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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도 놀래버린 허리띠의 위력
오래전부터 아침밥을 먹지 않았던 습관은 결혼을 해서도 계속 되었지요. 아내는 몸을 생각해서라도 아침밥을 먹으라고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군요. 이제는 아내도 그러려니 합니다.
올여름 들어서는 아침이면 미숫가루를 한 사발씩 만들어 오는 겁니다.
보통미숫가루가 아니고 여러 가지 곡식이 들어간 영양 미숫가루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구수하고 달달한 맛이 그만입니다.
그저 남편 생각해주는 건 아내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웬 거니하며 받아먹었지만 이제는 안주면 서운합니다. 특히나 미숫가루는 무더운 여름철에 먹어야 제 맛이지요.
며칠 전 아침, 주방에서 무엇인가 달그락 거리고 있던 아내.
딱 보아하니 오늘도 미숫가루를 타나 봅니다. 잠시 후, 아내가 손에 미숫가루를 들고 오는 줄 알았습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미숫가루가 아니고 난데없는 유리병 하나를 들고 있는 겁니다.
"이것 좀 열어봐바~ 잘 열리던 거였는데, 갑자기 안 열리네..;;"
들고 온 유리병을 살펴보니 꿀이 들어있더군요.
"웬 꿀이야?"
"미숫가루에 타먹는 꿀이야"
"그럼, 지금까지 미숫가루에 꿀을 탔던거야?"
냉장고에 보관했던 유리병. 물이 맺혀 있어서 더욱 미끄러워 보입니다. 이거 열지 못하면 오늘 맛있는 미숫가루는 물 건너가게 생겼습니다.
그렇습니다.
구수하고 달달했던 미숫가루의 비밀은 바로 꿀이었던 것입니다. 어쩐지 맛있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냉장고에 보관했던 그 꿀병이 갑자기 열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사용하던 유리병도 가끔 힘껏 잠그고 그러면 열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손아귀힘이 좋은걸 알고 열어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꿈쩍도 안합니다. 유리부분은 미끌미끌, 뚜껑은 아귀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놈이라 여간 힘을 써서는 열리지 않더군요.
이때 생각난 것이 바로 허리띠입니다.
이쯤 되면 많은 분들이 아하 하시겠지만, 간혹 모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허리띠로 굳게 잠긴 유리병을 여는 방법입니다.
유리병 하나에 가죽으로 된 허리띠 두 개가 있으면 아주 좋습니다.
두 개의 허리띠가 없으면 한 개로 시도를 해봐도 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한 개로 해보고 안 되면 두 개로 하려고 했었지요.
유리병 아랫부분은 다른 한손으로 꽉 쥔 채, 가죽 허리띠를 위 그림처럼 뚜껑부분을 감싸 두른 다음, 아귀힘을 이용하여 꽉 쥐고는 시계반대 방향으로 살짝 돌려줍니다. 가죽이기 때문에 미끌리지 않고 쉽게 열립니다.
허리띠로 무얼하려나...하며 빤히 쳐다보던 아내.
이런 광경을 처음 보는 아내는 그저 신기한 모양입니다.
이렇게 여자가 못하는 일 남자가 해줬을 때 아주 뿌듯합니다^^
한 개로 해보고 안 되면 다른 한 개의 허리띠로는 유리병 부분을 감싸쥔 채, 같은 방법으로 돌려주면 여간해선 그냥 열립니다.
물론 아귀힘이 약한 여성분들은 약간 힘들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남자 분들이라면 이정도 쯤은 간단히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쉽지만 생활의지혜입니다. 잘 기억해두셨다가 다른 곳에 응용하셔도 좋습니다.
아내에게 맛있는 음식 받아먹으려면 가끔은 초능력(?)도 발휘를 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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