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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더위에 최고, 살아있는 원시림 사려니 숲을 가다

by 광제 2010.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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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난대림 숲길 '사려니'

한라산 최고 난이도를 자랑하는 등산코스인 관음사코스에는 관음사지구에서 탐라계곡을 거쳐 삼각봉에 이르는 약 6km에 이르는 깊은 숲지대가 있습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숲길이 워낙에 깊어 태풍이 몰아치는 악천후에도 이곳에 있으면 바람의 세기조차도 가늠하기가 힘든 지역입니다. 이곳에서는 언제나 고요한 정적만이 흐르고 간혹 새소리와 노루의 울음소리만이 들릴 뿐입니다.

이와 같은 원시림은 한라산 전체에 걸쳐 이뤄졌다고 봐도 무방한데, 한라산 전체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정해진 등산로를 제외하곤 철저하게 출입이 통제되는 탓에 쉽게 접할 수 없을 뿐, 사람이 깊은 원시림에 잘못 들어가 길을 잃으면 헤어 나오기 힘들 정도로 산림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 뙤약볕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 때 사람들이 바다를 찾지 않고 산림을 선호하는 까닭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불과 수십 미터의 앞도 제대로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빼곡히 들어차 있는 밀림 속, 그 밀림 속 깊은 곳에서는 언제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초록의 향을 한껏 품고 은은하게 불어오는 원시림 특유의 산들 바람은 막혀 있던 가슴을 뚫어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제아무리 뜨거운 기온을 보이는 날씨라도 이곳만은 전혀 다른 세상,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에서 들이키는 공기를 맛있다고들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연보호를 위한 통제 때문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곳이 바로 한라산 원시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을 덜어줄 명소는 제주의 여러 곳에 존재합니다. 삼나무 숲에서 분비하는 피톤치드향이 언제나 싱그러움을 선사하는 절물 휴양림을 비롯하여 세계최고의 비자나무 군락지인 비자림, 그리고 천연 난대림으로 우거져 있는 산책로가 일품인 서귀포 휴양림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곳 중에 하나입니다.

숲과 계곡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 '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 입구에 마련된 주차장의 모습

                        사려니숲길 입구의 1112국도 '비자림로'

이렇게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십 수km의 트래킹 코스까지 갖춰진 곳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사려니 숲길입니다. 사려니 숲길은 과거, 표고를 재배하는 주민들이 왕래하는 용도로만 이용 되었으나 전국적으로 걷기열풍이 일면서 지난해 5월에 일반에 개방된 숲길입니다.

해발 500~600m 지대인 이곳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바 있는 비자림로인 1112번 삼나무 도로에서 시작하여 물찻오름을 거쳐 사려니 오름에 이르는 숲길을 말합니다. 자연생태가 가장 발달되어 있는 트레킹코스입니다.

그동안 제주에서도 열혈 마니아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사려니 숲길은 생태트래킹을 원하는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개방된 지 불과 일 년 만에 하루에 수백 명의 마니아들이 찾는 명소로 탄생하였습니다. 짧은 역사에 비해 빠르게 알려지게 된 이유로는 숲길이 지니고 있는 매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16km에 이르는 중거리 숲길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전 지역이 평지로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식생과 육식성 포유류인 오소리와 제주족제비 등이 서식하고 있고 천연기념물이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인 매와 팔색조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숲길의 시작점부터 도착지점인 사려니 오름에 이르는 곳곳에 마련된 테마공간입니다. 총10개의 독특한 테마포인트는 스쳐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입니다. '참꽃 나무숲', '치유와 명상의 숲', '서어나무숲' 등이 그것인데, 이렇게 자연친화적인 천연의 볼거리와 웰빙 건강을 추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은 끝에 지난해인 2009년에 있었던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이 아름다운숲길을 아무 때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평상시에는 천연 난대림 보호차원에서 일부는 철저하게 통제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는12일부터 27일까지는 전 구간에 걸쳐 일반에 공개됩니다. 딱 일 년에 한번 있는 행사인데요, 올해로 2회째를 맞고 있는 ‘사려니 숲길걷기’ 행사가 개최되기 때문입니다.

신령스러운 '사려니'에서 걷기 행사 열려





'사려니숲길위원회(위원장 강만생)'가 주최하는 숲길걷기 행사는 총 4개의 코스로 진행되는데, 사려니 숲길 입구인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물찻오름 입구에서 출발하여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 오름에 이르는 코스(16㎞)와 붉은오름을 거쳐 남조로까지 이어지는 코스(10㎞), 성판악 앞 5·16도로까지 이어지는 코스(9㎞), 물찻오름 앞까지 왔다가 되돌아가는 왕복코스(9.4㎞) 등 4개 코스로 운영이 됩니다.

둘째 날인 13일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에는 숲속의 작은 음악회도 마련됩니다. 숲속의 작은 음악회는 현악 4중주 팀과 성악가, 난타 등이 잇달아 출연해 '숲과 인간의 화합' 주제로 숲의 아름다움을 노래, 이곳을 찾은 탐방객들에게 편안한 감성과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총 15일에 걸쳐 개최되는 이번행사기간 동안 매주 금요일에는 전문가와 함께 하는 숲길 걷기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연학습 등의 프로그램 등도 마련됩니다.

왠지 서정적인 뜻을 품고 있을 것만 같은 '사려니'라는 이름은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산 2-1번지에 있는 '사려니오름'에서 따온 말인데, '사려니'라는 말은 제주 사투리로 신성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 '살'에다 안(內)의 합성어인 '살안' 이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려니오름은 다르게는 소랭이오름, 사랭이오름, 四連伊岳(사련이악), 四連岳(사련악)이라 부르기도 하며, 해발 523m에 비고는98m의 오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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