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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 올 레

가족과 걷기에 안성마춤, 제주올레 5코스

by 광제 2009.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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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족들과 걷기여행 나선 제주올레 5코스

작년 제주올레 11코스 개장행사에 참여하고 난 후 3개월 만에 올레걷기를 계획하였습니다. 사실 추운 겨울에 올레 걷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 서질 않았습니다. 시간도 허락하지 않았지만 설사 허락 하더라도 워낙에 설경을 좋아하는터라 한라산엘 주로 올랐기 대문입니다.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올레 걷기에 나서자고 마음만 먹고 있다가 마침 애들이 봄방학 중이고 이제 바로 신학기에 들어 갑니다. 애들 마음도 다잡을겸, 가족이 함께 걷기로 하고 코스를 골랐습니다. 

우선 애들이 있는 관계로 험난한 산세를 끼고 있거나 오름이 있는 지역은 빼기로 하고 되도록 평탄한 코스를 고르다 보니 5코스인 남원포구에서 효돈동의 쇠소깍 까지의 코스가 안성마춤이었습니다.  총15km로 그다지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아주 적당한 코스였기 때문에 아내와 상의를 끝내고 남원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아니 도착점인 효돈동으로 방향을 틀어야 했습니다. 쇠소깍에 주차를 하고 콜택시를 이용하여 남원 표구로 이동할 생각이었죠. 쇠소깍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1시20분 도착하자 마자 바로 택시를 이용하여

남원포구에 도착하니 11시40분을 가리킵니다. 택시비는 만원을 지불하였습니다.

 

하늘은 잔뜩 찌푸린 모습을 가고 있고 간혹 빗방물도 떨어지기도 하였지만 큰비가 올 것 같지는 않은 날씨입니다. 하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우의는 하나씩 챙겨서 가방에 넣고 애들을 위한 간식거리도 충분히 준비를 하였습니다. 혼자 나설때 보다 가족이 움직이다 보니 준비할게 많습니다. 한층 무거워진 배낭이지만 기분 만큼은 비교가 되질 않습니다.  언제 이렇게 또 온 가족이 시간을 내어 보나, 사실 아내도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애들 방학에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가족 넷이서 이렇게 같이 행동하기란 쉽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넷이서 발을 모아 자~ 화이팅 하고 끝까지 가자~ 하고 소리치고는 출발 하였습니다.


늘 올레 걷기에 나서면 동네 강아지들이 환영을 해주곤 했었는데 오늘도 영락없이 어디선가 귀여운 강아지 한마리가 따라 붙었습니다. 아주 귀엽죠? 딱 보니 명견 같아 보이지는 않고....전형적인 잡종^^ 원래 잡종이 강아지때는 더 귀엽잖아요..

출발하여 40여분 걷다 보면 만나는 고즈넉한 해안 산책로입니다.지금까지는  바다와 이어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걸어 왔지만 여기서 부터는 다소 운치 있고 해안 절경이 빼어난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산책로의 중간중간에는 이처럼 쉴 수 있는 공간도 아주 여러곳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공간이 있는 줄 진즉에 알았더라면 간식을 여기서 먹을 걸 후회 막심입니다. 애들이 늘 그렇듯이 출발하고는 10분만에 뭘 먹고 가자고 하는 바람에 도로에 털썩 주저 앉아 먹었거든요. 물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처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마련되어 있는 코스가 바로 오늘 걷는 5코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말 코스 중간중간에 쉼터가 많더군요.


독수리의 부리처럼 보이는 기이하게 생긴 바위를 보고는 애들 둘이서 환호성을 지릅니다. 너무 신기하다고 남원 지역의 빼어난 해안 경치를 지니고 있는 이곳은 바로 '큰엉'이라고 부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끔 몽환적인 분위기의 산책로가 나타나는가 하면 까마득한 해안절벽이 불쑥 나타나기도 하는 아주 경치 좋은 곳입니다.


걷기를 자주 접하지 못했던 애들이라 자주 쉬고 가자는 얘기가 나옵니다. 지금 쉬는 정자의 앞바다가 바로 '큰엉해안경승지' 입니다. 출발하고 40여분 만에 도착하는 곳인데요, 영화박물관 등을 스쳐 지나 왔습니다. 이 곳 '큰엉해안경승지'의 큰엉이라는 뜻은 바로옆 남쪽에 위치한 절벽에 있는 큰바위 동굴을 뜻하는 말인데, 제주에서는 어디든지 제주 방언으로 바닷가에 뚫려 있는 동굴이나 바위그늘 등을 큰엉이라 부릅니다. 남원관광지구에 속해 있는 이 곳은 해안을 따라 1.5km의 산책로가 널리 알려진 명소입니다.



제주의 해안에는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가끔 동화속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아름다운 건물들이 눈앞에 불쑥 나타나기도 하고, 해안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기이한 해송들도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또 이곳에는 꽤 큰 규모의 절도 보입니다. 고요하고 정갈스런 분위기에 잠시 젖어 보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절의 이름은 태고종 '선광사'입니다.


