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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무인텔 단지로 변해가는 제주 평화로, 어떡하나

by 광제 2013.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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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텔 단지로 변해가는 제주 평화로, 어떡하나

탈선에 무방비, 무인호텔 직접 이용해보니

처음 만들어질 때는 서부산업도로라는 이름으로,
이후 관광도로를 거쳐 지금은 평화로라고 부르고 있는 제주의 산남과 산북 횡단도로,
제주시와 서귀포를 오가는 차량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도로이기도 합니다.
제주도민 뿐만이 아니고 관광객들의 왕래 또한 가장 빈번한 도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도로변에 최근 몇 년 사이에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시설물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두 곳 정도 보이는가 싶더니, 이제는 차를 몰고 지나가며 얼핏 보아도 10곳 가까이는 되어 보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저게 무엇인가 싶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호텔들입니다.

그런데 그냥 호텔이 아닙니다.
자동판매기에 돈만 집어넣으면 주인과 마주칠 일도 없이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고 이용할 수 있는 무인호텔입니다.
한적했던 농촌마을에 무인호텔이 들어서면서 부터 이미지를 헤치고 있다면서
제주도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던 바로 그 무인호텔입니다.

그런데 무인호텔의 실상에 대해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내부의 구조가 어떠한지,
무엇이 탈선을 조장하고 어떤 점이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었는지 자세히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이용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비록 4만원이라는 거금(?)이 지출되긴 하였지만 궁금하면 못 참는 성격,
궁금증이 해소를 위해 과감히 지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된 제주도 평화로변에 있는 유수암리입니다.
이곳을 중심으로 많은 무인호텔들이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반발을 했었는데,
법적으로 뾰족한 대책이 없었는지 지금은 조용한편이더군요.

성업중인 무인호텔들

제주도에 무인호텔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 한곳이 들어서면서, 저런 업소가 장사가 되겠나, 저러다 말겠지 싶었는데,
이후 급속하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제는 평화로를 달리다가 보지 않으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올 정도로
많은 무인호텔들이 들어서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곳 무인호텔들에 숨겨진 가장 큰 특징으로는 철저하게 투숙객의 신변을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무인호텔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차량에 대한 정보는 완벽하게 보호가 되는 것은 물론,
건물과 주차장의 구조 또한 평화로 도로 위에서는 파악을 할 수 없도록 세심하게 설계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 곳의 무인호텔을 돌아보면서 놀라운 점을 발견할 수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객실들이 이용을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주차시설물의 구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차를 타고 돌아본 무인호텔의 입구 주차시설입니다.
대부분의 셔터가 내려져 있다는 것은 해당 객실에 손님이 있다는 뜻입니다.


빈 주차장인 경우, 자동차를 주차하면 셔터가 자동으로 내려지기 때문입니다.

대낮인데도 정말 이렇게 성업 중인 것일까,


아니면 한두 곳의 셔터만 올려놓고
나머지는 모두 닫아놓아 마케팅 전략으로 이용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이런 주차시설들의 대부분은 외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도록 설계가 되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도로구조를 이용하여 교묘하게 시선을 차단하거나
나무를 심어 가까이 가기 전에는 육안으로 볼 수 없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부의 시설은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지 안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타고간 자동차가 주차장에 들어가자마자, 셔터가 자동으로 내려갑니다.
센서를 이용하여 자동으로 차단하는 것인지 CCTV를 보고 있던 주인이 직접 셔터를 내렸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계단을 통해 곧바로 객실로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객실의 입구에는 미성년자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여져 있었지만
실제로 이용 고객을 분별하는 장치는 없어 보였습니다.
CCTV상 육안으로 미성년자를 판단한다는 것인데, 현실과는 멀어 보였구요.



따로 안내를 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객실입구에는 자세한 이용법을 써 놓았더군요.



모든 계산시스템은 이렇게 자동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지폐를 기계에 집어넣고 어떠한 방식으로 묵을 건지 선택하면 객실의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형태였습니다.

이제 객실 안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곳은 올해 3월에 오픈을 한 곳입니다.
새로 오픈한 곳답게 모든 시설물들이 광이 나더군요.

야릇한 색상의 커버가 씌워진 매트리스에 은은한 조명,
누가 보더라도 ‘헉’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겠더군요.

솔직히 선입견을 갖고 색안경을 끼고 봐서 그렇지 평범한 호텔이라고 봤을 때에는
아마도 특급호텔에 버금가는 최고의 시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특급호텔 못지않은 시설들을 구비해 놓았습니다.
47인치쯤 되어 보이는 대형 LED TV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



깨끗하게 정돈된 가운과 여러 종류의 화장품들



그리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소모품들, 조금은 민망한 것들이지요.


           

비데시설까지 완비한 욕실


여기에 가장 놀라웠던 것은 진동침대,
대체 어떻게 사용하는 것일까..
설명서를 읽어보는데도 내용이 얼마나 민망하지 낯이 뜨겁더군요.



미니냉장고를 열어보니 안에 들어있는 음료수는 모두 무료로 제공되고 있더군요.



다만, 뭐할 때 쓰는 물건(?)인지 모르겠지만 요상하게 생긴 물건을 만원씩을 받고 있더군요.

지금까지 밖에서 보기만 했던 무인호텔의 내부를 살펴봤는데요,
음침(?)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처음 생각보다는 매우 깔끔하고 시설도 고급스럽게 꾸며놨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아마도 주변에 동종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경쟁을 위한 불가피한 시설투자로 보여 집니다.

이렇게 깔끔한 시설 속에 CCTV로만 손님을 확인하고 직접 마주칠 일이 없어
사생활까지 보장되니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는데요,
문제는 10대 청소년들의 출입과 신변을 숨기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는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이곳 유수암리에 살고 있는 마을사람들이 왜 그렇게 반대를 했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구요.
법적으로도 이들 업소에 대한 재제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건축법상 적법한 인허가, 그리고 숙박업으로의 등록 등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가장 최근에 들어선 무인호텔 공사모습입니다.
건축 과정에서부터 칸칸이 나눠진 주차장, 한눈에 봐도 객실과 연결된 무인호텔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공사안내판에 기록된 개요를 보면 엄연히 숙박업소(여관)이라고 되어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무인호텔이라는 업종 자체가 없다보니, 별도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건축법상의 숙박업소라서 법적으로는 규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급시설들이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건전하게 이용하는 숙박업소라면 누가 뭐라 할 사안이 아니지만,
문제는 청소년이나 탈선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요긴한 장소로 이용된다는 것입니다.

법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무인호텔,
결국은 업소 자체적으로 청소년들의 출입을 규제하고 범법 행위에 대해 철저한 관리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요,
과연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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