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의 배경이 된 거제 외도에 직접 가 보다
찍으면 작품이 되는 외도 보타니아의 이국적인 풍경
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남해안 여행을 다녀왔답니다. 어렵게 마련한 소중한 시간이라 되도록 많은 것을 보고 오려는 욕심에 이곳저곳 부지런히 쏘다녔네요. 자고로 여름휴가는 어느 한곳에 지긋이 머무르며 조용하게 피서를 즐기는 것이 재충전에도 도움이 되는데, 이번여행은 외려 깊은 후유증만 남긴 여행이 된 것 같습니다. 여행의 노하우가 생기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입니다.
수많은 섬들이 몰려있는 우리나라의 남해안은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픈 아름다운곳이지요. 저 또한 그래서 이번여행코스를 그쪽으로 잡았는데요, 이상할 정도로 인상이 깊었던 곳은 없었던 것 같네요. 늘 빼어난 자연경관을 지척에 두고 살고 있는 제주도 토박이라 아무래도 눈이 높아진 까닭도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 한곳,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 바로 거제도에 있는 외도입니다.
거제도에도 나름대로 명소라고 이름난 곳이 여럿 있지만 거제도를 갔으면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 바로 외도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답니다. 낮 시간에 거제도에 도착하여 점심을 해결하고 여러 명소들을 돌아보고는 학동 몽돌 해변근처에서 1박을 하게 되었지요. 외도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비교적 이른 시간인 6시에 첫 출항이 있을 것이란 정보를 입수했는데, 바다 날씨 때문인지 9시30분으로 늦춰져 버린 출항시간,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하루전날에는 높은 파도로 인하여 외도유람선이 단 한척도 출항을 못했다고 하는걸 보면 어렵게 찾아온 외도를 들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야 되겠더라구요.
학동유람선 선착장
외도유람선은 보통 바다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해금강 일대를 돌아보고 외도보타니아를 약 1시간 30분 동안 관람하는 시간까지 합하여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정규코스로 운영을 하고 있었답니다.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외도에 발을 딛는 것도 벅찬 기대를 하게 하였지만 빼어난 바다위의 절경을 품고 있는 해금강을 둘러볼 수 있다는 것도 어찌 보면 대단한 매력이었지요.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요. 중부지방으로 거센 물 폭탄을 쏟아 부었던 그날의 거제도 바다는 너울성 파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답니다. 해금강 근처에 유람선을 대고 선내에 있던 관람객들이 밖으로 나올 때 쯤, 배가 뒤집힐 것 같은 너울성 파도 때문에 급하게 유람선을 이동시켜야 했던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했답니다. 금방이라도 유람선을 집어 삼킬 것 같았던 파도, 바다위에서의 사고가 이렇게 나는 구나 가슴이 철렁 내려 앉더라구요.
선택의 여지없이 고비용을 지출하는 시스템은 고쳐야
해금강을 보는둥 마는둥, 너울성 파도를 헤치고 유람선은 외도를 향해 갑니다. 거제도 인근에서 이 처럼 외도해상농원을 코스에 넣어 영업을 하는 유람선사가 총 6개에 운행하는 유람선의 숫자만도 30여척에 이른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답니다. 외도라는 섬 하나가 수많은 사람 먹여 살리는구나 생각했지요.
해금강으로 이동하고 잠시 구경한 후 외동에 내려준 뒤 다시 데려오는 유람선의 비용이 어른인 경우 1만6천원, 여기에 외도에 내려서는 다시 8천원이라는 요금을 반 강제로 추가 지불해야합니다. 무려 2만4천 원이라는 고가의 여행코스인 셈이지요.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절경을 간직하고 있다는 서귀포 칠십리의 바다 위를 구경하는 호화 유람선(?) 비용이 1만5천원인 것을 보면 서로의 이익분배를 위해 철저하고 체계적이게 운영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뭐 외도를 구경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왔으니 돈이 비싸다고 가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외도의 선착장에 내려 외도보타니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접하고는 비용 때문에 투덜댔던 조금 전의 마음이 말끔히 사라지기도 했으니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지 알겠더라구요.
이국적인 지중해의 분위기가 느껴졌던 외도보타니아의 비너스 가든
외도는 '고 이창호'씨가 1969년에 근처로 낚시를 왔다가 태풍을 만나 하룻밤을 묵으면서 섬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섬 전체를 사들이게 되면서부터 역사가 시작되지요. 수십 년 동안 일구고 가꿔온 섬은 1995년에 외도 해상농원이란 이름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기에 이르는데, 외도가 지금처럼 많은 인기를 끌게 된 계기는 2002년 3월 당시 최고의 인기드라마였던 겨울연가의 마지막회가 이곳에서 촬영을 하면서 부터지요.
