서 일어나라는 눈빛으로 곁에 서서 지켜보는 바람에
햄버거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몰랐던 상황,
화려함 속에 감춰진 도쿄디즈니랜드의 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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