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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한라산

매화꽃이 활짝 핀 한라산, 그 이색 겨울에 취하다

by 광제 2016.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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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겨울철이라 하더라도 대체로 기온이 따뜻한 편이라 눈이 내렸어도 금방 녹아버리기 일쑤입니다. 올겨울은 유난히 그렇습니다. 한라산 또한 크게 다를 바 없는데요, 예년 같으면 겨울 첫눈 시기에 내린 눈이 봄까지 쌓여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녹고 쌓이고를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눈을 좋아하고 한라산의 설경을 즐기는 저로서는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닌데요, 며칠 전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한라산에 눈이 왔다고 하여 또 한 번 부랴부랴 다녀왔습니다. 며칠 뜸들이다가 급격하게 눈이 녹아버리는 불상사가 벌어져선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다녀온 코스는 어리목~영실인데요, 짧은 시간에 한라산의 설경을 만끽하고 트래킹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코스로는 그만이라는 생각입니다. 예년에는 성판악~관음사 코스를 주로 즐겼는데요, 관음사 코스의 삼각봉 인근 낙석으로 인하여 출입이 통제되는 바람에 이번 겨울에는 어리목 코스를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알람을 4시 30분에 맞추고 5시에 집을 나서 어리목 입구에 도착한 시간이 5시 30분, 새벽시간, 고요를 벗 삼은 산행도 은근 가슴 떨리는 묘미도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윗세오름에서의 해돋이를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물론 날씨가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지만 말입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오로지 헤드랜턴에 의지한 채 눈길로 이어진 산행, 귀에 들리는 소리라고는 거친 숨소리와 뽀드득 뽀드득 눈길을 밟는 소리뿐입니다. 눈이 내려 아무런 발자국도 없는 눈길에 처음으로 발자국을 남기는 것도 짜릿한 경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다른 지방에서는 이런 현수막이 없지 싶습니다. 감귤의 고장답게 산에 오르는 제주사람들이 목을 축이는 데는 감귤만한 것도 없지요. 저의 가방에도 들어 있지만, 감귤을 가지고 많이 산에 오르다보니 이런 현수막도 한라산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 아닐까 합니다. 감귤껍질 등산로에 버리지 맙시다~!

 

 

 

날씨가 그다지 좋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한라산의 날씨는 변덕이 심해서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릅니다. 어리목 코스의 만세동산 인근, 동이 트는 모습입니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의 윗세오름 산장, 고요와 운치가 묻어납니다.

 

 

 

여느 때 같으면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야 할 대피소 안, 아직 아무도 오른 사람도 없고, 사발면도 아직 팔고 있지 않습니다.

 

 

  

잠깐 얼어있는 볼을 녹이고 길을 재촉합니다. 영실코스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영실코스의 노루샘 근처에서 바라 본 한라산 정상, 아직 동이 트기 전인데, 여명을 받은 정상 봉오리가 새벽 옅은 구름에 뒤덮여 묘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한낮의 시간에는 눈도 제대로 뜰 수 없는 백설의 선작지왓인데, 지금은 여명을 받아 금빛을 머금고 있습니다.

 

 

 

더 근사한 설경이 기다리고 있을 선작지왓 전망대로 오릅니다.

 

 

 

이제 막 아침 태양이 구름을 뚫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상 봉오리와 방애오름으로 황금의 빛줄기가 쏟아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고행 뒤에 맞이하는 해돋이는 항상 벅찬 감동을 선사합니다.

 

 

 

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인데, 상고대로 뒤덮여 외계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만세동산 방면, 탁 트인 풍경만큼이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듭니다. 

 

 

 

설국으로 변한 한라산 산림지대

 

 

 

어리목 코스를 타고 윗세 산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 다시 영실코스의 구상나무 지대

 

 

 

이곳은 영실 코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꽃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나뭇가지에는 밤사이 날아와 엉겨 붙은 상고대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나뭇가지마다 탐스럽게 엉겨 붙은 상고대, 얼핏 보니 새하얀 꽃송이가 활짝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멀리서 보면 백매화가 활짝 피어 있는 모습 그대로입니다.

 

 

 

백매화가 꽃봉오리를 틀고 있는 모습

 

 

 

영하의 추운 한라산인데, 이곳만큼은 봄을 알리는 백매화가 활짝 피었습니다.     

 

 

 

매화타령은 그만하고 길을 재촉합니다. 기암과 함께 탁 트인 시야가 맘에 드는 영실코스, 설경의 눈부신 자태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영실계곡 일대도 온통 설국으로 변해 있습니다.

 

 

 

영실 계곡의 가파른 등산로를 타고 윗세오름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집니다.

 

 

 

 

오백 나한의 설경

 

 

 

솜뭉치 같이 탐스러운 눈꽃

 

 

 

불과 며칠 전에는 대설주의보까지 발효될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다는데, 계곡 아래로는 눈이 많이 녹아버린 모습니다.

 

 

 

비가 오면 산줄기를 타고 내리는 물이 폭포를 이룬다는 비폭포입니다. 완전히 얼어 빙벽을 만들어내고 있는 모습니다.

 

 

 

영실 대피소 인근, 조릿대에 쌓인 눈이 묘한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어 한 컷 담아봤습니다.

 

오늘부터는 다시 혹한의 추위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적당히 눈도 내리고 적당히 겨울다운 추위는 반가운 일인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혹한은 반갑지 않은데 말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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