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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비경

제주사람도 모르는 천혜의 비경, 황우지

by 광제 2010.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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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람도 모르는 천혜의 비경, 황우지

-사전에도 나오지 않은 숨은 절경-


아주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 바닷가로 향해 내려가는 가파른 계단, 별 볼일 없을 것 같은 외진 곳에서 쉼 없이 탄성을 내 뱉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언젠가는 한번 다녀와야지 했던 곳. 어디서 왔는지 수학 여행단으로 보이는 고등학생 무리가 눈앞에 펼쳐진 비경에 넋을 잃고 너나 할 것 없이 괴성을 질러댑니다. 웬만해서는 자연의 풍경에 빠져들지 않은 학생들이기에 그들이 질러대는 괴성이 조금은 어색해 보이기도 합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인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이곳을 찾은걸 보니 학생들을 이곳에 내려놓은 기사아저씨는 숨어있는 이곳의 존재를 아는 가 봅니다. 동서로는 완전 막혀 있는 폐로. 뒤로는 삼매봉의 깎아지른 절벽지대. 접근할 수 있는 곳도 오로지 한곳뿐, 얼마나 밀폐된 외진 곳이었으면 40여 년 전 북한의 간첩선조차 이곳으로 침투를 감행했을까. 몽유병을 앓는 사람처럼 일순간에 넋을 잃게 만드는 꿈같은 해안비경, 황우지 해안입니다.

지역 사람들에게는 황우지 12동굴로도 많이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주도 사람조차도 이곳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곳으로의 진입이 까다롭고 바로 옆에 외돌개라는 걸출한 관광지가 버티고 있는 탓입니다. 제주도에서도 가장 짙은 옥빛의 바다를 간직하고 있다는 이곳. 잠시 넋 놓고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최면에 빠져들지도 모릅니다. 어느새 남녘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신선한 바다 내음이 시원하게 가슴속을 파고듭니다.

제주최고의 숨겨진 비경으로 꼽을만한 이곳 황우지 해안은 수천 년 동안 변하지 않은 채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옥빛 바다와 함께 한 폭의 수채화처럼 수려한 해안단애를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 빼어난 해안경치는 인근의 외돌개를 비롯하여 우두암, 선녀바위 등과 어우러져 절묘한 조화를 이뤄내기도 합니다.
















여지없이 이곳에도 상흔이 남아있습니다. 제주에서 경치가 빼어난 곳 치고 아픈 흔적이 없다는 말을 또 한번 실감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이 파 놓은 일명 가이텐(回天) 자살특공대의 소굴입니다. 높이와 폭이 약 3m, 깊이가 10여m쯤 되는 인공굴이 12개나 뚫려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가리켜 12동굴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 동굴은 일본군이 태평양전쟁 말기에 미군의 상륙에 대비하여 판 것으로, 일본군은 미군이 상륙하려 할 때 폭탄을 실은 '소형 어뢰정에 몸을 싣고 함정에 부딪혀 적과 함께 자폭'하도록 하는 이른바 가이텐(回天) 자살특공대의 소굴로 어린병사들과 소형 어뢰정을 숨겨뒀던 곳입니다.
 
이와 같은 인공굴은 제주도 해안의 곳곳에 많이 남아 있는데, 가장 눈에 잘 띠는 곳이 성산일출봉의 해안절벽, 송악산해안 등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는 이처럼 일본군의 헛된 욕망에 의해 보기 흉하게 구멍이 뚫려 벌집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다시 한번 일본을 뒤돌아보게 하는 아픔이 묻어있는 황우지 해안은 '남주해금강(南州海金剛)'이라 불리우는 서귀포의 삼매봉 절벽 바닷가에 위치해 있으며 제주올레 7코스로 시작점이기도 하며 시민들이 나들이 장소로 많이 이용하는 외돌개의 동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황우지'라는 지명에 대해서는 알려진 곳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데, 단 한곳 서귀포시 지명유래집(1999)에 의하면 이곳의 지형이 황우도강형(黃牛渡江)이라 하여 '황우지(黃牛地)' 부르게 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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