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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대형마트 푸드코트의 절반 음식, 해도 너무해

by 광제 2011.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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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오랜만에 마트를 같이 가자고 하네요.

당근, 내키지 않았지요.

남자들이 마트나 쇼핑센터 가는 걸 무쟈게 싫어하잖아요.

특히 아내 꽁무니 졸졸 따라다니는 거, 그거 얼마나 고욕인데요.

후딱 후딱 사기나 하면 얼마나 좋아요.

집었던 거, 뒤집어 보고, 가격표 두 번 세 번 보고, 또 보고...
결국엔 사지도 않고...;;

단, 내가 사야할게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지요.

일단은 동기부여가 되잖아요.

쇼핑카트를 끌고 다닐 때의 눈매부터가 달라집니다.

먹이를 찾아 비행하는 독수리의 눈과 비슷하지요.
상당히 이기적이지요?
허나 할 수 없습니다. 체질적으로 고치지 못할 고질병입니다.^^

아마 공감하시는 남자 분들 많으실 겁니다.ㅋ

흠...마땅히 살건 없는데...

"그럼 마트 가서 밥이나 먹고 올까? 거기 식당 먹을 만하지?"

우선은 이렇게 억지로라도 동기를 부여해야 힘이 날 것 같았지요.



대형마트의 푸드코트를 이용해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네요.
어림잡아 3년은 넘어 보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찾은 푸드코트,

맛집만 찾아다니다 보니 그동안 좀 무심했던 것 같네요^^
매장의 입구에 마련된 샘플 진열장이 먼저 반겨줍니다.

상당히 화려합니다.
화려한 샘플의 퀄리티에 비하면 가격은 상당히 준수한편입니다.

이정도면 무얼 먹어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지요.

고민되는 건 우리들뿐만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도 메뉴를 고르는데 심사숙고하는 모습입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띠었던 메뉴는 바로 이것!

'순두부낙지비빔밥'입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화려한 돈까스 종류의 셋트메뉴보다는
역시 우리입맛에는 얼큰한 찌게 종류가 그만입니다.
거기에 비빔밥을 곁들일 수 있으니 금상첨화이지요.



푸짐한 재료가 들어가 있는 순두부도 입맛을 끌어당기기 엔 충분하지만,
무엇보다도 야채와 낙지가 비빔용기에 넘치도록 가득 들어 있는 것이 맘에 들었답니다.

이정도의 양에 6,800원이면 돈이 아깝지 않지요.
샘플을 보니 혼자서는 도저히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푸짐한 양입니다.

아내가 그럽디다.
"샘플과 실제로 나오는 메뉴는 좀 다를 거다."라고요.


"아니, 달라봐야 얼마나 다르겠어! 조금 다른 거야 이해하지 뭐~"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는 아가씨에게 최종적으로 확인사살 들어 갔드랬죠.

"진열된 것과 똑 같이 나오는 거죠?"

"네~똑같이 나옵니다." 자신 있게 대답합니다.

아가씨의 확신에 찬 대답에 주저 없이 주문 들어갑니다.

"순두부낙지비빔밥 한 개요!" 6,800원 지불!

아내와 같이 나눠 먹을 심산이었지요.
나중에 후회했지만 이때만 하더라도 참 용기(?)가 가상했었지요.

계산과 함께 번호표를 받은 후 5분여를 기다리니,
딩동♬
드디어 우리음식이 나온 겁니다.

여기서는 모든 게 셀프서비스입니다.
배식구에서 음식을 받아오는 것에서부터
그릇을 반납하는 것 까지 완전 100%셀프랍니다.

재차 번호표를 확인해 보고는 배식구로 달려갑니다.

그런데.....

엉?? 우리번호가 아니었나? 잘못 본건가....;;


주문했던 '순두부낙지비빔밥'이 아니었던 겁니다.


고개를 젖혀 다시 번호를 확인해봤지요.
불행하게도, 맞습니다...;;

"아주머니! 이게 순두부낙지비빔밥이 맞나요?"

"네 맞습니다."


허걱!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요.
얼핏 봐도 샘플과는 비교조차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식판을 들고 가는데 다리에 힘이 쭉 풀립니다...;;

"여보야, 이게 뭐니....이거 우리가 고른 것 맞나??"

<순두부. 왼쪽이 샘플, 오른쪽이 실제 나온 음식>

순두부에 들어있던 푸짐한 건더기들은 죄다 봄소풍을 가버려
 파도만 출렁이고~

<눈꼽만큼씩 들어 있는 비빔밥 재료>

낙지비빔밥의 야채들과 낙지는 절반도 채 들어있질 않은 겁니다.

정말 너무했네요.

<낙지비빔밥. 왼쪽의 푸짐한 샘플에 비해 그릇 바닥만 감춰진 빈약한 모습> 

누가 보더라도 이건 전혀 다른 메뉴라고 볼 수밖에 없네요.

애초에 너무 푸짐해 보여서 아내와 둘이서 나눠먹으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답니다.

궁여지책으로 공기밥 하나 추가하여 끼니를 해결하고 나왔네요.

샘플음식은 고객들이 메뉴를 고르는데 참고하라고 진열해둔 것이지요.
주문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이왕이면 푸짐하고 화려해 보여야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아주 꼭 같게 만들어 놓지는 못할지언정 어느 정도는 비슷하게라도 해놓아야지요.
처음과는 다르게 6,800원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이미 때는 늦어 버린 뒤, 맛도 없고, 기분도 잡쳐버린
대형마트 푸드코너에서의 점심이었네요.

공감하시면 추천도 꾸욱~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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