드라마 촬영지라는 배경은 뒤로하고라도 외도에 한번이라도 다녀온 분이라면 공간되는 부분들이 많을 겁니다. 풀 한 포기, 나무한그루도 외도라는 섬 풍경에 너무나도 조화롭게 가꿔져 있으며 세워놓은 건축물 또한 섬의 지형에 잘 어우러지도록 이국적인 형태로 지어졌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얼핏 지중해의 어느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보타니아(BOTANIA)라는 이름은 식물(Botanic)의 낙원(Utopia)이란 합성어로 보다 따뜻하고 여유로운 남쪽의 섬을 뜻하고 있다고 합니다. 섬의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함께 돌아 보도록하겠습니다.
낮시간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들이 많았는데, 이른 시간이라 해수욕을 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네요.
유람선 팔색조에 오르는 관람객들
처음에는 대규모의 호화(?)유람선을 연상했는데 막상 보고는 너무 실망했던 유람선의 모습입니다. 보통 어촌에서 볼 수 있는 고깃배에 선실만 달랑 얹어놓은 모습. 오르자마자 어선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찔러, 이거 멀미 좀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파도가 높은 와중에도 멀미는 없더군요.
정원 98명의 유람선입니다.
내부의 모습이 얼핏 관광버스를 보는 듯한
처음 들렀던 바다위의 금강산, 해금강!
빼어난 절경을 품고 있었으나 너울성 파도 때문에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외도로 뱃길을 돌렸답니다.
높은 파도에 춤을 추면 도착한 외도의 선착장
이미 먼저 관람을 마친 수 많은 관람객들이 선착장에 나와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외도 관람을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
선착장에서 본 외도의 풍경
입장권 예매소
외도에서 가장 먼저 반겨준 곳은 다름 아닌 입장권예매소입니다. 수명의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섬으로 들어오는 관람객들을 통제합니다. 이 아름다운 섬의 첫인상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군요. 차라리 유람선 비용에 섬의 입장권을 포함한다면 일이 없을텐데, 구조적으로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바다위의 조그마한 섬, 무더운 날씨까지 겹쳐 섬에 내리자 마자 훅! 하는 습한 더운 공기가 호흡기를 타고 들어오더군요. 멀지않은 언덕을 오르는 내내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요.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흐린 날보다는 태양광이 내리쬐는 풍경이 외도보타니아에는 가장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 만나는 풍경, 코카스가든입니다.
열대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신기한 식물들도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비너스 가든의 지중해식 조형물, 가장 인기가 많은 포토존이더군요.
중간 중간에 비너스의 동상들이 세워져 있는 비너스가든입니다.
조형물을 휘감아 올라가는 장미넝쿨
리스하우스
바로 인기드라마 겨울연가의 배경이 되었던 건물입니다. 일반인들의 출입은 금지되고 있답니다.
리스하우스 옆 화훼단지에 마련된 우윳빛 파라솔이 눈부십니다.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네요.
화훼단지의 모습입니다.
화훼단지 언덕에서 바라본 풍경
가끔은 이렇게 시원한 나무 그늘 밑을 스쳐갈 때도 있습니다. 대죽로입니다.
제1전망대에서 바라 본 풍경, 멀리 해금강의 모습이 보입니다.
제1전망대
파노라마 휴게실의 꼬불꼬불 이어진 오르막 계단
섬의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 본 풍경
비너스가든의 모습과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진 거제도 본섬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명상의 언덕에서 바라 본 풍경
우리나라에선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아열대 야자수들이 이곳에서도 아주 많이 조림되어 있습니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한껏 돋워줍니다.
대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줘 사람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보이는 건물은 기념품 샵입니다.
바다전망대
바다전망대에서 바라 본 풍경
선착장에서 사람들이 기다리는 모습, 그리고 멀리 바다 위에서 관람객을 태우고 온 유람선들이 정박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처음 사람들을 내려놓고, 저렇게 바다위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멀리 거제도 본섬의 풍경도 멋지네요.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기념관도 지나가게 됩니다. 기념관에는 지금의 외도가 있기 까지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가 있답니다.
유난히 예뻤던 계단
약 1시간30분의 외도 여행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끝이 납니다. 천혜의 자연에 인간의 예술미가 더해져 마음을 사로잡고 잠깐이지만 안식이 되었던 외도보타니아. 언제 다시 오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안녕~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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