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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카페

이런 맛 처음이야, 아주 독특한 산방식당 밀면

by 광제 2010.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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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면과 수육과의 환상조합, 먹어봐야 알아


정성스럽고 알맞게 삶아진 국수 면발,  눈으로만 봐도 쫄깃한 느낌을 주는 두툼한 중면의 면발위에 먹음직스럽게 썰어 얹어 놓은 돼지고기 수육 몇 점.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뽀얀 육수의 국물이 예사로워 보이지 않습니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은 젓가락을 먼저 들기 전에 국수그릇을 통째로 들고 뜨신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킵니다. 첫인상부터가 개운합니다.

이게 바로, 이제는 너무나 많이 알려진 제주도의 토속음식인 고기국수입니다.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고기국수 한 그릇 먹어보지 못하면 어디에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것인 냥, 앞 다퉈 소문난 고기국수집을 찾고 있고, 최고의 고기국수를 내세우며 수많은 국수집들이 성업 중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제주사람들의 변함없이 고기국수 사랑은 정말 대단합니다.

뜨거운 면발위에 얹어진 돼지고기의 조합,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이 조합과는 전혀 다른, 아주 생뚱맞은 조합의 국수가 있다고 소문을 입수하였습니다.


바로 밀면과 돼지고기 수육과의 조합인데, 하필이면 차가운 냉밀면입니다. 얼핏 생각하기에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체 무슨 맛일까. 다녀온 사람들의 입을 빌리자면 아무튼 두고두고 못 잊을 맛이라니 직접 다녀오는 수밖에는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라 더욱 국수가 땡기는 날입니다. 마침 처남네도 쉬는 날이라 두 식구가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제주시에서 모슬포까지 움직여야 하는 점도 있고, 이왕이면 사람들의 밀려드는 점심시간대를 피하려는 계산에서였지요.

다행히 12시전에 도착한 밀면 집.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 이미 빈자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리 좁지 않은 공간인데도 손님들로 숨이 막힐 듯 포화상태입니다. 아주 잠깐의 기다림. 마침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한 팀을 포착하고는 빈 그릇이 미처 치워지기도 전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소문만 익히 들었었고 처음 와 본 집인데, 정말로 메뉴가 달랑 두 가지뿐입니다. 냉밀면과 수육이 전부입니다. 이집에서는 수육과 밀면을 같이 먹어줘야 제 맛이라는 처남의 귀띔에 따라 두 가지 모두를 주문했습니다. 뭐, 밀면 위에 수육을 얹어먹으면 환상이라는데, 까짓거 오늘 한번 소문난 그 맛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준비된 밑반찬도 메뉴처럼 간소하네요, 달랑 김치 두 종류와 냉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채, 먹는 사람의 기호에 따라 간을 따로 할 수 있도록 한 양념장, 와사비장, 그리고 수육에 찍어 먹으라는 소금이 전부입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뭐 좀 집어 먹어야 하겠는데, 젓가락을 들었다가 그냥 내려 놨네요.


잠시 후, 드디어 수육이 나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게 정말 먹음직스럽습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겹이 보이질 않아 별루일 것 같지만, 남다르게 수육을 삶는 비법이 있는 걸까요? 정말 일품입니다.


돼지고기 수육은 이렇게 배추김치에 같이 먹는게 별미입니다. 자칫하면 밀면에 곁들여 먹어야할 수육이 동나게 생겼습니다. 익히 소문으로만 들어왔던 수육 얹은 밀면의 맛은 봐야하기에 절반정도는 남겨두기로 하였습니다.


이제 기다리면 밀면이 나왔습니다. 분식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냉우동과 비슷해 보입니다.


시큼한 걸 좋아하기에 와사비를 듬뿍 풀어 넣었습니다.


새콤해 보이는 볼그스름한 국물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밀면의 때깔이 먹기 전부터 침이 잔뜩 고이게 만듭니다.

냉밀면이라 처음에는 조금 비릿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질 않았습니다. 시원하고 개운합니다. 쫄깃한 면발은 더욱 감칠맛이 납니다. 웬만한 냉면은 비교조차 되질 않겠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독특한 조합, 수육과 밀면의 만남.
음...표현 불가입니다. 직접 드셔보시길...맛있습니다^^


밀면의 맛에 푹 빠져 있다 보니 주변을 둘러볼 새도 없었네요. 이미 시간은 낮 12시를 훌쩍 넘겨 버렸습니다. 웅성대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사람들이 줄을 서서는 번호표를 받아들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수십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자리가 생기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대부분 마을사람들로 보여집니다. 아니, 이동네 사람들은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지 않고, 모두 밀면으로 때운단 말입니까? 뭐 간혹 관광객으로 보이는 청춘남녀들도 눈에 띠긴 합니다. 번호표를 받아들며 오랜 시간 기다림에 짜증이 날만도 한데, 아무런 불평 없이 기다려 주는 것으로 보니 그만한 가치는 있다고 보는 것일 테지요.


 

맛집정보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864-3
산방식당(T. 064-794-2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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