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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쓰레기통이 되어 버린 제주 최고의 명소 한담해변

by 광제 2018.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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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이 되어 버린 제주 최고의 명소 한담해변


제가 이곳에 처음 걸음한 지는 10년이 넘습니다. 카메라조차 없이 쏘다닐 때였지요. 소박한 어촌마을의 풍경에 넋이 빠져,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카메라를 들고 찾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억센 파도가 몰아치는 해안에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초가로 된 창고가 눈에 들어왔고 그 앞에는 커다란 방아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몇 걸음 떼지 않은 곳에는 어른 둘 셋이 모여 헤엄치면 딱 좋은 조그마한 백사장도 있었습니다. 근처 돌담 위에 엉덩이를 대고 바라보는 그 풍경에 상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는 그러한 곳이었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한담마을이라 불렀습니다.


<10여년 전의 한담마을>

언제였던가요. 바다에서 금방 잡아 올린 문어에 라면을 끓여 먹는 모습이 공중파를 타고 난 후부터 이곳이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카페가 들어서고, 식당들이 들어서고, 대도로 변에서부터 길게 줄을 지어 늘어선 차량들, 최근에는 화려하고 규모가 큰 카페들이 들어서더니 급기야 대형 리조트까지 조용한 해안마을을 덥쳤습니다.

가끔 물허벅을 등에 지고 삼촌들이 걸어갔던 마을길은 관광객들 차지가 되었고, 고장 난 고깃배 한 척이 외로이 지키고 있던 포구 앞 백사장 위는 투명카약이 또 다른 풍경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태풍의 계절인 요즘, 일몰이 유난히 예뻤던 기억이 떠올라 해질 무렵에 다시 찾았습니다. 기대와는 달리 짙은 먹구름에 가려 맘속에 그리던 일몰 풍경은 보지 못했고, 대신에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고 말았습니다. 

과거 모습과는 조금 달라졌지만 여전히 예쁘고 고즈넉한 해안 길, 가끔 파도에 휩쓸려 해양쓰레기가 길가에 널 부러진 것은 본적이 있지만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 좋은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예쁜 길에 플라스틱 용기들이 널 부러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닷가 돌 틈 여기저기에 버려진 플라스틱 용기들, 거기다가 산책을 하다가 쉬어가라고 만들어 놓은 정자 안에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플라스틱 용기로 가득입니다. 심지어 하얀 드레스까지 버려져 있습니다. 웨딩 촬영을 하다가 버리고 간듯합니다.

플라스틱 용기를 자세히 보니 대부분 테이크아웃용 일회용 용기들이며, 인근에서 성업 중인 카페들의 로고와 상호들이 박혀 있습니다. 풍경 좋은 곳에서 먹을 줄은 알고 본인들이 사용했던 용기를 챙길 줄은 몰랐던 것입니다. 귀찮다고 죄다 버리고 간 것입니다.

앉아 있던 벤치 근처도 그대로 놓고 가고, 사람들 눈에 잘 안 띠는 바닷가 바위틈에 꽂아두고 가고, 때론 툭 던져두고 가고, 얼마나 많은 시간 이곳에 쌓여 왔는지 모르지만 남들 버리니까 나도 버려도 되겠지, 쓰레기가 있는 곳에는 계속 쓰레기를 버리게 된다는 사람들의 심리를 얘기한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이런 모습에서 증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치워지지 않는 해양쓰레기>

버리는 사람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쓰레기를 제때 치워서 깨끗한 환경을 유지 했다면 과연 이 지경까지 왔을까 싶습니다. 인근에서 성업 중인 업체들을 얘기하는 겁니다. 사회로부터 이익을 얻으면 그에 대한 책임도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공해 덩어리를 이용해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 때는 좋고 환경은 나몰라하는 경우는 무슨 경우냔 말입니다.

그잖아도 요즘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플라스틱들이 큰 문제화 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쓰레기 섬이 바다를 떠돌고 있고, 바다의 생물들이 플라스틱에 의해 멸종되어 가고 있습니다. 또한 버려진 플라스틱은 수백 년이 지나도 분해가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해안가 쓰레기 문제는 비단 이 곳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제주도의 해안을 돌다보면 예년에 비해 부쩍 해양쓰레기들이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인구와 밀려드는 관광객에 넘쳐나는 생활쓰레기, 여기에 대책 없는 하수 처리와 축산분뇨로 인한 생명수 오염까지, 청정 제주도가 썩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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