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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지나간 뒤 4시간이 더 무서웠던 태풍 볼라벤

by 광제 2012.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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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밤을 보낸 태풍 후기

제15호 태풍 '볼라벤' 때문에 악몽의 밤을 보냈습니다. 제가 집을 나선 시간은 어제 아침입니다. 새벽3시에 제주도에 가장 가까이 근접한다는 소식에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였습니다.

강한 바람은 오후 늦은 시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인근에 교회 탑이 무너졌다는 소식과 함께 강한 비까지 쏟아지면서 공포의 시간은 시작되었지요. 어쨌거나 새벽 3시까지만 버티면 될 줄 알았습니다. 더 큰 피해는 이후에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피해를 최소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글을 씁니다. 

태풍 볼라벤이 제주도 가장 가까운 곳에 근접하여 피해를 줄 것이라 했던 새벽3시, 오히려 이때까지가 견딜 만 했던 것 같습니다. 3시만 넘기면 비상근무를 해제하고 퇴근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게 뭐랍니까.

견디기 힘든 바람은 태풍이 제주도를 벗어나기 시작한 새벽3시부터 시작된 것이지요. 빗줄기는 조금 약해지는 것 같았지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 닥친 강한바람, 급기야 직장 복도에 설치된 초대형 유리창이 박살이 나고 만 것입니다.

정신 차릴 수 없는 강한 바람은 이로부터 아침7시경까지 4시간가량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조금 약해지긴 했지만 지금도 강한 바람은 계속해서 불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비상대기를 한지 23시간 만에 퇴근입니다. 물론 잠 한숨 자지 못한 채 말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시내를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간밤에 제주도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의 위력이 어떠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강한바람에 힘없이 나가떨어진 신호등 때문에 곳곳에서 교통경찰관들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아침시간이지만 다른 날에 비해 자동차가 붐비지 않아 도로의 체증은 평상 시보다 덜한 것 같습니다.

대형 간판이 한꺼번에 날라 간 매장


대형유리창들이 박살이 나버린 매장도 눈에 들어옵니다.

위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부디 인명피해는 없었길 바래봅니다.


여기저기 힘없이 주저앉아버린 입간판들은 셀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악몽의 밤을 무사히 이겨낸 매장, 준비를 철저히 한 덕분인 것 같습니다.


뿌리 채 뽑혀 나뒹구는 공중전화 부스




태풍 볼라벤이 물러간 제주바다는 많이 잔잔해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집어 삼킬 것 같았던 집채만 한 파도도 완전히 누그러졌습니다. 하지만 시내 하천을 타고 흘러온 흙탕물 탓에 제주바다는 온통 붉은 색입니다.

글을 쓰고 있는 11시에도 여전히 거센 바람이 불고 있는 제주도, 오후 늦게 나 돼야 잠잠해질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번 태풍 볼라벤은 뒤끝이 엄청나게 사납습니다. 태풍이 근접한 후 지나갔다고 절대 안심하지 마시고 이후4~5시간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부디 피해가 최소화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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