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달라는 외장하드, 이렇게 복원했어요

       

 

 

 

 

20만원 달라는 외장하드, 이렇게 복원했어요

5년 동안 찍은 사진 한방에 날려 버릴 뻔한 사연

정말 간담이 서늘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2009년 이전의 사진부터 시작하여 최근까지.....아주 중요한 사진만 하더라도 최근 5년간 찍어놓은 사진들...

손발이 닳도록 뛰어다니며 찍어놓은 소중한 사진들이 한방에 훅 날라 간다고 생각을 해 보십시오.

 

1테라 용량의 외장하드에 들어있던 사진 자료가 무려 300기가바이트....

 

'포맷을 하시겠습니까?'

 

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계속해서 인식이 되질 않는 겁니다.

순간 눈앞이 캄캄했지요. 크게 떨어뜨린 적도 없고 USB잭을 분리할 때도 안전인식을 반드시 했는데도 말입니다. 

우선 집안에 있는 데스크탑 2대와 노트북을 돌아가면서 인식을 시켜 봐도 허사,

급기야 동네에 있는 컴퓨터 수리점에 맡긴 후, 꼬박 하루를 기다렸지만 복구불가라는 판정을 받았답니다.

본인들의 실력으로는 복구할 수 없으니 서울로 보내라는 것입니다.

비용 또한 수 십 만원이 나올 것이라는 얘기와 함께....ㅜㅜ

 

 

 

말썽을 부렸던 1테라 짜리 외장하드

 

이 얘기를 듣고 처음에는 그냥 사진들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억울한 생각이 들더군요.

가끔 시간 날 때마다 지난날에 찍어 놓은 사진들을 펼쳐보며 당시의 감흥과 추억을 떠 올리곤 했는데,

그렇게 소중한 사진들을 이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속상하더군요.

 

다시 그곳에 가서 찍으면 될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정말 소중한 자산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결심했지요. 어떻게든 복구를 해보자구요.  

 

그래서 처음에 알아본 곳이 인터넷 검색이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상당히 많은 곳이 성업 중에 있더군요. 그중 맘에 드는 곳을 골라 연락을 취하고는 자초지종을 얘기했지요.

 

답은 간단했습니다. 일단 서울로 보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외장하드가 인식이 안 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은 프로그램을 돌려보고 그래도 안 되면

개방하여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점검한다고 합니다.

만에 하나 하드웨어적으로 손상이 심하다면 복구를 장담할 수 없는 사태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에 따른 금액이 딱 정해진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가장 저렴하게는 20만원에서 시작하여 40~50만, 그 이상도 나올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조금 의심쩍은 부분이 있었지요. 아니 프로그램만 돌려서 복구가 된다면 그에 따른 금액,

또는 하드웨어적으로 손상되었을 때, 그것을 복구하는 비용이 정확하게 얼마라고 정해진 비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준이 전혀 없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더욱 속상하게 한 사실은 외장하드에 들어있는 데이터의 중요도를 보고 비용을 메긴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결국, 의뢰자가 외장하드에 들어있는 자료에 얼마나 목을 매고 있고 간절한지를 판단한 후에 가격을 정한다는 것이지요.

사람의 마음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는 사실에 황당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런 상황을 보니 장례식에서 벌어지는 폭리가 생각나더군요.

가족친지를 잃은 슬픔에 딱히 선택의 여지가 없는 유족들에게 상식을 넘어선 비용을 요구하는 것이지요.

딱 그 경우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조금은 얄밉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비용이 얼마가 들던지 복구를 하려고 마음을 먹긴 했지만, 그래도 금전적인 부분에는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선은 제주도내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시내의 모 컴퓨터 수리점에 외장하드를 의뢰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반응 또한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손상된 외장하드

이곳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작업은 프로그램을 돌려 저장되어 있는 미디어를 분석하고 섹터를 획득하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뭐 전문적인 용어를 많이 사용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알겠더군요.

만약에 이런 작업을 진행하고도 복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하드웨어적으로 손상이 입은 것이 확실하기에

해당분야의 전문가에게 의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일단 해보고 안 되면 서울로 보내라는 것.

 

마찬가지로 꼬박 하루를 복구되기를 바라며 기다린 것 같습니다. 업체에서 다 됐다는 연락이 온 것입니다.

프로그램을 돌려 섹터획득을 완료하였고 외장하드에 저장되어 있던 이미지를 100% 복원에 성공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환호성이 저절로 튀어 나왔지요. 다만, 외장하드는 이미 그 기능을 다하여 사용할 수 없다는 것,

뭐 다시 사용하라고 해도 다시 쓸 생각은 없습니다만.... 

 

 

 

불행 중 다행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비용은 생각보다 저렴한 8만원.

조금 더 발품을 팔고 알아 본 결과 비교적 저렴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빠르게 잃어버릴 뻔 했던 소중한 사진들을 손에 넣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크게 혼쭐이 나고나니 외장하드 백업,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니더군요.

이번 기회에 1테라 용량 외장하드 같은 걸로 두 개를 구입하여 동시 백업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설마 두 개가 동시에 망가지지는 않겠지요.

 

중요한 것은 외장하드가 망가졌을 때, 서울로 보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

소중한 자료를 찾으려는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여 자칫 터무니 없는 비용이 지출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일단 가까운 수리점 여러곳을 찾아 의뢰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추가로 이번에 외장하드가 손상되면서 여러 가지 주위할 점을 배웠는데요,

그 부분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소중한 자료가 들어있는 외장하드를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1. 외장하드는 절대 충격을 주지 말 것(충격으로 손상되면 영구적으로 복구 불가능할 수 있음)

2. 외장하드를 컴퓨터에서 분리할 때, 반드시 하드웨어 안전제거 절차에 의해 분리할 것

3. 전원스위치가 달린 외장하드는 불필요한 ON/OFF를 하지 말 것.

4. 외장하드의 케이스를 임의대로 개방하지 말 것(공기 중에 떠다니는 조그마한 이물질이 들어가도 안 됨)

5. 외장하드가 일단 고장이 났다고 판단되면 더 이상 컴퓨터나 전기를 연결하지 말 것(전기가 들어가면 손상된 부분이 더 악화될 수 있음) 

6. 중요한 자료인 경우, 하나의 외장하드 보다는 두 개에 동시에 백업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