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황당했던 송어낚시체험, 그리고 체험장의 진실
-송어낚시 체험장에서 겪었던 불편한 진실-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이용하여 관광특화 상품으로 개발하고
축제와 이벤트를 열어 경제적인 수입을 올리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제주도의 예를 들면 방어축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최남단 모슬포의 특산품인 겨울철 방어를 관광객들에게 알리고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지역경제에 이바지 하자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겠지요.
우리나라 겨울철 관광의 대명사인 경기북부나 강원도에도 이와 비슷한 축제들이 많이 열립니다.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산천어축제를 비롯하여
송어, 빙어, 열목어 낚시를 체험하는 축제들이 장기간에 걸쳐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고 즐기는 관광을 넘어 직접 체험까지 해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저희 가족들도 얼마 전,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강원도로 넘어가다가 양평인근에서 그 유명하다는 송어낚시체험을 직접 해봤습니다.
겨울철에 계곡물이 꽁꽁 얼면 얼음판에 구멍을 뚫어 낚아 올리는 송어낚시 체험,
크고 작은 계곡들이 많은 지역이라 이런 체험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지역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희 가족들도 마침 체험장을 지나던 차라 망설임 없이 체험장으로 들어섰는데요,
체험료가 장난이 아닙니다.
낚시대를 제공하고 일인당 13,000원이란 요금을 지불해야 체험장으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송어를 잡으면 손질을 해야 먹을 수 있는데 손질비용 또한 따로 지불을 해야 합니다.
낚시의 손맛과 먹는 재미를 익히 알고 있기에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대가족이 여행을 하고 있어서 모두 낚시대를 들게 되면 비용이 만만치 않아
딱 10개의 비용을 지불하고 낚시를 시작하였습니다.
송어낚시 체험장에는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곳에 비슷한 크기로 얼음구멍을 파 놓습니다.
따로 정해진 것 없이 맘에 드는 곳 아무 곳에 지급되는 간이 의자를 깔고 앉아 낚시대를 드리우면 되는 것입니다.
얼음구멍 송어낚시에는 견지 낚시대와 함께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글럽웜이라는 인조미끼가 사용됩니다.
송어를 잘 낚으려면 인조미끼지만 실제로 살아있는 먹이처럼 보일 수 있도록
쉴 새 없이 위아래로 움직여줘야 하는 것입니다.
저희 가족들은 열 개의 낚시대를 나눠 갖고 송어낚시에 돌입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랍니까,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가까워 오는데도 입질한번 오지가 않는 겁니다.
열 개의 낚시대 모두 말입니다.
개울수준의 얕은 물속이라 얼음구멍을 통해 바닥이 훤히 모였는데,
분명히 물속에서는 팔뚝만한 송어들이 유영을 하는 것이 심심찮게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도 미끼는 본체만한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가 버리기 일쑤입니다.
급기야는 가족들이 하나둘 지쳐가기 시작합니다.
낚시방법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은데 잡히지 않는 송어들,
잡는 재미에 먹는 재미까지 기대를 했던 가족들 얼굴은 점점 울상이 되어 갔지요.
이때였습니다. 마을사람인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인근을 지나던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
"사료만 먹던 고기들이 인조 미끼를 먹겠습니까? 쉽게 잡히지 않을 겁니다."
헉, 그렇다면 이곳의 송어들은 모두가 양식이란 말?
얘기를 듣고 보니 이런 개울가에 커다란 송어들이 서식을 할리는 없을 테고,
자연산 송어들을 잡아다가 풀어놓은 것도 아니고
사람 손으로 기른 양식송어라니 조금은 어이가 없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려고 했지만 대답을 꺼리는 바람에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양식송어라는 짐작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꽁꽁 얼린 낚시터 옆에는 물이 시원스럽게 흐르는 작은 개울이 있었습니다.
그 개울에는 크기가 일정한 송어들 수 십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는데,
상류 쪽과 하류 쪽을 그물로 막아놓아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는
송어들을 보관하고 있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가두리를 만들어 놓고는 이곳에 송어를 가둬 보관하다가
낚시터에서 낚이는 송어의 양을 판단하여 일정한 양을 풀어 놓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두리 개울에는 일정한 크기의 송어들이 수십마리가 헤엄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다시 눈에 들어 온 신기한 장치
이곳에도 커다란 송어들이 수십마리,
사람들이 송어요리를 주문하면 뜰채로 쉽게 떠다가 요리를 하는것으로 보입니다.
전후사정을 살펴본 결과, 물이 얼기 쉬운 개울을 골라
가두리 형식으로 물고기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는 일정양의 송어들을 풀어 놓고는
비용을 받고 체험을 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먹이에 익숙하지 않은 송어들이 쉽게 인조 미끼를 낚아챌 리 만무입니다.
그만큼 시간과 인내심을 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낚이는 송어들이 양식이란 사실을 알고 있냐 하는 것입니다.
낚이지도 않는 송어들을 대상으로 헛심만 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실제 이곳 낚시터 어디에도 이곳의 송어들이 양식이라는 안내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열 개의 낚시대에 들인 비용 130,000원이 아까워서가 아닙니다.
눈앞에 훤히 보이면서도 잡히지 않은 팔뚝만한 송어들을 보면서 속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참 돈 벌기 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겨울 한철 지자체 또는 마을사람들에게는 이런 체험행사가 더 없이 좋은 소득원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체험참가자들에게 양식 송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리고
자연산과는 다른 습성이나 낚시방법에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송어를 낚지 못하더라도 참가비가 아깝지 않도록
별미의 송어요리를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떠한지 묻고 싶습니다.
시골인심으로 대변되는 해당지역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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