잠시 쉬고 가자는 애들의 요청을 수락하고는 쉬고 있는데, 아들녀석이 다리를 주무르는 모습이 보입니다. 안보는척 곁눈질로 쳐다보니 녀석 다리가 꽤 아픈 모양입니다. 괜찮다고는 하는데, 처음 장거리를 걷는데 아무리 애들 근육이라 하지만 가만 있을리 없죠. 스스로 풀어 보려고 문지르는 모습이 대견하네요. 이곳에서의 시간이 오후 1시 지역은 위미 바닷가입니다. 지금까지 1시간 20분을 걸었는데 위미 마을에서 점심을 해결할 생각입니다.




위미마을의 해안가의 풍경들입니다. 야자수가 있는 건물은 제주해역 수산생물 종관리센터의 모습이구요, 대문과 조명이 설치된 아주 특이한 초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볼까 하다가 주인이 없는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면 큰일 날까봐 참았습니다.^^ 밑에는 주인이 떠나버려 흉가로 변해 버린 초가의 모습도 보이구요, 제주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인 도로텃밭에 무우가 심겨져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저 무우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오늘 걷는 제주올레 5코스의 특이한 점이 또 있더군요. 바로 보이는 것처럼 해안의 자갈밭이 여러번 출몰한다는 것입니다. 어른들은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애들이 참 곤혹스러워 하더군요. 아들녀석은 용감하게 잘 걷는데 딸애가 아빠의 도움 없이는 아주 힘들어 합니다. 간혹 깨진 유리들도 있고 하니 조심하여야 할 곳입니다. 이러한 해안 자갈지역이 4~5곳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여기 보이는 이 텃밭을 보고 모두가 한참을 웃었습니다. 너무나 귀엽고 아담한 텃밭이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위미포구로 접어듭니다. 비릿한 포구의 냄새가 코끝을 찌르는데요, 유독 위미포구에서의 비릿내는 특이하였습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마을에서 청소를 좀 하였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여기저기 생물들이 썩어가는 모습들이 눈에 띠었거든요. 특유의 해안경치 만큼 깨끗한 인상을 심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오후 2시10분, 마을이 나오면 점심을 먹자고 하였는데, 그후로도 한시간이 흘러 버렸습니다.

위미마을에서 발견한 재밌는 텃밭주인의 메모지 '유채밭에 제초제 살포했습니다.' 들어가지 말라는 뜻이죠. 근데 유채밭에 제초제 살포하면 다 죽어 버릴텐데, 어째 파릇파릇 살아 있는 것을 보니...^^ 이제 위미마을로 접어들었으니 마땅한 곳을 찾아 점심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헛.이곳에서 자장면 집이 보입니다. 역시 애들은 자장면을 좋아 하는군요. 



참으로 얼마만에 직접 식당에서 먹어 보는 자장면인지 모르겠습니다. 늘 배달시켜 먹었던 자장면, 식당에서 직접 먹는 자장면은 학교 다닐때 먹어 보고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자장면 맛은요? 별로 입니다.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

초가의 처마밑에 전등을 설치하고 비에 맞지 않게 카바를 만들어 씌운 모습이 기발합니다.
 

가끔은 이렇게 화살표가 없으면 길이 없는 것 처럼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화살표가 없으면 길 잃기 딱입니다..^^



이쁘게 지어 놓은 별장의 모습 그옆에는 해안가에 지어 놓은 정자의 지붕모습입니다. 좀 특이하죠? 어디쯤인지 모른 포구의 한적한 모습입니다.  공천포 바닷가를 지나쳤으니 이곳이 아마 망장포구라고 부르는 곳인가 봅니다. 어느덧 시간이 4시10분입니다. 총4시간30분을 걸었는데 이곳까지 대략 12km, 이제 3km정도 남았습니다.


략 3km남긴 지점에는 굉장한 밀림지역이 있습니다. 망장포구에서 예촌망 사이에 이르는 길인데요, 주변이 온통 덤불로 이루어진 수풀이 우거진 지역입니다. 불그스레 익으면 톡쏘는 맛이 일품인 볼레의 익어가는 모습도 보이구요, 이곳의 해안 풍경도 가히 일품이었습니다.

이제 5코스 종점인 쇠소깍의 상류지역입니다. 애들도 이제는 많이 지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4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4시 55분에 도착한 쇠소깍, 효돈동에 있는 설명이 필요없는 명소입니다. 총 5시간15분이 소요됐네요, 아무래도 가족이 움직이고 중간에 식사도 하다 보니 많이 지체된 느낌입니다. 이쯤 돼니 애들과 아내는 발에 물집이 잡혀 버렸습니다. 딸애가 하는말~ 죽어도 다시는 안 걸을 거야..씨~^^ 투정 부리는 모습이 너무 이쁩니다. 하지만 또 가자고 할거 뻔합니다. 언제 또 가족이 같이 걸어 볼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혼자 걸었던 예전의 올레에 비해 또 다른 재미를 느낀 5코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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