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맛집, 30년 전통 춘자싸롱 3천원 국수의 힘

아이들과 함께 민속촌을 다녀오는 길에 지나게 된 표선리 사거리,
시내에서는 꽤 먼거리에 있는 지역이라 특별한 일이 아닌 경우에는 갈 기회가 없는 곳이기도 하지요.
오랜만에 가는 곳이라 그런지 이곳을 지날 때마다 늘 기웃 거려지는 곳이 있답니다.

오후4시 30분에 제주공항에서 약속이 잡혀 있는데,
표선에서 가리키고 있는 시간은 3시 정각,
불과 30분 정도의 여유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 있어 발길을 멈췄습니다.


춘자국수(춘자싸롱)의 실내 분위기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식욕본능 보다는
이곳에 가면 아무데서나 쉽게 맡을 수 없는 독특한 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그리워하다가 오랜만에 찾아가 그래 이거야 하면서 안도하는 바로 그 느낌!!

역시나 길가에 차를 세우면서도 후각을 자극하는 멸치향,
문을 열고 들어서면 좁은 식당 안에 가득 퍼져 있는 구수한 멸치국물냄새만 맡아도 군침이 꿀꺽하고 넘어갑니다.
오랜만에 왔지만 분위기는 여전합니다.

아이들까지 합해 다섯 명,
멸치국수 5인분을 해달라고 하니, 1인분이 모자라 삶아야 한다며 조금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허락된 시간이 30분인데 어쩌리, 그냥 4인분만 해달라고 하고는 나눠먹어야 할 듯합니다.

 


춘자국수(춘자싸롱)의 단촐한 메뉴판

따로 메뉴판이 없는 이집,
시선이 쏠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덧 3천원으로 국수값이 올랐네요.
2년 전인가 2천5백 원 했었는데, 그러고 보니 정말 오랜만에 온듯합니다.

 


 


예전에는 주인인 춘자 할머니 한분이 장사를 했었는데
이제는 같이 도와주시는 분이 있는 걸로 봐서는 손님들이 꽤 되는 가 봅니다.


춘자국수(춘자싸롱) 탁자 위에 준비된 깍두기 김치와 참깨가 들어있는 고추가루 

깍두기는 먹을 만큼 덜어내면 됩니다.

 


 


조리시간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미리 삶아 놓은 국수 적당량을 덜어내 몇 번 헹구어 양은냄비에 담아내고는 국물을 부어
그 위에  무엇인가 툭툭 털어내는데 내어오는데 까지 걸린 시간은 겨우 2분 남짓입니다.
국수 맛을 보면 빠른 조리시간에 비해 어떻게 이런 맛이 나는지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멸치국수에는 고추가루가 최고,
매운것을 싫어하는 아이들 것은 빼고 고추가루를 넉넉하게 얹었습니다.

 

 

 
양은냄비 가득히 충분하게 들어있는 국수발,
여기에 숭숭 썰어 넣은 쪽파와 참깨를 섞은 시뻘건 고춧가루가 전부입니다.
고명이라고 해서 따로 얹어놓은 것은 없습니다. 밑반찬도 달랑 한 개 아주 알맞게 익은 깍두기가 전부이지요.

 


평소 인스턴트와 기름진 음식 그리고 고칼로리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에게
국수 한 그릇이 어떤 맛을 내는지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오늘 아이들과 이곳을 찾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국수라고 하면 의례히 화려한 고명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양은냄비에 투박하게 얹어진 쪽파와 고춧가루를 보고 신기해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맛을 보고나서는 코를 박은채로 국수에 푹 빠진 것을 보니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향긋한 향이 일품인 쪽파도 멸치 다음으로 국물맛의 주범(?)으로 보여집니다.


춘자국수(춘자싸롱)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양은냄비

1981년에 이곳 표선리에서 국수장사를 시작하여 어느덧 32년 째를 맞고 있는 춘자국수,
이번에는 이곳의 주인장이신 춘자 할머니와도 잠깐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언제 먹어도 변함없이 구수한 국물 맛, 대체 무엇이 맛의 비결이냐고 여쭤보니,
최고 품질의 멸치를 사용한다는 것 밖에는 없다고 합니다.
아이러니 한 것은 아무리 국물 맛내는 비결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줘도 그 맛을 낼 수 없다는 것,
그렇겠지요, 그게 그리 쉽다면 장사 아무나 하게요.

오늘은 이곳의 멸치국수에 얽힌 일화를 하나 알려주시더군요.

일가친척 중에 갓난아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젓병을 물고 지내는 아기에게 어느 날 이유식 떨어져 대신에 멸치국물을 넣어서 먹여봤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어인일이랍니까.
이유식보다 더 맛있게 잘 먹더라는 겁니다.

그날 이후로 틈만 나면 멸치국물을 먹였더니 커갈수록 뼈가 남다르더란 얘깁니다.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튼튼한 뼈대가 느껴질 정도로 자라는 아이를 보았다는 얘기,
멸치에 담긴 칼슘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직감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합니다.

