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딸 자랑을 하는 아빠는 뭐라 하나요? 마찬가지 팔불출이라구요?
뭐 좋습니다. 팔불출 소리 들어도 좋으니, 해야 할 건해야 하겠습니다.
하는 짓이 너무 예뻐서 자랑을 안 하고는 못 견디겠거든요^^
어제, 완연한 봄 같은 토요일 주말이었지요.
마침 쉬는 날이라 사진이나 찍으러 나가려던 참이었답니다.
이를 보던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조금 있으면 학교 갔던 애들도 올 건데, 점심 먹고 같이 나가지, 왜 혼자 나가냐' 이겁니다.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늦어 버릴 것 같아 고집을 좀 부리다 보니,
부부싸움 정도는 아니고, 생각지도 않았던 실랑이가 아침부터 있었드랬죠.
바닷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딸애에게서 전화가 오더군요. '아빠, 언제 오냐구.'
척하면 삼천리죠. 아내가 전화를 해보라고 시킨 것이 분명합니다.
'점심도 집에 가서 먹을 것이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는데,
얼마 후, 딸에게서 다시 문자메시지가 날라옵니다.
꼭! 집에 와서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딸애의 문자,
그런데 기대를 하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사진을 찍다말고 잠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우선은 부지런히 움직여 보기로 하였습니다.
딸애가 호언장담을 했다면 늘 그래왔듯이 무언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동을 하다 보니 조금 늦었습니다.
알고 보니, 딸애가 기대하라고 했던 건 다름 아닌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요리인 떡국파티를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제가 떡국이라면 아주 환장을 하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늦어지자 아빠를 제쳐두고
자기들끼리만 후다닥 해치우고는 조금도 남겨 두질 않은 겁니다.
잔뜩 삐쳐 있는 아내의 살벌한 보복임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급실망하고 있던 바로 그 때,
대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빠~! 짜파게티 먹고 싶지 않어?"
"흠...집에 짜파게티 있니?"
끼니를 못 챙겨먹은 아빠가 안 돼 보였는지, 짜파게티 얘기를 불쑥 꺼내는 딸애.
"딱 한 개가 있는데, 내가 짜파게티 만들어 줄게 잠깐 기다려..."
아니, 언제 짜파게티 만드는 것은 배웠는지, 쪼르르 주방으로 달려가는 딸애.
배 곪은 아빠를 살려주겠다는데, 하여튼 딸애을 믿고 잠시 기다려 보기로 하였답니다.
소파에 앉아 이제 초등학교 4학년 밖에 안 된 딸애가 요리하는 것을 보니
오호 제법....
"아빠! 짜파게티에 떡도 넣어 줄까?"
"오힛? 떡도 있어?"
"어~여기 좀 남아있네..."
"콜~!"
이거 살다보니 딸애가 만들어 주는 요리를 다 먹어보게 생겼습니다.
몇 분이 흘렀을까...
다 만들어 진 짜파게티를 그릇에 담아내는데,
향이 그렇게 구수할 수가 없더군요.
그릇에 담아내는 솜씨도 제법입니다.
근데, 자장을 비비다 보니, 떡이 다 찌그러져 버렸네요.
이걸 어쪄..ㅜ 하지만 그중에서 온전한 넘으로 골라 기념으로 한컷!
아침부터 잔뜩 비쳐있는 아내는
딸애가 만들어 주는 짜파게티를 먹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편이
그리 미운가 봅니다.
아님 질투하는 건가? 눈길한번 주지 않네요ㅜ
비록 짜파게티 하나일지 모르지만,
난생처음 딸애가 만들어준 요리로 점심을 해결한 어제는
아마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듯합니다.
그러고 보니 딸애가 보낸 메시지의 내용처럼 대단한 점심을 먹은 것 같네요.
어때요, 딸 자랑 할만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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