단지 쪽파와 고춧가루뿐인데도 불구하고 맛이 예사롭지가 않은 맛,
진하게 우러난 멸치국물이 압권인데,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서 그런지 얼큰하기까지 합니다.
간밤에 약주를 거하게 하신 분들이라면 해장용으로 딱 어울릴 것 같은 맛의 춘자멸치국수,
행여 지나는 길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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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narago00.tistory.com BlogIcon 백퍼센트공감맨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하~그렇군요^^~헤헤~
    오늘도 이렇게 좋은 정보 얻어가네요^^
    고맙습니다^^**

    2013.01.20 18:50 신고
  3. 농돌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멸치, 다시마, 홍고추, 대파뿌리,,,, 등 넣고 동네 잔치하는데 국수 했거든요 배 터지게 ㅋㅋㅋ
    한번 들려 봐야겠어요 국물이 아주 담백해 보입니다
    조금 옛날에는 포싸롱에서 소주하고 이런 국수 한그릇 하면 참 좋았는데,,,,
    요즘은 아,,, 안 먹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013.01.20 21:50
  4. Favicon of https://care2001.tistory.com BlogIcon 산위의 풍경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란 냄비에 국수~
    정겹네요.
    맛있을것 같아요. 국물이랑 후루룩 먹고 싶네요.

    2013.01.21 00:54 신고
  5. Favicon of https://www.walkview.co.kr BlogIcon 워크뷰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3,000원의 행복입니다^^

    2013.01.21 03:39 신고
  6. Favicon of http://blog.daum.net/winner3949 BlogIcon 석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끔 국물맛 좋은 국수집 같은데 가서 취재하고 국물이 왜 이리 맛있죠?

    어떻게 만드신거에요? 라고 물어보면 대답해주면 왠 비법을 알려주는지 알아요.

    정말...어떻게 어떻게 어떻게...다~~~~~~말해줘도 그 손맛이 아님 못만들거든요^^

    30년간...국수를...ㅋ...오랜 노하우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것...정답인듯합니다.

    저는 저 노란냄비가 눈길이 자꾸...ㅋㅋ ...새롭게 시작하는 월요일아침...즐겁게 시작하시구요

    2013.01.21 07:52
  7. Favicon of https://yahoe.tistory.com BlogIcon 금정산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치와 함께 먹는 맛이 넘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2013.01.21 09:29 신고
  8. 행복끼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춘자싸롱국수~~
    참 맛나보입니다~~
    가게이름도 재밌구요~
    행복한 일주일되세요~^^

    2013.01.21 10:28
  9. Favicon of http://trueman75.tistory.com BlogIcon 진짜남자이야기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천원의 행복이군요~ 국수도 너무 맛있어 보이고~ 깍두기도 너무 맛있어 보여요~~!!

    2013.01.21 11:22 신고
  10. Favicon of http://yuji7590.tistory.com BlogIcon 초록샘스케치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양한 고명 없어도 이런곳에서 먹으면 더 깊은 맛이 느껴지는것 같아요.
    비오는날, 국수 한그릇 잘 먹고 갑니다.

    2013.01.21 12:16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cola1018 BlogIcon 바람될래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1박여행행사 다녀오면서 저녁늦게 청량리에 도착했는데
    배가 고파서 국수한그릇 사먹었는데
    그거랑은 비교가 되지 않을정도로 맛있어 보인다..
    국수 좋아하는데
    나중에 제주도가면 홍예랑 먹고 오빠랑도 먹어야지..ㅎㅎ

    2013.01.21 13:59
  12. Favicon of https://songdoibd.tistory.com BlogIcon 송도IBD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언가 추억이 담겨있는 맛일 것 같네요.^^ 점심도 먹었는데 국수 한 사발이 급 땡깁니다.ㅎㅎ

    2013.01.21 14:35 신고
  13. Favicon of https://oasis0924.tistory.com BlogIcon 해피선샤인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린 가격이 저 정도면 정말 저렴하네요~ 맛도 있어 보이고...

    2013.01.21 14:53 신고
  14. Favicon of https://ahla.tistory.com BlogIcon 아톰양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문만 듣고 못가봤는데 체크해두어야겠네요 :]

    2013.01.21 15:00 신고
  15. BlogIcon 쥬르날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주도에 가면 꼭 가봐야 겠습니다.
    전 이런 곳이 너무 좋습니다. ^^

    2013.01.21 15:29
  16. Favicon of https://yongphotos.com BlogIcon 용작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춘자싸롱~ 당장 먹어보고 싶은데요~ ^^ ㅎㅎㅎ

    2013.01.21 16:01 신고
  17.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ah99 BlogIcon 주리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 꼬맹이가 면을 좋아해서 국수라면 엄청 좋아합니다.
    국물도 남김없이 마시는 편인데... 맛있어 보여요. 별다른게 없어 보여서 더요.
    국수 생각이 간절이 나게 만드시는데요?

    2013.01.21 16:31
  18. ^^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담없는 가격에 맛까지 좋다고하니^^ 조미료 없이 멸치로만 국물을 냇다는게 정말 맛있을 것같네요

    2013.01.21 17:07
  19. ^^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담없는 가격에 맛까지 좋다고하니^^ 조미료 없이 멸치로만 국물을 냇다는게 정말 맛있을 것같네요

    2013.01.21 17:07
  20. Favicon of http://kiyomimom.tistory.com BlogIcon 기요미맘  수정/삭제  댓글쓰기

    면류는 볼수록 땡기는..ㅋㅋㅋ잘보고갑니다!

    2013.09.05 17:51
  21. BlogIcon 딸기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 주말 갔다왔어요~최고의 맛!다만 주인 이모께서 몸이 점점 불편해지시는 것 같아 걱정..

    2015.06.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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